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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줄고, 할 일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입니다. 빠른 압축 성장의 심장부였던 제조업이 이제 인력 부족과 청년 기피라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현장의 라인은 이미 비어가고 있고, 중소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며 버티고 있죠.
그런데 희망이 있습니다. AI가 단순히 데이터만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현실과 맞닿은 물리적 작동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 기술이 ‘피지컬 AI’죠. 사람이 하던 일의 일부를 대신하거나, 더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 2025’는 이런 변화의 현장을 보여줬습니다. 2040년 생성형 경제의 전환을 선언한다며 내놓은 ‘3D 유니버스’ 전략이 핵심이었죠. 현실의 기계와 공정을 가상 세계에 재현하는 버추얼 트윈 기술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최적의 설계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LG전자의 히트펌프 건조기 개발, HD현대인프라코어의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현대로템의 LA 지하철 프로젝트까지. 구체적인 성공 사례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유라코퍼레이션은 엑셀 지옥에서 벗어나 AI 솔루션으로 업무 시간을 50% 단축했죠.
45년간 축적된 설계 데이터와 최신 AI 기술의 만남. 제조업 현장에서 사람의 손이 부족해지는 시대, AI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습니다.
제조 DNA가 바뀐다
정운성 다쏘시스템 코리아 대표 “3D 유니버스, 위기의 제조업 재설계”
한국 제조업이 인력 부족과 청년 기피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피지컬 AI’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버추얼 트윈’입니다. 현실의 기계와 공정을 가상 세계에 재현해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설계를 도출하죠. 다쏘시스템의 생성형 AI는 단순한 이미지 생성이 아닌 실제 제조 가능한 3D 설계 데이터를 자동 생성해 엔지니어가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는 반복적인 설계·테스트 작업을 줄여주고, 사람은 창의적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 역할을 합니다. 정운성 다쏘시스템 코리아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45년간의 제조업 디지털 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AI와 버추얼 트윈을 결합한 ‘3D 유니버스’를 통해 디지털 제조 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쏘시스템 “생성형 경제 연다”… AI와 버추얼 트윈 결합
다쏘시스템인 이 주에 자사 기술과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 2025’를 개최했습니다. 실제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죠. 정운성 다쏘시스템 코리아 대표는 환영사에서 2040년 생성형 경제의 전환을 선언하며, 이를 ‘3D 유니버스’ 전략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서 다쏘시스템이 제시한 생성형 경제는 제품보다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고 환경과 리사이클링을 고려한 순환형 경제 모델로, 생성-경험-재생이라는 구조를 통해 사회 가치를 환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1981년 설립 이후 7세대에 걸친 기술 혁신 여정을 소개하며, 버추얼 트윈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3D 유니버스가 어떻게 통합 솔루션으로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CAD, 시뮬레이션, 데이터 관리 등을 하나의 싱글 플랫폼으로 통합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혁신적인 디지털 제조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시모 프란도 다쏘시스템 3D익사이트 사업 총괄은 삼성전자,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사례를 공개하며, 항공우주부터 소비재까지 전 산업에 적용되는 3D 시각화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현대차의 연간 400만 대 생산 규모에 맞춘 자동화 시스템, 삼성전자와의 가전제품 마케팅 솔루션, 애플과의 비공개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들은 단순한 3D 모델링을 넘어 설계·제조·마케팅·판매 전 과정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버추얼 트윈으로 진화해 제조업의 DNA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번 행사에서는 여러 고객 사례가 소개됐는데요. LG전자는 R&D 분야에서 모델 기반 가상화 설계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윤제 LG전자 ES연구소 기술고문은 이날 행사에서 기존 시험 기반 개발에서 MBSE(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방법론으로 전환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AI와 머신러닝 기술 발전으로 과거 해결하지 못했던 비선형 미분방정식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실험 데이터와 이론 모델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능해졌다고 밝혔죠. 대표 사례로 히트펌프 건조기 개발에서 물리 기반 모델과 머신러닝을 결합해 드럼 안 섬유의 복잡한 텀블링 현상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모델을 구축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개발자가 초기 단계부터 모델을 보며 협업해 후반 단계에서 오류 없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했죠.
