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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300% 올려라”… 3년 만에 매출 5배 늘린 마케터의 비밀

“생산성 300% 올려라”… 3년 만에 매출 5배 늘린 마케터의 비밀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9.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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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디지털 서밋에서 밝힌 마케팅 비결
마케팅 인프라 재구축으로 업무 속도 혁신
제미나이 젬스로 만든 맞춤형 AI 직원들

박미정 버즈빌 마케팅팀장은 16일 세일즈포스 주최로 열린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AI로 신규 매출 5배 이상 올린 비결을 공개했다. /김동원 기자
박미정 버즈빌 마케팅팀장은 16일 세일즈포스 주최로 열린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AI로 신규 매출 5배 이상 올린 비결을 공개했다. /김동원 기자

리워드 기반 마케팅 플랫폼 버즈빌의 박미정 마케팅팀장이 회사로부터 받은 미션은 명확했다. 마케팅팀에서 콘텐츠 제작과 반복 업무에 시간을 쓰지 말고, 생산성을 기본 300% 올리라는 것이었다.

박 팀장은 1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에서 3년 만에 이 목표를 달성하며 신규 매출을 5배 이상 올렸다고 공개했다. 이 비결엔 인공지능(AI)이 있었다. 그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전담 직원’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업무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반복업무를 자동화하고, 마케팅 인프라를 재구축해 1분 만에 콘텐츠를 퍼블리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AI 시대라고 해서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진짜 문제가 뭔지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1분 퍼블리싱 시스템을 만들다

박 팀장이 버즈빌에 입사했을 때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신규 리드(잠재 고객) 수 감소였다. 웨비나를 진행하고 홈페이지를 개선하며 고객용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작했지만 잠재 고객은 계속 줄어들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예상과 달랐다. 마케팅 콘텐츠의 질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콘텐츠를 제작해도 웹사이트에 게시하기까지 며칠이 걸렸고, 수집한 고객 정보도 영업팀과 제대로 연동되지 않았다.

박 팀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케팅 인프라를 완전히 재구축했다. 콘텐츠풀(Contentful, 콘텐츠 관리 시스템), 젯폼(JotForm, 폼 빌더), 세일즈포스(고객관리)를 연결해 1분 만에 콘텐츠를 웹사이트에 게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고, 수집된 고객 정보는 실시간으로 세일즈포스에 쌓여 영업팀에 전달된다. 콘텐츠별로 다른 형태의 고객 정보 수집 폼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실제 효과도 즉시 나타났다. 홈페이지 문의 버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고 채팅봇 형태의 플로팅 버튼을 추가하는 데 단 이틀만 걸렸다. 결과적으로 문의 전환율이 크게 개선됐다.

◇ AI를 전담 직원처럼 활용하는 법

박 팀장은 AI를 단순한 질의응답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업무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활용한다. 구글의 제미나이 젬스(Gemini Gems) 기능을 이용해 여러 개의 전용 AI를 만든 것이다.

대표 사례가 ‘위클리 리포트 생성 AI’다. 매주 진행하는 팀 회의, 제품 개발 미팅, 경영진 보고는 각각 다른 형식의 보고서가 필요하다. 일주일 치 업무 내용을 입력하면 각 미팅에 맞는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AI를 만든 것이다.

브런치에 게시할 아티클만 검수하는 AI도 따로 있다. 버즈빌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면서 팩트 체크와 메가트렌드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

데이터 분석에는 컨텍스트 AI를 활용한다. 매년 발행하는 트렌드 리포트를 만들 때 방대한 광고 집행 데이터를 CSV 파일로 업로드하면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직접 피벗 테이블을 만들어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이제는 AI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박 팀장은 “한 번만 세팅해 두면 반복 업무가 완전히 사라진다”며 “프롬프트 쓰느니 직접 하는 게 빠르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 본질은 여전히 마켓을 만드는 것

박 팀장은 AI 시대에도 마케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마케터는 마켓을 만드는 사람”이라며 “단순히 콘텐츠 몇 개를 제작하거나 웨비나 몇 회를 진행하는 것이 성과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하는 AI 시대 마케터의 핵심 역량은 세 가지다.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AI에 맡길 수 있는 일과 맡길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 △빠르게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봤다. 리드가 감소한다고 해서 무작정 콘텐츠를 더 만들거나 광고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감소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AI 활용에서도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복적인 업무나 데이터 분석, 초안 작성은 AI가 효과적이지만, 전략 수립이나 고객과의 소통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실험과 학습 속도도 AI 덕분에 크게 빨라졌다고 밝혔다. 과거 랜딩페이지 제작에 일주일이 걸렸다면, 이제는 피그마(Figma) AI 기능으로 하루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피그마는 웹 기반 디자인 도구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와의 소통 시간도 대폭 단축됐다고 소개했다.

박 팀장은 “AI 시대에는 열심히 일하는 척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주니어 때는 시간을 많이 쓰는 게 맞지만, 4년 차 이상이라면 시간을 덜 써도 더 큰 성과를 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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