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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특집] AI아티스트에 듣다④ “융합 시대에서 휴머니티 고민해야”

[창간 5주년 특집] AI아티스트에 듣다④ “융합 시대에서 휴머니티 고민해야”

  •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4.10 17:09
  • 수정 2025.04.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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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AI 아티스트 릴레이 인터뷰-인공 작가
파리 AI 아티스트展서 ‘새로운 한국성’ 전시
신기술 접목시 오감 표현 가능해질 것

[편집자 주] 조선미디어그룹이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가 창간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5년간 AI 기술은 상상 그 이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와 영상까지 창작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은 예술의 영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창의적 감각으로 AI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THE AI는 창간 5주년을 맞아, AI 예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AI와 예술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물결, 그 중심에 선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인공 작가.
인공 작가.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휴머니티(Humanity)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과학 분야, 예술 분야 혹은 두 분야의 융합적 관점에서든 인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해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 작가(본명 박은지)의 말이다. 그는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는 시대에 어떠한 고민을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AI정상회의인 ‘파리 AI행동정상회의(AI Action Summit)’에서 작품을 전시한 아티스트다. 당시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12인의 AI 아티스트 전시회인 ‘Artists 展 : 미래의 결, 한국성’이 열렸다. 

전시회를 통해 국내 AI 아티스트 12인들은 국제 과제인 기후 위기, 전쟁, 경제난, 기아 등 사회 문제 해결과 치유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저마다의 작품을 선보였다. 인공 작가는 이날 진행된 전시회서 파리 전시의 총괄 큐레이터로 참여해  ‘New Koreanness Series’를 전시했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AI문화경영연구소장이자 주임교수인 인공 작가는 예술가로서, 교수로서 첨단 테크와 예술을 융합하는 창작과 연구활동을 지속해온 전문가다. 

인공 작가는 AI 기술과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며 예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각과 청각이라는 두 감각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작금의 예술계에 신기술들이 접목되면 오감을 표현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주장했다.

인공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인간의 뇌와 컴퓨터 간에 직접적인 통신 경로를 구축하는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등이다. 그는 “이러한 기술들이 발전하면 후각, 미각, 촉각 등의 감각 데이터가 쌓이고 AI가 그것을 학습하고 전송 기술까지 구현된다면 작품을 직접 만져보고, 향기를 맡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다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컨텐츠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인공 작가와 AI 아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 작가의 '고아하고 다사롭게1' /인공 작가
인공 작가의 '고아하고 다사롭게1' /인공 작가

-AI 예술 분야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예전에는 AI가 마지막으로 대체할 산업군으로 문화예술산업을 꼽았었다. 지금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바꿀 정도로 예술과 과학기술 간의 융합은 엄청난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나 영상들이 영화계를 넘어 광고계에도 활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AI 슈퍼바이저 등의 직책들도 생겨나고 있다.”

-AI 기술이 가진 한계점은 무엇이 있는가.

“우선 생성형 AI 소프트웨어(SW)가 수천가지 정도 된다.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매일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는 미드저니는 손가락이라는 특정 신체 부위, 한국인이라는 특정 인종들 등에 대한 표현을 잘 해내지 못해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한계점이 매달 매주 없어지고 있다. 올해 4월을 기준으로 뭔가를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대부분 없어졌다. 굉장히 발전 속도가 빠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날마다 달라진다.”

-AI를 활용해 작품을 직접 만들었을 때의 장점은.

“장점은 진입 장벽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특히 예술을 전공하지 않고 예술과 관계없는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도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문화예술 컨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화가라고 한다면 그림을 조금이라도 그릴 줄 알아야 화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을 해왔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 됐다. 뿐만 아니라 예술을 전공한 예술가들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들이 AI 기술까지 섭렵한다면 굉장히 업그레이드된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예술가들이 과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들의 입장에서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공감이 된다. 특히 AI 기술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가지신 분들도 계신다. 양 쪽의 의견을 듣다보면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을 때가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이 분들이 실제 작업하시는 것을 보아왔기에 어떤 충격을 받으셨을지 이해가 된다. 이 분들에게 ‘AI를 무조건 활용하세요, 활용하지 않으면 뒤처집니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뭔가를 표현하고 싶고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한번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는 말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분들이 우려하는 것은 일궈놓은 것들을 AI가 무분별하게 학습하는 데에 있다.”

-실제로 챗GPT는 원하는 화풍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같은 맥락인지.

“어떻게 보면 예술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작품이 학습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통적인 예술가들이 AI 기술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 모두 그것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예술가의 창작권, 저작권 등을 떠나서 어디까지 보호가 될 것이냐는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가장 이슈가 된 지브리 스튜디오는 자신들이 순수 손으로 그려낸 화풍을 프라이드로 내세운다.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법으로 이러한 것들을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제정조차 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는 ‘창작자들이 왜 분노하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AI 기술의 발전과 도입으로 생긴 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술의 역사에서 신기술에 대한 혼란은 이 기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영화라는 기술이 처음 나왔을 때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없었던 것처럼 기술이 발전하고 대중화되며 새로운 직업이 생긴다.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고 으레 있던 현상이다. 다만 미술이라는 분야는 소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AI라는 물결은 하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거센 물결이라 파급력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 아티스트들이 좋은 작품들을 선보이다 보면 이러한 긴장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AI 아트에 대한 수용객의 반응은 어땠는지.

“극과 극이다. 단순 ‘딸깍’하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메시지를 보시려는 분들도 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해서 쉽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내가 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할만한 작품의 퀄리티를 뽑는 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부분이 아니라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AI로 인한 패러다임 전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에 직면했을 때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거부하는 것보다는 하루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이점이 크다. AI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현상을 회피했을 때 얻는 이점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예상되는 문제를 냉철히 파악하고 어떻게 보완할지 논의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많은 대체가 이뤄지는 분야일수록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사라지는 직업만큼 새로 생기는 직업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이 물결로 내가 실직할 수도 있고 가족이 실직할 수도 있다. 진지하게 다같이 고민해야 한다.”

-미래에는 AI 기술들이 예술 분야에서 어떻게 발전할까?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은 대부분 가능하다. 이제는 BCI같은 신기술들로 인해 예술 창작의 바운더리가 넓어질 것 같다. 특히 피지컬 AI에 집중하고 있다. AI가 물리적 신체를 갖게 됨으로 더 많은 혁명이 일어날 것 같다. 신체를 가진 AI가 대중화된다는 것은 새로운 인류가 만들어지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AI들이 실제로 아트를 하는 로봇 AI 아티스트들도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과 예술 융합 속 무엇이 중요할까.

“과학자들은 본능처럼 기술을 발전시켜 나간다. 예술가들은 본능적으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두 분야에 속한 한 사람으로 우리는 ‘인류’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어나가야 한다. 기술의 파급력이 커지고 그 기술로 인해 울고 웃는 사람들도 양극화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과학의 관점이든 아니면 예술의 관점이든 융합적인 관점이든 인류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해악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의 인류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많이 훨씬 더 깊게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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