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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특집] AI아티스트에 듣다⑦ “AI, 작품 스펙트럼 넓히는 도구”

[창간 5주년 특집] AI아티스트에 듣다⑦ “AI, 작품 스펙트럼 넓히는 도구”

  •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4.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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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아티스트 릴레이 인터뷰⑦ 최돈현 작가
프랑스 AI아티스트展서 ‘아빠와 아들’ 등 전시
AI, 도구 아닌 공동 창작 파트너로 자리잡을 것

[편집자 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5년간 AI 기술은 상상 그 이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와 영상까지 창작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은 예술의 영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창의적 감각으로 AI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THE AI는 창간 5주년을 맞아, AI 예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AI와 예술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물결, 그 중심에 선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최돈현 작가.
최돈현 작가.

“예술가의 역할 또한 ‘작품을 직접 창작하는 장인’에서 ‘AI 도구를 기획·운용하며 새로운 표현 방식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확장될 것입니다. 전통 기법을 완벽히 구사하되, AI가 제안하는 시각적 인사이트를 창작 과정에 통합함으로써 훨씬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AI는 교육과 창작 전반에 ‘다양성의 연속성’을 불어넣어 주는 촉매제가 되고 예술계는 더 다양한 깊이의 형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으로 예술가들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최돈현 작가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AI 기술이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예술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AI정상회의인 ‘파리 AI행동정상회의(AI Action Summit)’에서 작품을 전시한 아티스트다. 당시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12인의 AI 아티스트 전시회인 ‘Artists 展 : 미래의 결, 한국성’이 열렸다.

전시회를 통해 국내 AI 아티스트 12인들은 국제 과제인 기후 위기, 전쟁, 경제난, 기아 등 사회 문제 해결과 치유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저마다의 작품을 선보였다. 최돈현 작가는 이날 전시회서 ‘아빠와 아들’, ‘고스트(Ghost)’ 등을 출품했다.

20년 이상 광고, VFX(시각효과), 게임·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픽스 슈퍼바이저(그래픽스 팀 총괄 관리)와 제작 총괄을 지내온 최돈현 작가는 지난 2023년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오픈소스 모델과 ‘컨트롤넷(ControlNet)’ 기술을 접한 뒤 AI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닌 전문 창작 영역까지 넘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본인이 가진 VFX 경험과 AI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2023년 5월 페이스북 그룹 ‘스테이블 디퓨전 코리아’를 개설했고 지난해 9월 소이랩을 창업했다. 그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돈현 작가의 아빠와 아들 /최돈현 작가
최돈현 작가의 아빠와 아들 /최돈현 작가

-예술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하게 되신 계기는

“그간 게임과 영상 아트 제작을 총괄하며 수많은 창작 프로세스를 관리해 왔다. 지난 2022년 사내 개발팀으로부터 AI 기술의 초기 버전을 소개받았을 때만 해도 이 기술이 업계를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듬해 2월, 스테이블디퓨전(Stable Diffusion) 오픈소스 모델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ControlNet’ 기술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알고리즘을 직접 다루어 즉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이상 AI가 더 이상 보조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전문 창작 영역까지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AI를 통해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예술을 확장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현재 AI 예술 분야에서 AI 기술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AI는 이제 단순 실험 단계를 넘어, 게임·영화·광고·출판·디자인·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의 창작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수천 장의 컨셉 아트를 일일이 그리는 대신 AI에 키워드를 입력해 다양한 시각적 아이디어를 빠르게 생성한 뒤 작가와 디자이너가 그중에서 유망한 이미지를 골라 디테일을 다듬는 작업이 일반화됐다. 또한 컬러 그레이딩 같은 반복적인 후반작업을 자동화해 제작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있다. AI는 ‘자동화된 보조자’일 뿐만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공동 기획자’로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작품을 직접 제작해 보니 작가님께서 느낀 장점과 한계점은.

“AI를 통해 가장 크게 감동받은 부분은 ‘깊은 통찰’이다.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몇 시간, 며칠을 고민해야 겨우 떠올릴 수 있는 색채 조합이나 구도, 움직임이 AI 알고리즘의 제안으로 단숨에 끝날 때도 있다. 실제로 최근 작업에서 AI가 추천한 미묘한 채도 대비와 빛의 흐름을 참고해 본 적이 있다. 너무 새로워 설렐 정도였다. 한계점은 AI가 제공하는 가능성 그 자체다. AI는 통찰을 주지만 그 자체가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결국 인간의 시각과 판단으로 다듬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구조물의 디테일한 표현이나 학습하지 못한 맥락이 남아있는 점도 한계점인 것 같다.”

-AI 기술의 장점이 전통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일지.

“실제로 지난해과 비교해 올해에는 예술계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작업이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열린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기법을 고수해 온 작가분들도 AI 기반 작품을 직접 보고 ‘새로운 가능성’이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AI는 예술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감정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시각적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고 관객 역시 작품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들이 예술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AI로 만든 작품에 대한 관람객(수용자)들의 시선이나 반응은 어땠는지.

“현재에도 AI 기반 작품들은 전시 공간과 온라인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선보여지고 있으며 관객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여러 장르를 경험한 관람객들은 ‘기술적 방식’보다 ‘작품이 전달하는 감정과 메시지’에 더 주목하고 있음을 느꼈다. 특히 짧은 제작 기간에도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1~2년 후 예술 분야에서 AI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지.

“현재에 이르러 게임, 영화, 광고, 디자인 등 다수의 분야에서 AI가 창작 도구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1~2년 안에 이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내년쯤에는 AI가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후반 편집·효과 작업에 이르기까지 제작 전 과정을 부분적으로 자동화하며, 이 기술로 완성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새로운 워크플로우는 계속 등장하고 영상제작은 AI의 활용이 당연시 될 것이다. 조만간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 향상된 효율성과 창의적 가능성을 체감하지 않을까 싶다.”

-5년 후 이 분야에서 AI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지.

“이미 AI 발전 속도는 ‘기간’을 논하기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빠르다. 1개월, 1주일, 심지어 하루 단위로 기술의 모습이 달라지는 시대다. 이런 맥락에서 ‘발전’이라는 표현보다는 ‘성장’ 또는 ‘진화’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5년 뒤에는 AI가 단순 보조를 넘어, 창작 과정에서 인간과 함께 ‘자율적 협업자’로 기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예컨대 스토리텔링, 음악, 인터랙티브 디자인까지 AI가 초기 기획부터 참여해, 크리에이터는 보다 높은 차원의 창의적 결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매체와 표현 방식이 등장해, 관객이 작품 속으로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이 일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5년 후 AI는 ‘도구’를 넘어 ‘공동 창작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더욱 유연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말은.

“AI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진화의 발견’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AI를 활용하면 우리가 얻은 통찰은 새로운 차원의 아이디어를 여는 열쇠가 된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우주의 언어라 본다면 AI는 그 언어로 수천 년을 단숨에 압축해 보이는 놀라운 발견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목표들이 얽히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매일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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