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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교과서, 당파 싸움의 희생양인가

[기자수첩] AI 교과서, 당파 싸움의 희생양인가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1.20 16:41
  • 수정 2025.01.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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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현 THE AI 기자.
구아현 THE AI 기자.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정치권 싸움 요소로 전락했다. 교육 격차 해소 문제를 줄이기 위해 마련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 교과서)가 당파 싸움 소재가 된 분위기다.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저마다 입장을 강조한다. 정치권 분열이 아이들을 위한 교육까지 분열시키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된 AI교과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교육혁신을 목표로 진행됐다. 교육부는 AI 기술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효과성 검증 부족, 문해력 감소, 막대한 예산, 졸속 추진, 현장 교사 소통 부진 등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AI 교과서 지위를 박탈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윤석열 12.3 비상계엄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범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10일 정부로 이송됐다.

AI 교과서에 대한 ‘교육자료’ 격하에 대한 여야 입장은 찬·반으로 극명히 갈린다. 야당은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해 학교가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해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여당은 AI 교과서를 교과서 지위에 두고 1년 동안은 학교 자율 선택으로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맞서고 있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개최한 ‘AI 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도 교육만큼은 여야를 벗어나자고 입을 모았지만 시작부터 서로를 물어뜯기 바빴다. 더불어민주당은 AI 교과서와는 무관한 ‘백골단 부활 시도 김민전 교육위원 즉각 사퇴하라’라는 피켓을 붙이고, 김민전 교육위원이 ‘백골단’을 행동 조직으로 두고 있는 ‘반공청년당’의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규탄하고 교육위원으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오전 시간의 반을 할애해 AI 교과서에 대한 논의가 한참 밀려났다. 이후에도 야당은 AI 교과서에 대한 검증이나 현장 이야기를 듣기보단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AI 교과서 발행사 간 유착 의혹, AI 교과서 관련 논문에 공동 저자인 딸의 특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AI 교과서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대책과 설득보단 교과서 지위가 박탈이 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와 혼란을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AI 교과서가 갑자기 교과서 지위가 박탈될 경우 현장 혼란과 검정 발행사들의 피해가 크며, 도저히 수습이 안 돼 재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13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각 측은 의견을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는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개정안 의결에 재의 요구를 하겠다고 나섰고, 야당은 정부가 AI 교과서 도입 계획을 축소하고 교육자료 격하 대신 ‘1년 자율 선택’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교과서’ 지위를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육의 주체는 아이들이다. 우리의 미래,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꿈을 키워줄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중한 교육이 당파싸움의 소재가 돼 버렸다. 당장 3월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AI 교과서는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육에서만큼은 정치권 싸움을 벗어나야 한다. 현재 한국은 국정이 혼란하고 분열이 격화하고 있다. AI 교과서만큼은 아이들을 위해 분열이 아닌 상호존중의 자세로 바라봐야 한다. 본질에 벗어나지 않고 교사·학생·업계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우린 그렇게 교육받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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