강영현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 “스마트팩토리는 진화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 세계 공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강영현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매니저는 과거 인천, 군산, 중국 공장이 각각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 정보 연결과 통합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는데요. 이에 2017년부터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해 독일과 프랑스 공장을 벤치마킹하고, 5개 솔루션 업체를 검증한 결과 기존 설계 프로그램과 연계성이 좋은 다쏘시스템의 델미아 아프리소 솔루션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더플랜트인 인천 공장부터 시작해 군산, 중국 공장으로 확대하며 각 공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기능을 추가했고, 팬데믹 상황에서도 온라인과 선별적 출장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엑셀에서 벗어났다”… 이즈파크, APS로 제조업 혁신
이정훈 이즈파크 팀장은 다쏘시스템의 델미아 오르템스(Ortems) 생산계획 최적화 솔루션 도입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자동차 전장부품 기업인 유라코퍼레이션 평택 전장사업본부는 기존에 영업팀의 판매계획부터 생산팀의 일정 수립, 구매팀의 자재 발주까지 모든 과정을 엑셀 파일로 처리하며 부서 간 정보를 이메일로 주고받아 생산계획 정확성과 추적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각 부서가 서로 다른 엑셀 파일로 작업해 정보가 단절되고 생산계획 수립에만 며칠씩 걸렸으며, 급작스러운 고객 요구 변경 시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APS(Advanced Planning & Scheduling) 솔루션 도입 후 생산계획이 최적화되고 업무 시간을 50%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현대로템의 LA 지하철 프로젝트 성공 비결 ‘카티아 VMU’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개발에 CATIA 가상 목업(VMU) 기술을 도입한 혁신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박진수 현대로템 연구원은 2024년 LA 메트로 182량 공급 프로젝트에서 기존 실물 목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VR 기반 검증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밝혔는데요. 기존에는 설계 변경 시마다 1대 1 크기의 실물 목업을 재제작해야 했지만, 다쏘시스템의 CATIA VMU를 통해 실시간으로 최신 설계 데이터를 반영한 품평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3D 설계 데이터에 재질과 텍스처 정보를 추가해 고품질 렌더링 모델을 생성하고, VR 헤드셋으로 승객 공간의 접근성부터 운전자의 시야각, 인체공학적 배치까지 세밀하게 검증할 수 있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단축했다고 하네요.
다쏘시스템 카티아, 40년 데이터 무기로 AI 설계 시대 포문
카티아는 다쏘시스템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죠. 마노하 프라부 카티아 엔지니어링 IPC 디렉터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AI와 결합된 차세대 CATIA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다쏘시스템이 40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융합해 제품 설계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으로, 디지털 사전 조립부터 현재 AI 기반 3D 유니버스(7세대)까지 진화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티아가 더 이상 기계 엔지니어만을 위한 단순한 CAD 시스템이 아니라 창의적 디자이너, 시스템 설계자, 건설 전문가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용자들이 이미 카티아로 만들어온 제품 정보가 바로 AI 혁신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기존에 축적된 고품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I가 실질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혁신을 가능케 하는 다쏘시스템의 대표 기술은 무엇일까요? 하나는 모드심입니다.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의 합성어로, 제품 설계와 해석을 동시에 진행하는 개념이죠. 요르겐 힐만 다쏘시스템 시니어 컨설턴트는 제품 개발에서 80% 이상의 핵심 결정이 콘셉트 단계에서 내려지기 때문에 의견이 아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드심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밝혔죠. 이번 발표에선 기존의 순차적 개발 방식 대신 모든 가능한 대안을 한 번에 제시하고 병렬 방식으로 최적화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습니다. 또 각 부서에 분산된 정보를 ‘통합 데이터 모델’이라는 중앙 저장소로 통합해 업데이트 루프를 단축시키는 방안을 소개했습니다.
포스트 생성형 AI 시대를 이끌 기술들
버추얼트윈과 생성형 AI의 결합은 제조업에 확실한 비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각 산업의 혁신을 이어가는 기술들이 지속 소개되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된 피지컬 AI나 최근 관심이 높은 에이전트들의 기술이 그렇습니다. 이번 주에는 이러한 기술들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디팍 싱 AWS 부사장 “4500년 시간 절감, AI 에이전트의 힘”
AWS가 개발자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쇼핑몰 장바구니 기능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코드를 짜고 테스트, 문서 작성, 코드 리뷰까지 처리하는 아마존 Q 디벨로퍼가 그 주인공입니다. 2024년 8월 아마존 내부 개발자들이 이 AI를 활용해 3만 개 애플리케이션을 자바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결과, 인간이 수작업으로 했다면 4500년 걸렸을 개발 시간을 절약하며 연간 2억 6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디팍 싱 AWS 부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를 ‘바이브 코딩’이라 명명하며, 개발자가 자연어로 “이런 걸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코드와 프레임워크를 생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은 AI 제안 코드의 50%를 그대로 사용하고, 미국 예탁결제청산공사는 개발 생산성 40% 향상과 코드 결함 30% 감소 성과를 거뒀습니다.
제임스 데이비슨 테라다인로보틱스 CAIO “로봇과 AI 융합, 지능형 협업 실현”
제임스 데이비슨 테라다인로보틱스 최고AI책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AI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며 배우고 협력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현실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기술이 있으며,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며 사람과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가장 큰 기술적 과제라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에게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 ‘데모 기반 학습’ 방식과 시각·촉각 센서를 통한 ‘감각 기반 피드백’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해 공개한 AI 액셀러레이터 툴킷은 제품 출시 시간을 단축하고 AI 개발 리스크를 줄이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성환 고려대 교수 “생각을 음성으로 바꾸는 BTS, 5년 후 현실로”
이성환 교수는 실용성을 위해 비침습 방식의 BTS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두개골을 열어 센서를 삽입하는 방식은 정확도는 높지만 실용성과 수용성이 낮다"며 헤드셋처럼 외부에서 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약 30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BTS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100단어 데모 BTS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이 교수는 "내년 하반기 안에 AI가 사람이 떠올리는 100단어를 인식하고 음성으로 출력하는 시연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것이 기술의 실용 가능성을 대중에게 처음 입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 난이도는 상승하지만 응용 가능성은 훨씬 넓어지며, 단어에서 시작해 문장 구조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