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폰’, ‘감성폰’이라 불리우는 낫싱의 야심찬 플래그십 스마트폰 ‘낫싱폰 3’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상륙한 음향기기가 있다. 바로 ‘낫싱 이어(3)’와 ‘낫싱 CMF 헤드폰 프로’다. 영국의 테크기업 낫싱이 지난 9월 야심차게 공개한 음향기기들은 낫싱만의 감성과 실사용성, 가성비 등으로 무장하며 한국 음향기기 시장에 도전한다. 낫싱이 낫싱폰 3와 함께 선보인 낫싱 이어(3)와 CMF 헤드폰 프로, 본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 가성비로 무장한 이어(3)·헤드폰
우선 두 음향기기 모두 첫인상은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헤드폰은 깔끔한 인상을, 이어(3)는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이어(3)의 첫 인상은 독특했다. 투명한 뚜껑과 메탈 재질의 본체의 느낌, 투명한 이어폰 바디의 느낌은 매력있었다.
두 음향기기 모두 우선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분석된다. CMF 헤드폰 프로는 국내 가격으로는 12만9000원으로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과 무선, 블루투스 등 갖춰야 할 무선 헤드폰의 기능은 모두 갖췄다. 이어(3)는 국내 21만9000원으로 삼성의 갤럭시 버즈나 타사 이어폰 보다는 비싼 가격대지만, 최신 무선 규격인 블루투스 5.4, ANC 기능, LDAC(디지털 소리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기술) 등을 갖춰 동급의 타사 제품(구글의 픽셀 버즈 프로 2, 애플의 에어팟 프로 3 등)들보다 가성비가 있다고 느껴졌다.
◇ 실사용성은 어떨까
CMF 헤드폰 프로는 40mm 드라이버, 물리적 베이스 슬라이더, 스페이셜 오디오 2모드(시네마/콘서트) 지원 등 기능을 갖췄다. 실제 착용했을 때 측면의 다이얼로 음향 조절과 제어도 가능했다. 사용하는 내내는 콘서트 모드를 많이 활용했는데, 실제 콘서트에서 노래를 듣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유튜브 영상과 함께 시청시 새로운 경험을 느끼게 해줬다. 또한 들으면서 실제로 음량을 이퀄라이저로 조절해가며 들어볼 수 있었다.
이어(3)는 우선 착용 시 에어팟 프로와 유사한 착용감을 보여줬다. 에어팟 프로처럼 바디 위치에 위치한 햅틱 버튼으로 조작하는 느낌마저도 유사했다. 음질도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낫싱의 설명에 따르면 12mm의 드라이버와 V자형 튜닝은 저음과 고음 부분에서 공간감이 뛰어나다. 중음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평이 많지만, 해당 부분은 EQ 조정으로 일부 상쇄가 가능하다. 두 헤드폰 모두 본 기자가 이퀄라이저(EQ)를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 고음이나 저음 중 원하는 음을 추가하거나 가수의 목소리를 부각시킬 수 있었다. 또한 탐색 기능으로 다른 이용자들이 만들어 놓은 팝송용 EQ나 클래식 홀 EQ 등 원하는 EQ 세팅을 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기능은 이어폰 케이스에 위치한 ‘슈퍼 마이크’ 기능이었다. 이어폰 본체에 위치한 ‘TALK’ 버튼을 통해 통화 시 마이크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이즈가 심한 환경에서 통화 시 좀 더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실제 통화 시 수신자가 목소리가 좀 더 잘들리고 노이즈가 덜 들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낫싱폰 3 혹은 낫싱의 모바일 디바이스와 함께 사용할 시 사용도는 더 만족스러웠다. 자체 앱인 ‘낫싱 X’를 통해 헤드폰이나 이어폰 모두 설정하거나 배터리 확인 등을 할 수 있었다. 노이즈 캔슬링 유무부터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 공간 오디오나 저지연모드 등을 직접 세팅해볼 수 있다.
◇ 아쉽거나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낫싱의 음향기기들이 모두 만족스럽기만 하지는 않았다. 우선 헤드폰은 높은 배터리양 덕분인지는 몰라도 착용감이 우수하다고 하기는 힘들었다. 특히 가운데 이어주는 부분의 탄성이 좀 세서 3~40분만 착용해도 머리가 압박되는 느낌이 있었다. ANC 기능을 위해 헤드폰 드라이버 부분의 밀착감이 중요할 순 있었지만, 아쉬웠다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었다.
또한 기본 세팅을 할 줄 알아야 이 제품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으로 파악된다. 헤드폰을 처음 착용하고 음악을 재생했을 때 첫인상은 낯설 정도로 별로였다. 저음은 울리며 고음은 찢어지는 듯이 들렸다. 본인이 듣는 음악들의 장르에 따라 EQ 세팅을 해줘야 좀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만약 이 기기의 입문자가 CMF 헤드폰 프로를 선택한다고 말한다면, 마냥 추천해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체 앱을 통해 세팅이 가능한 오디오 모드는 집에서는 편했지만, 밖에서 소음과 들으면 인위적이라는 느낌도 크게 다가왔고 어지러움도 느껴졌다.
이어(3)는 ANC 기능이 경쟁 모델 대비 아쉬웠다. 에어팟 프로 2와 같이 들고다니면서 지하철과 일반 도로, 카페에서 사용해 봤을 때 특히 느껴졌다. 외부 소음이 들리는 것이 더 많이 들린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케이스에 탑재된 슈퍼 마이크는 비오거나, 짐을 들고 있을 경우 활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 사용성 자체가 실용성이 많이 떨어졌다.
아울러 낫싱폰 3와의 궁합은 최고였지만,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과의 궁합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본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음량의 한계치도 낮았고, 배터리 상태 확인이나 다른 모든 설정들을 활용하기 위해선 낫싱 X 앱을 무조건 거쳐야 한다는 점도 번거로웠다.
두 음향기기는 각자 뚜렷한 강점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가성비 경쟁보다는 브랜드만의 개성과 기술을 선호하는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이 성공적인 시장 안착의 현실적인 해법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