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 주간 주요 인공지능(AI) 동향을 THE AI가 정리해 드립니다. [AI 주간브리핑]을 보시며 주요 AI 이슈를 만나보세요. 본문 내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기사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범용 AI가 아닌, 특정 산업에 특화된 전문 AI가 있습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에서는 설비 이슈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구축됐고, 발전 플랜트에서는 기존 한 시간 걸리던 도면 검토가 10분으로 단축됐습니다. 수자원 관리에서는 홍수를 미리 예측하고 정수장을 자동 운영하는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이런 성과가 가능한 이유는 각 산업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깊이 학습한 특화 AI 때문입니다. 범용 AI가 60~80% 수준의 정확도에 머물 때, 특화 AI는 해당 분야 전문가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해냅니다.
정부도 이런 흐름을 인식하고 특화 AI 개발에 대한 대규모 지원에 나섰습니다. 범용성보다는 분야별 전문성과 실제 상용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AI 기술 자체도 만능형에서 전문가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AI가 모든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각각의 전문 영역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실제 산업을 바꾸는 ‘특화 AI’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봤습니다.
AI의 최종 목표는 ‘사용’, 특화 모델이 뜬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AI로 한 사람이 100명 생산성 낼 시대 준비”
마키나락스 윤성호 대표가 범용 AI의 한계를 지적하며 산업 현장에서는 특화 AI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조업에서는 60~80% 정확도로는 실제 활용이 불가능하며, 도메인 전문 지식을 학습한 특화 AI만이 전문가 수준의 정확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키나락스의 도메인 특화 AI는 이미 산업 현장에서 실전 성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중공업 도면 검토 시간 4배 단축, 반도체 견적 작성 시간 2.6배 단축 등을 달성했습니다. 엑셀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 ‘런웨이’를 통해 누구나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AI 초생산성’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 “제조·의료·금융 현장서 AI 성과 현실화”
LG AI연구원도 AI 에이전트 시대를 선도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은 기존 AI가 단순한 답변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생성하고 최종 결과물까지 만들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에이전트 플랫폼 '넥서스'는 변호사가 며칠 걸려 처리하던 데이터 라이선스 검토 업무를 자동화했으며, 각 데이터 라이선스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서브 데이터까지 추적해 전체 데이터셋을 검토합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엑사원 4.0'이 2023년 11월 뉴욕증시에 ETF를 상장해 S&P500을 능가하는 투자 성과를 기록했으며, 현재 뉴욕증시 전 종목을 대상으로 기업 정보 분석부터 투자 리포트 생성까지 자동화하는 AI를 개발 중입니다. 제조업에서는 강화학습 기반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생산 스케줄링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암세포 발병 예측 시간을 기존 한 달에서 대폭 단축해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에너빌리티는 실제로 AI를 도입해 제조업 현장에서 ‘시간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SD브레인 AI 에이전트로 설비 이슈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자율제조를 구현하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는 홍수 예측과 AI 정수장 운영으로 수자원 관리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 플랜트 도면검토 시간을 기존 6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해 연간 1000명이 하루씩 해야 할 업무량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가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사람 없는 공장’, ‘무인 관제 시스템’을 현실화하며 한국 제조업과 인프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0.5초 만에 최적 화력계획 도출”… AI로 바꾸는 미래 전장
국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학과장은 한국군이 직면한 인력 부족, 전력 격차, 예산 한계라는 현실적 문제를 AI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화력운용 실패 사례를 분석하며, 아날로그 수준의 의사결정과 전투 피해 평가 부재로 탄약을 낭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AI를 활용하면 지휘관이 ‘전방 적의 60% 무력화’를 지시했을 때 단 0.5초 만에 ‘3발 사격으로 62% 피해 예상’이라는 최적 화력계획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탄도미사일 최적 활용계획에서도 AI가 43개 국가중요시설과 16종 무기체계를 종합 분석해 정교한 공격계획을 순식간에 제시하는 등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임용섭 마키나락스 CAIO “만능 AI는 한계, 전문성 갖춘 에이전트가 답”
AI 기술의 발전 방향도 만능 AI에서 전문성을 갖춘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임용섭 마키나락스 최고AI책임자는 AI가 단순한 패턴 인식을 넘어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가 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나의 AI가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만능 에이전트’보다는 특정 목적에 맞는 전문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제2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추진… 이번엔 ‘특화’다
정부도 특화 AI 개발에 본격 나섰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한 대규모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범용성 중심의 기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이은 제2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으로, 분야별 전문성과 정확성, 보안성이 요구되는 특화 시장을 겨냥한 것이 특징입니다. 과제당 엔비디아 최신 B200 GPU 256장을 지원하며 총 2개 과제가 선정될 예정으로, 약 10개월간 성과 중심의 관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국내 AI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주관하는 산학연 컨소시엄을 지원 대상으로 하며, 특히 시장성과 파급효과에 가장 높은 배점을 두어 실제 상용화 가능성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국가대표 AI 선발전, 정부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AI] 독자 AI 모델 사업 ‘삐걱’, GPU 지원부터 막혔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출발선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실상입니다. GPU 지원 방식과 데이터 처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으로 초기 단계부터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선정된 5개 팀에 GPU 1000장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GPU는 하드웨어 특성상 8개, 16개, 32개 등 2의 거듭제곱 단위로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1000개라는 단위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데이터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일부 기업에서 데이터 유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업계 관계자는 “AI 국가대표를 뽑는다고 해놓고 정작 정부는 아마추어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 발목을 잡아 참가 기업들이 난감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도 국내외 심사위원 중 일부가 중도 이탈하는 등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국가대표 AI] “모델 크기 차이 300배”… 5개 기업 전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정된 5개 후보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입니다.