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AMD가 미국의 규제에 맞춘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30일 로이터, 테크크런치,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가 곧 중국에서 AI 작업부하를 위한 새로운 GPU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해당 GPU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코드명 ‘B20’이라는 AI GPU를 판매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수출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설계한 ‘H20’ 칩을 중국에 판매해 왔다. H20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H100 및 H200 모델보다 속도가 느리고 대역폭도 적지만, 고성능 AI 그래픽 처리 장치와 비슷한 성능을 제공한다. 지난 2월 이슈로 떠올랐던 딥시크의 연구에 사용된 칩도 H20이다. B20은 H20보다는 저사양 칩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H20칩 수출 등 중국 매출 비중은 약 17%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의 라이선스 요구 사항으로 인해 55억달러(약 7조5636억원) 규모의 재고 및 구매 의무 관련 비용을 발생시켰다”며 “라이선스 규제로 2분기에 추가로 25억달러(약 3조4385억원) 규모의 H20 칩을 출하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AMD는 새로운 라데온 AI PRO R9700 워크스테이션 GPU를 통해 AI 워크로드 수요를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MI308’ 등의 고성능 AI용 GPU를 중국에 납품했다. AMD의 중국 매출 비중은 약 15%에 달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시자료에 따르면 AMD는 MI308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면 규제에 의한 재고 손실 처리 등으로 1분기 손실은 8억달러(1조1008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분기에도 7억달러(약 9626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엔비디아와 AMD 등은 미국의 규제에도 중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시장 포기는 엔비디아와 AMD에게 막대한 기회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특정 시장을 완전히 떠나버린다면 다른 누군가(화웨이)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중국 수출 제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고성능 AI 칩의 중국 수출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