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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외면한 카카오톡, 챗GPT 탑재로 ‘AI 일상화’ 가속

사용자 외면한 카카오톡, 챗GPT 탑재로 ‘AI 일상화’ 가속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10.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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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맛집·선물·음악 검색 한 번에… ‘일상 AI’ 연다
“사용자 목소리 반영 느리고 AI 도입은 빨라” 비판 제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올해 2월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양사 협력을 발표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올해 2월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양사 협력을 발표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카카오가 28일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출시했다. 5000만 이용자가 사용하는 국내 최대 메신저에 글로벌 AI 기술이 결합하면서, 별도 앱 설치 없이 채팅하듯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카카오 서비스와 자동 연동되는 ‘카카오 툴즈(Kakao Tools)’ 기능으로 질문부터 정보 검색, 구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일상 속 AI 활용이 한층 편리해졌다.

하지만 이번 AI 도입은 최근 친구탭 개편을 둘러싼 대규모 사용자 반발과 국정감사에서의 해명 번복으로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나온 행보다. 카카오톡 앱스토어 별점은 1~2점대로 급락했고, 친구탭 복원을 요구하는 1점 리뷰가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기본 기능 개선보다 AI 기능 추가를 우선시한다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 카카오톡에서 바로 쓰는 챗GPT… 일상이 달라진다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사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카카오톡 채팅탭 상단에 새로 생긴 ‘챗GPT’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질문을 입력하면 챗GPT가 답변을 제공한다.

기존 오픈AI 계정이 있다면 그대로 사용 가능하고, 신규 이용자는 카카오 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도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지만, 무료 이용자에게는 사용 횟수 제한이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출시했다. /카카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출시했다. /카카오

챗GPT의 답변을 채팅방에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친구들과 대화 중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채팅방에서 곧바로 챗GPT에 질문하고, 받은 답변을 채팅방 참여자들과 함께 볼 수 있다. 별도 앱을 오가며 복사-붙여넣기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카카오 툴즈’는 챗GPT가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와 자동으로 연결되는 AI 에이전트 기능이다. 출시 시점에는 카카오맵,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예약하기, 멜론이 연동된다. 일례로 “강남역 근처 맛있는 파스타집 알려줘”라고 물으면 챗GPT가 카카오맵을 자동으로 호출해 실제 식당 정보와 위치, 리뷰까지 제공한다. “친구 생일 선물 추천해 줘”라고 하면 선물하기와 연결돼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바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주말 인기 차트 음악 들려줘”라고 하면 멜론에서 실시간 차트를 불러온다.

카카오는 향후 카카오 그룹 내 다른 서비스는 물론 공공기관 등 외부 서비스와도 연계를 확대해 AI 생태계를 넓혀갈 계획이다.

◇ 개인 데이터 AI 학습 반영 여부 선택 가능

개인정보 보호에도 신경 썼다. 이용자가 직접 대화 내용 저장 여부와 AI 학습 반영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든 정보는 카카오와 챗GPT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안전하게 보호된다.

카카오는 출시 기념으로 유료 구독상품인 ‘챗GPT 플러스’를 신규 구독할 경우 3개월 이용 후 1개월 구독료를 페이백하는 프로모션도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누구나 더 쉽게 AI를 접하게 됨에 따라 AI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리라 기대한다”며 “카카오는 이를 통해 AI를 단지 ‘기술’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바꿔가는 일상 AI 시대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누구나 더 쉽게 AI를 접하게 됨에 따라 AI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누구나 더 쉽게 AI를 접하게 됨에 따라 AI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카카오는 챗GPT 도입과 함께 자체 개발한 AI ‘카나나’의 베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카나나는 대화를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필요한 순간 먼저 메시지를 보내주는 서비스로, 내년 1분기 중 안드로이드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 “롤백 불가능” 해명 뒤집힌 카카오… 사용자 신뢰 추락

카카오의 AI 도입 행보에 사용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카카오톡이 최근 대규모 개편을 단행하면서 촉발된 ‘친구탭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카카오는 친구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 구조로 전환했다. 기존 전화번호부식 친구목록이 사라지고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이 격자형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반발이 나왔다. “업무용 연락처의 프로필 변경까지 봐야 하는 피로감”, “친구 찾기가 불편해졌다”는 불만이 쏟아졌고, 온라인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끄는 법’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28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카카오톡 별점은 각각 1.1점, 1.9점으로 급락했다. 최신 리뷰는 친구탭 복원을 요구하는 1점 리뷰가 대부분이다.

카카오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기술적으로 롤백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한 네티즌이 리밴스드(Rebased) 프로그램을 활용해 카카오톡 2025.8.2 버전에서 이전 친구탭을 활성화했다는 후기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작성자가 공개한 캡처 사진에는 기존 친구 목록형 화면으로 돌아간 카카오톡이 담겨 있었다. 텔레그램에서는 카카오톡을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비공식 패치 프로그램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국감에서 언급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표현은 앱 전체를 예전 버전으로 완전히 되돌리는 ‘다운그레이드’를 의미한 것”이라며 “친구탭 첫 화면을 기존 친구 목록형으로 복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카카오는 친구탭을 기존 형태로 되돌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로 분리해 4분기 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사용자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사용자 불만 해결보다 AI 기능 도입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이용자를 우습게 여기는 모습은 여전히 실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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