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 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THE AI는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전부터, AI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며 깊이 있는 취재와 분석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5주년 특집에서는 국내외 AI 석학 및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합니다. AI 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여러 전문가의 통찰과 비전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5년후 대부분 무기체계에는 인공지능(AI)가 기본적으로 적용될 것입니다. 따라서 유인체계보다는 무인체계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심병섭 한국항공우주(KAI) AI개발팀장의 말이다. 그는 AI가 발전하고 도입에 속도가 나며 미래 무기체계에는 AI 탑재가 디폴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일부 전술적 판단까지 가능할 수 있지만, 규제와 모니터링 강화로 상용화까진 어려울 수 있다고 보았다.
최근 전쟁양상은 AI 발전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초군사적·비군사적 위협으로 전쟁양상이 변모할 예정이다. 특히 육·해·공에서 우주와 사이버까지 전장의 영역 확대가 이뤄지며 AI를 활용한 신개념 무기체계가 전장을 지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는 국방분야에서 대량의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인간의 판단을 돕는데 유용하다. 곽기호 국방과학센터 국방AI센터장에 따르면 AI는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해 인간이 이성과 경험에 기반한 판단과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AI를 활용하면 인간의 인식, 판단, 결심능력을 보강해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지능형 정보체계를 개발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다.
심병섭 KAI AI개발팀장은 AI를 활용한 유무인복합 전투체계와 무인기의 경우 미래 공중전투체계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KAI의 AI개발팀은 소모성 무인기에 적용할 AI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와 전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KAI가 유무인복합 전투체계와 무인기 분야에 AI를 활용하게 된 배경은 무언인지.
“AI 기술이 적용된 유무인복합 전투체계와 무인기는 미래 공중전투체계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AI 기반의 무인기와 유인기로 구성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또한 양산을 준비 중인 KF-21과 FA-50과 같은 주력 항공기에 AI 기반의 무인기를 활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면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즉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기술적 우위 확보를 통한 미래 항공산업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함이다.”
-KAI가 무인기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우리는 조종사나 통제자의 지속적인 개입과 통제없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AI 기술인 AI 파일럿을 개발하고 있다. 센서와 유인기 등 다양한 소스의 정보를 분석해 전장 시황을 판단하는 인공지능, 주어진 목표점까지 자율적으로 비행을 하는 비행지능, 공대지·공대공 등의 전투지능과 협업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술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목표를 발견하고 표적을 식별하여 대응하는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의 AI는 아직 적용되고 있지 않다. 다만 영상이나 이미지 정보를 이용한 객체의 탐지, 표적 식별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AI 기술을 실제 적용했을 때 장점과 한계점은 무엇이 있는가.
"AI는 대량의 정보를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융합해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추론 과정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추론 결과에 대한 신뢰성 및 안전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 무인기에 AI가 적용됨으로써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야기하는지.
“자율성의 증가로 인력 의존도 감소한다. 이는 향후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이 되고, 위험지역이나 군사적으로 적의 화력이 집중된 지역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함으로 아군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AI의 대량 정보 처리와 정확한 정보 분석은 임무와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AI의 성장으로 미래전(戰)은 AI를 탑재한 무인 기술들이 주로 개발되고 미래에는 실현될 것 같다. 실제 미래전의 양상은 어떻게 되는지.
“유인체계에서 무인체계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우수한 무기체계로 전력우위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소모성 무인체계의 양적 우위와 체계의 질적 우위 둘 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이 발전하면 미래전, 혹은 방산업계에 일어날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지.
“무차별적인 AI는 가내수공업 수준으로도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일부 테러단체 등이 활용하게 될 경우,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는 전쟁의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KAI의 목표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소모성 무인기에 적용할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 전력화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유무인복합 혹은 무무인복합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 AI 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무기체계용으로 개발할 AI를 학습하기 위한 데이터의 확보와 물리적 환경을 구축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표적인식을 위한 전략적 목표에 대한 데이터, 예를 들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식별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상황에서의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이런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자율비행이나 전투의 경우도 강화학습을 주로 사용한다. 실제 비행이나 전투(훈련)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가 있는 경우 좀 더 정밀한 AI를 개발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이런 환경을 구축한다면 학습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 계속해서 상승한다는 비용적 어려움이 생긴다.”
-1~2년 후 AI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까.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변경으로 AI에 대한 규제보다는 기술개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AI 안전과 신뢰 확보를 정책우선으로 삼고 있던 유럽도 기술개발 우선 정책으로 전환했고 미국, 중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AI를 안보와 무기에 적용하려는 기술개발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기술 확보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1~2년 뒤에 어떻게 발전할지 정확한 전망은 어려움이 있다. 안보 및 무기체계 분야의 인공지능 적용은 확대될 것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들이 AI 기술로 점차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