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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국제 공동연구팀, 북극 해빙 원인으로 에어로졸 영향 밝혀

GIST 국제 공동연구팀, 북극 해빙 원인으로 에어로졸 영향 밝혀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8.14 17:50
  • 수정 2025.08.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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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팀

(왼쪽부터) 윤진호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홍윤기 GIST 박사과정생. /GIST
(왼쪽부터) 윤진호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홍윤기 GIST 박사과정생. /GIST

국제 공동연구팀이 최근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에어로졸이 단순한 냉각제가 아니라 대기 순환을 변화시켜 북극 해빙까지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했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 있는 매우 작은 고체나 액체 입자를 말한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연기, 안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윤진호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전지구 지구시스템모델(CESM2) 대규모 앙상블 분석을 통해 인간 활동에 따른 에어로졸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시키고, 이로 인해 베링해협을 통한 해양 열수송이 증가함으로 결국 북극 축치해의 해빙 손실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미세먼지와 황산염 등 에어로졸은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 효과’를 지니고 있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북극은 전지구 평균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축치해는 북극에서도 해빙이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지역으로 꼽힌다.

CESM2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주도로 개발된 전지구 기후 시뮬레이션 모델이다. 대기, 해양, 육지, 빙권 등 지구 구성 요소 간 상호작용을 컴퓨터로 계산해 미래 기후를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앙상블 분석은 하나의 기후 예측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초기 조건이나 모델의 설정을 조금씩 달리한 여러 개의 시뮬레이션 결과(앙상블)를 함께 분석해 평균값이나 불확실성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이를 통해 보다 신뢰도 높은 예측과 변동성 분석이 가능하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에 위치한 국립 눈·얼음 자료센터인 NSID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북극 해빙 최대 면적은 47년 위성 관측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80~2020년 아시아 지역에서 증가한 미세먼지가 북태평양 상공의 고기압을 더 강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남풍 계열의 바람이 강화되어 따뜻한 바닷물이 북극으로 더 많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북극 서쪽의 축치해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해빙이 더 빠르게 녹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온실가스(GHG)만 있는 경우 △에어로졸만 있는 경우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이 함께 있는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만 있을 때보다 에어로졸과 함께 작용할 때 북극 해빙 손실이 훨씬 가속화되었으며, 이는 에어로졸이 온실가스의 온난화 효과를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순한 합 이상의 ‘복합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에어로졸에 의해 유도된 북태평양 고기압은 남풍 계열의 바람을 강화시켜 베링 해협을 통한 열의 북상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축치해 해빙 감소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온실가스로 인해 따뜻해진 해양 환경에서 에어로졸이 유발하는 대기 순환 변화가 더 많은 열을 북극으로 수송하게 되어, 온실가스 단독으로 작용할 때보다 해빙 손실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실가스만 고려한 모델보다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을 함께 반영한 모델이 북극 해빙 변화의 실제 양상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특히 서부 축치해 지역에서는 예측 정확도가 4.4% 더 높았고, 전체적인 해빙 변화의 절반 이상(약 52%)을 설명할 수 있어, 온실가스만 반영했을 때보다(약 29%) 훨씬 현실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줬다.

윤진호 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활동이 직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북극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며 “향후 기후 모델링과 국제 환경정책 수립에 에어로졸의 간접 효과까지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 앞으로는 에어로졸의 복합적인 영향까지 고려한 예측 모델과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윤기 GIST 박사과정생은 “에어로졸이 단순한 냉각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순환의 변화를 유도해 북극 기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며, “이번 연구는 기후 시스템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로 기상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지난 7월 2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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