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자사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한국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한다고 18일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주권과 AI 보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세일즈포스가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18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 내에 한국 고객을 위한 데이터클라우드와 에이전트포스 플랫폼이 한국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기존의 단순한 챗봇을 넘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한다. 이 플랫폼은 고객 서비스, 영업 지원, 마케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인간과 AI가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손 대표는 “모델이 상용화되는 시대에 진정한 AI의 차별점은 얼마나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AI에 공급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미 축적한 데이터라는 거대한 보물창고를 단순한 기록에서 활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일즈포스는 자사 내부에서 에이전트포스를 통해 85만 건 이상의 기술 지원을 처리했으며, 이 중 85%가 서비스 엔지니어의 개입 없이 AI 에이전트만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또한 3만 건 이상의 리드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리드선별 시간을 40%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 하이퍼포스 기반 한국 투자 확대
이번 한국 데이터센터 서비스는 세일즈포스의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인 ‘하이퍼포스(Hyperforce)’ 기반으로 제공된다. 하이퍼포스는 세일즈포스가 3년에 걸쳐 기존 플랫폼을 완전히 새로 코딩해 구축한 차세대 아키텍처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되도록 설계됐다.
그는 “하이퍼포스는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각 리전별로 배치하는 것”이라며 “한국에는 2023년부터 하이퍼포스가 도입됐고, 현재 대부분의 국내 고객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16개 하이퍼포스 리전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 대표는 “한국 시장이 AI 분야에서 굉장히 역동적이며, 이를 담아낼 수 있으면 어디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전체 IT 시장 규모보다 AI 쪽에서는 훨씬 더 우선순위가 높게 투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 데이터 주권·보안 강화로 규제 산업 공략
한국 데이터센터 서비스의 핵심은 데이터 주권과 AI 보안 강화다. 손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는 인컨트리 데이터 레지던시와 AI 주권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금융, 통신 등 규제가 강한 산업에서 필수 요건이다. “금융권에서 데이터클라우드와 세일즈포스 AI를 활용하려면 인컨트리 데이터 레지던시와 AI 규제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검토 자체를 할 수 없다”며 “지난 2년간 이 두 가지를 열심히 준비했고, 지금은 준비가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명 세일즈포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는 “에이전트포스는 트러스트 레이어를 통해 기업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 “기업의 데이터로만 학습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통합 플랫폼으로 차별화, 사회적 공헌 앞장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가 단순한 AI 툴이 아니라 완전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근명 아키텍트는 “26년간 구축한 세일즈포스 플랫폼 위에 에이전트 레이어를 추가한 형태로, 사람과 AI 에이전트, 데이터, 업무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별도의 AI 전문가 없이도 비즈니스 현업 담당자들이 쉽게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데모에서는 은행의 기업 대출 심사 과정을 5.5일에서 하루로 단축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세일즈포스의 한국 투자 확대는 국내 AI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비즈니스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좋은 플랫폼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사회공헌 모델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며 “오늘 행사 등록자 1만 명의 정성을 모아 나무 1만 그루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