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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AI 디지털교과서 찬반, ‘경험’에 따라 달랐다

[긴급진단] AI 디지털교과서 찬반, ‘경험’에 따라 달랐다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1.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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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료 격하에 교사들 “아쉬워” vs “다행”
설문조사 결과도 조사 주체에 따라 상반

‘2024 에듀테크코리아 페어’ 교육부 부스에는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체험하는 관람객들. /구아현 기자

교육부가 맞춤형 교육 실현으로 내세운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가 교육자료로 격하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교육계에선 찬성과 반대 등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과서로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교육자료로 나와도 쓰지 않겠단 의견 등 찬성과 반대 의견이 대립한다. AIDT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서로 다른 결과가 지속 제기되는 중이다.

3일 THE AI가 일부 학교 교사들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결과, AIDT 찬반 입장은 ‘경험’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AIDT를 경험해 본 이들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다. AIDT 선도교사로 활동한 이들은 비교적 장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경험이 없는 이들은 학생들에게 미칠 우려들을 염려했다.

실제로 AI 기반 코스웨어를 활용해 수업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에서 선도교사로 활동한 한 중학교 교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AIDT를 활용해 연구할 예정이었는데 아직 사용해 보지도 않고 현장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교육자료가 되는 것은 아쉽다”며 “아직 아이들 수준을 어떻게 분석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지 사용해 보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선정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DT의 최신판을 웹 버전으로 경험해 본 교사는 교과서로의 활용을 더 높이 평가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웹 버전이 프로토타입보다 아주 좋아져서 놀랐다”며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연령이 높은 교사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고 콘텐츠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AIDT를 사용하지 않은 교사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AIDT를 경험해 본 적 없어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문제는 많다”며 “교육부는 교육의 본질보다 디지털에 더 많은 예산을 쏟고 집중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디지털에 의존하면 발달에 저해될 수 있다”면서 “모든 과목이 AI로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교육부가 충분히 대비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재 AI가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보다 과밀 학급에 대한 선생님 업무 과다, 선생님 업무의 거의 50%를 차지하는 행정 업무가 더 문제”라며 “AI를 교육이 아닌 행정에 먼저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중립 입장을 밝힌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계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짙다”며 “현재 언론 등에서 AIDT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현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더라도 무조건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이러한 차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온다. 지난 2일 에듀테크를 경험해 본 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은 맞춤형 학습과 학생들의 학습 참여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에듀테크 활용 교육이 현황 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에듀테크를 수업에 활용한 405명의 교사 중 90.6%는 에듀테크가 맞춤형 학습지원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 참가한 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AIDT를 활용한 수업 시연을 본 교사와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참관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참관 전 AIDT의 대한 만족도는 교사 평균 3.97, 학부모 평균 3.53점이었지만, 참관 후에는 각각 4.33점, 4.23점으로 올랐다.

하지만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 2일 수학교사 10명 중 9명 가까이가 AIDT의 교과서 지위 부여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좋은교사운동과 전국수학교사모임이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중·고등 수학 교사 및 초등교사 6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학 AI디지털교과서에 교과서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89.6%가 반대했다. 수학 수업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75.9%가 반대했고 수학 평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도 79.2%가 동의하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김영호 교육위원장,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AI디지털 교과서 관련 학부모·교원 인식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7만 4243명, 교원 2만 7583명 등 10만 6448명 가운데 ‘AI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로 학교 수업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총 8만 8157명(86.6%)이 ‘매우 반대한다’(76.9%), ‘반대한다(9.7%)’고 답했다.

이는 집단마다 AIDT에 상반된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육 전문가는 “교원단체 주도 설문조사 중에는 조사대상이 단체 소속 교원대상으로 하거나 중복응답이 통제되지 않는 등 조사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집단이나 AIDT 사용 여부에 따라 의견이 극명히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육 전문가는 “AIDT를 무조건 반대하기보단 교사와 학부모가 체험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너무 서둘러 도입하고 또 서둘러 교육자료로 격하하기보단 모두가 시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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