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NC AI가 한국 국가대표 AI 지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가장 큰 모델과 가장 작은 모델 간 크기 차이가 무려 300배에 달합니다. LG AI연구원은 서면평가와 발표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정부 목표인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성능’을 넘어 100% 이상 달성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가장 작은 모델이지만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를 통합 처리하는 ‘옴니모달’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SK텔레콤은 가장 큰 규모의 모델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입니다. 유일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대규모 모델 개발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컨소시엄 파트너 래블업의 지원으로 극복하고 있으며, NC AI는 54개 기관과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메인별 맞춤형 AI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AI 진화할수록 전력 '펑펑'… GPT-5, 전 모델보다 9배 많이 쓴다
그런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커다란 문제가 하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전력 문제입니다. AI 발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전력 공급 문제가 있는데요. 오픈AI의 GPT-5는 전 모델보다 9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GPT-4의 2.1Wh에 비해 약 9배 높은 수치로, AI 모델의 파라미터 수가 GPT-3의 1750억개에서 GPT-5는 수조개로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은 연간 2.6% 증가해온 반면, AI 서버의 전력 소모량은 매년 30%씩 급증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AI 붐으로 인한 전기 요금이 2020년 대비 30% 오른 상태이며, 국내도 데이터센터가 2022년 147개소에서 2029년 784개소로 5배 증가하면서 전력 수요가 20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전력 불균형이 지속되면 AI 서비스 비용과 전기 요금 부담 증가로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쓰는 AI, 나노 바나나도 한몫
[AI 실생활체험기] AI 포토샵? 나노 바나나 실제 써보니
AI 기술이 일반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이미지 편집 AI '나노 바나나'가 포토샵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THE AI의 마스코트 유덕규 기자가 직접 체험한 결과, 기술이 부족한 일반인도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 편집이 가능했습니다. 사진 배경 변경은 30초, 구도 변경은 10~20초면 완성되며, 특정 인물에게 바나나 모자를 씌우거나 해변 배경으로 바꾸는 등 복잡한 편집도 자연스럽게 처리됩니다. 특히 광고업계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영세 기업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구글은 AI 생성 이미지임을 알 수 있는 디지털 워터마크 'SynthID'를 포함시켜 악용을 방지하고 있으며, 생성 비용도 이미지 한 장당 54원 수준으로 경제적입니다. 텍스트 처리 부분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지만, 창작의 문턱을 크게 낮춘 점에서 'AI 파트너'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훈 미니게이트 대표 “AI 절실한 특수교육, 에듀테크 지원 확대 필요”
AI가 일상에서 가장 잘 쓰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교육입니다. 특히 AI 기술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영역 중 하나는 특수교육 분야인데요. 정훈 미니게이트 대표는 특수교육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며 “AI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특수교육과 아동교육”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특수학교 교사들은 한 교실에서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AI 기반 맞춤형 교육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미니게이트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위티버스’를 캐나다 장애 아동 지원 기관과 시범 운영하며 자폐 아동과 발달 지연 아동 교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AI 소식
오픈AI, 내년 AI 채용 플랫폼 출시... 리터러시 인증 제도도 구축
오픈AI가 내년에 AI 기술을 적용한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지원자가 AI를 이용해 자신의 역량을 인증으로 증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기업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동시에 ‘AI 리터러시 인증 제도’도 구축해 직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기초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까지 다양한 수준의 인증을 제공하며, 2030년까지 미국인 1천만 명에게 AI 자격 인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노트북LM, AI 팟캐스트 4가지 맞춤 대화 기능 추가
구글도 AI 활용 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노트북LM의 ‘오디오 오버뷰’ 기능에 4가지 맞춤형 대화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사용자가 업로드한 문서를 기반으로 AI 호스트들이 심층분석, 요약, 비평, 토론 등 다양한 형식의 팟캐스트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팟캐스트 길이 조절과 새로운 음성 옵션도 제공합니다. 구글은 올해 상반기부터 제미나이 AI를 활용해 구글 슬라이드 지원, 팩트체킹 기능, 학습 가이드 생성 등 다양한 새 기능을 도입해 왔으며, 최근에는 복잡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시각적 프레젠테이션으로 변환하는 ‘비디오 오버뷰’ 기능도 선보였습니다.
AWS, 뉴질랜드 리전 신설로 아태지역 인프라 확장 가속화
클라우드 인프라 측면에서는 AWS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AWS는 3개의 가용 영역을 갖춘 뉴질랜드 리전을 정식 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리전 구축을 위해 75억 뉴질랜드 달러를 투자했으며, 뉴질랜드 GDP에 108억 뉴질랜드 달러의 기여 효과와 연간 1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각국의 데이터 주권 요구사항과 지연시간 최소화 니즈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현지 기업들도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한 LLM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써 AWS는 전 세계 38개 지리적 리전 내 120개 가용 영역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오픈AI, 청소년 자살 GPT 이용 논란에 안전 기능 도입
AI 안전성 이슈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오픈AI가 챗GPT 이용자의 극단적 선택 사건이 잇따르자 긴급 안전 기능 도입에 나섰습니다. 민감하거나 위험한 대화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추론 모델로 전환하는 ‘라우터’ 기능을 도입하고, 다음 달에는 부모가 13세 이상 자녀 계정과 연동해 안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부모 통제 기능도 추가합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16세 소년이 챗GPT와 대화를 나눈 몇 시간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정신질환 병력이 있던 청년이 챗GPT와 음모론을 논하며 망상이 심해져 범죄를 저지른 사건들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오픈AI는 30개국 90명 이상의 의료 전문가가 이 기능 개발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향후 120일간 추가 안전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