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5-11-26 07:49 (수)
실시간
[AI 버블 ②] ‘혁명 혹은 거품’ 현실 직면하는 2026년 AI 시장

[AI 버블 ②] ‘혁명 혹은 거품’ 현실 직면하는 2026년 AI 시장

  • 기자명 서재창 기자
  • 입력 2025.11.25 15:58
  • 수정 2025.11.26 07:4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비용·고효율 모델 ‘R1’의 등장... 투자=성과 공식을 무너뜨려
AI 도입 기업의 대다수, ROI 및 시장 지속가능성에 의문 제기
천문학적 투자와 불안정한 수익 구조 속 산업 향방에 이목 집중

AI 시장을 둘러싼 두 가지 상반된 지표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서재창 기자
AI 시장을 둘러싼 두 가지 상반된 지표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서재창 기자

2025년 1월, 중국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던진 ‘R1’의 등장은 AI 산업의 판을 뒤흔든 충격이었다. 불과 550만 달러라는 저비용으로 오픈AI를 능가하는 성능을 구현하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850조 원을 증발시킨 사건은 ‘많은 투자가 성과를 만든다’는 기존 공식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화려한 기술 혁신의 이면에는 ROI를 실현하지 못한 95% 기업의 냉혹한 현실이 자리한.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이 AI 거품론을 판단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딥시크 충격’ 효율성 혁명이 던진 폭탄

2025년 1월, AI 시장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 딥시크가 새로운 AI 모델 ‘R1’을 발표하며 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렸고, 특히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하며 시가총액 850조 원이 증발했다. 딥시크의 충격은 단순한 경쟁사의 등장이 아니었다. 딥시크가 밝힌 개발 비용은 550만 달러, 한화로 80억 원에 불과했는데, 이는 오픈AI가 초기 챗GPT를 구축할 때 쓴 비용의 20분의 1에 불과했다. 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R1은 79.8%를 얻어 오픈AI ‘o1’의 79.2%를 앞섰고, 코딩 부문에서도 R1은 65.9%의 정확도를 기록해 o1(63.4%)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딥시크의 개발 방식은 기존의 정설을 뒤집었다. 챗GPT 등장 이후 AI 산업에서는 성능 좋은 반도체, 고급 인력을 비싸게라도 구해서 LLM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규모·속도 경쟁이 한창이었는데, 딥시크의 등장은 ‘많은 투자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전제를 뒤집은 사례였다. 당시 딥시크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은 단연 엔비디아였으며, 엔비디아의 주가 추락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로 여겨진 GPU가 더 이상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딥시크는 저렴한 방법으로 비슷한 성능을 구현했다. 이는 AI 산업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ROI의 현실 ‘95%는 제로 수익’

화려한 AI 기업의 성장 이면에는 잔혹산 현실이 있다. 실제로 AI를 도입한 기업의 대다수가 투자 대비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MIT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4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받은 조직의 95%는 수익이 거의 없다는 결과였다. 맥킨지 조사 결과에서는 AI를 도입한 기업의 80% 이상이 생성형 AI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수익 측면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며, S&P 글로벌은 일부 AI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기업의 비율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42%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가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전략을 가진 기업의 80%가 AI 도입 및 구현에 성공했으며, 전략이 없는 기업은 37%만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성공 역시 AI 시스템을 실제로 배포하고 운영을 달성했다는 의미지, 수익을 냈다는 뜻은 아니다.

MIT NANDA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성형 AI는 피드백을 유지하거나 맥락에 적응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지 않았다. 80%의 조직이 일반 LLM 챗봇을 탐색했지만 실제 구현율은 낮았으며, 기업용 맞춤형 시스템은 20%만이 파일럿에 도달하고 5%만이 목표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오픈AI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삽을 파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삽을 사서 금을 캐려는 95%의 기업의 상황은 정반대다. 이 같은 현실은 시장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

엔비디아의 실적 자체는 놀랍지 않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주가 고평가, 순환적 자금 구조, 부채 발행, 과도한 성장 기대 등 거품 신호에 불안을 표하고 있다. 나탈리 황 아페이라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매니징 파트너는 이 같은 우려에 “엔비디아 AI 칩 수요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전력 공급 여부, 마진이나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질문은 명확하다. 바로, 투자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AI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포착된다. 앞서 CNBC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전 세계 AI 지출이 1.6조 달러(약 2200조 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이 중 1.1조 달러, 즉 전체의 70%가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 7개사에서만 나온다는 점이다. 빅테크들이 4년간 쏟아부을 이 천문학적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소수 기업의 실패가 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과언이 아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2026년이 AI 산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 ‘거품인가, 혁명인가’ 소수만 살아남는 시대

실제로 엔비디아와 오픈AI의 매출은 실재하며, AI 수요도 명백히 존재한다. 하지만 동시에 거품 신호도 분명히 존재한다. 수익을 내는 기업조차 지속 불가능한 현금 소진 구조를 보이고, 95%의 기업은 ROI를 실현하지 못하며, 순환 투자 구조와 회계적 착시는 시장을 왜곡한다. 포레스터는 2025년이 AI 리더들이 AI 성공의 지름길은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해로 전망하며, AI 투자에 대한 즉각적인 수익을 기대함에 따라, 많은 기업이 예상보다 빨리 노력을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AI 시장은 거품도 혁명도 아닐 수 있다. AI 시장을 둘러싼 두 가지 상반된 지표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2026년은 이 괴리가 해소될지, 심화할지 확인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HE A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