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룩스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2026년을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17일 제시했다. 간담회는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한마음홀에서 열렸으며, 이경일 대표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올해 성과와 향후 2년간의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이경일 대표는 최근 기술업계 일각에서 언급되는 AI 버블 논쟁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정부의 AI 투자 규모가 실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AI가 더 이상 단기 유행이나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을 바꾸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2026년 이후 AI·데이터·클라우드 관련 예산이 대폭 증액될 예정인 만큼 산업 수요와 정책 흐름이 동시에 맞물릴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솔트룩스는 올해 국가기록물, 법률, 해양, 공공안전과 국방 등 주요 버티컬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솔트룩스의 초거대 언어모델 ‘루시아(LUXIA)’가 있다. 루시아는 2023년 3월 허깅페이스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350억 파라미터 이하 모델 중 상위 성능을 기록한 바 있으며, 3개 모델의 누적 다운로드는 45만 회를 넘어섰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법제처와 헌법재판소, 대형 로펌 프로젝트 등 다양한 법률 AI 구축 경험을 쌓았고,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디지털트윈 기반 예측 AI를 고도화하며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글로벌 B2C AI 에이전트 서비스 ‘구버(Goover)’의 성장세도 주목됐다. 구버는 올해 9월 SPARK 2050 국내 대회 우승을 통해 2025년 2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또한, KT와 함께 MWC25 도하에 참여해 중동 시장 진출 가능성을 넓혔으며, 미국에서도 Startup Grind ‘AI Pitch Night’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기술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적용된 루시아 3.0 기반 자동 리포트 생성 기능과 숏폼·릴스 자동 생성 기능은 이용자 확대에 기여했고,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150만 명이 유입됐다.
올해 국내 IT·AI 시장은 민간 투자 축소와 정부 예산 집행 지연으로 어려움이 컸으나, 솔트룩스는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회사는 충분한 현금 및 금융상품을 기반으로 향후 투자와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부분은 자회사 다이퀘스트 상장 추진이었다. 다이퀘스트는 국내 콜센터 AI·챗봇 시스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으로, 2026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재무 구조 개선과 매출 기반 확장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강화될 계획이다.
솔트룩스는 이미 확보한 최대 600억 원 규모의 영업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2026년과 2027년까지 의미 있는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회사는 AI 기술력, 다수의 산업 레퍼런스, 그리고 안정적인 재무 체력이 향후 확장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7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약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도 AI 도입을 전제로 조직 및 인프라 재편에 나서고 있는 만큼, 솔트룩스의 산업별 버티컬 전략과 기술 내재화가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일 대표는 “솔트룩스가 축적해 온 AI 기술과 산업별 구현 역량은 앞으로의 성장 단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6년부터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강화해 버티컬 AI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