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인재 양성 예산이 대폭 늘어난다. 최근 정부는 인공지능대학원 지원 예산을 기존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증액했고, 내년에는 40억원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AI대학원 지원 예산이 기존 대학원당 연 20억원에서 10억원이 증액된 3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하반기 6개월분 예산으로 지원된다. 이에 내년도에는 연 4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IITP 관계자는 “인공지능대학원 같은 경우 내년도에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40억 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AI대학원 예산 증액은 AI 분야 글로벌 인재 쟁탈전이 격화되면서 나온 조치다. 지난 5월 정부안 대비 618억 원 늘어난 1조9067억원 규모 AI 분야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추경을 계기로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차세대 AI 모델 개발, 인재양성 등 글로벌 AI 3대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핵심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2019년 국책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시작하며 석·박사급 고급 AI 인재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AI 핵심기술과 미래 원천기술을 도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석·박사급 고급 AI 인재 육성에 나섰다.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광주과기원(GIST) △포항공대 △연세대 △울산과기원(UNIST) △한양대 △서울대 △중앙대 등 10개 대학은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통해 AI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다른 AI 인재양성 사업의 예산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AI융합혁신대학원의 경우 대학원당 연 15억원, AI반도체고급인재양성사업은 대학원당 연 30억원 수준에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AI선도인재양성 사업의 경우 대학이 아닌 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며 연간 약 26억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안이 역대 최대 규모인 35.3조원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대비 19.3% 증가한 5.7조원이 늘어났다. 예산이 축소됐던 2024년과 비교하면 8.8조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특히 AI 부문 예산은 지난해 대비 106.1% 늘어난 2.3조원으로 편성돼 가장 두드러진 증가폭을 보였다. 인력양성 부문에도 지난해 대비 35% 늘어난 1.3조원을 투입해 최고급 이공계 인재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초격차 해외인재 유치·정착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른 AI 인력양성 사업들도 예산이 증액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존 과제의 예산 증액은 이례적인 경우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도 있다. IITP 관계자는 “기존 과제 예산이 증액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신규 과제들이 더 선정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AI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 AI 인재 확보와 양성을 위해 약 15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 혁신 AI 인재들이 겨루는 ‘글로벌 AI 챌린지’를 개최하고, AI와 과학기술 융합분야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외 박사후연구원 400명에 최고 수준 처우와 집단·융합연구 등을 보장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AI대학원 예산 증액이 국내 AI 생태계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형 AI대학원협의회장 겸 성균관대AI대학원장은 “AI 분야는 인재가 곧 경쟁력인 만큼 정부 차원의 대폭적인 지원 확대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다만 글로벌 AI 인재 쟁탈전이 격화된 상황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국내에 남아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2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을 거쳐 내년도 AI대학원 예산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