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가 민간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행정 혁신과 인공지능 전환(A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오픈AI는 각각 클라우드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초저가에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예산 관리, 국가 안보 위협 분석, 일상 업무 처리 등 다양한 공공 분야에 AI가 활용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일반조달청(GSA)은 AWS와 최대 10억 달러(약1조 3800억원)에 이르는 비용 절감 혜택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연방 정부 기관들이 클라우드 전환, 시스템 현대화, 관련 교육 등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GSA는 이를 통해 AI 혁신을 촉진하고, 정부 서비스 전반의 IT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AWS는 미국 내 1만 1000개 이상의 정부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각 기관은 AWS의 전문가 지원과 클라우드 기술 교육을 함께 제공받는다.
최근 6일(현지시각) 오픈AI는 미국 연방 정부와 연 1달러(약1400원)에 생성형 AI 챗GPT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든 연방 정부 공무원은 1년간 챗GPT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기관당 연 1달러라는 명목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고급 음성 모드, 심층 리서치 등 프리미엄 기능도 초기 60일 동안 무제한 제공된다. 오픈AI는 “행정 절차와 서류 작업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 측면에서도 입력 데이터는 오픈AI 모델 훈련에 사용되지 않고 철저한 보안 조치가 적용된다. 앞서 오픈AI는 국방부와 최대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정부 전용 AI 모델을 출시하는 등 공공 부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발표는 GSA가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을 연방 민간 기관 대상 공식 AI 서비스 공급업체로 지정한 이후 이뤄졌다. 해당 기업들은 ‘다중 수상 계약(MAS)’ 체계에 등록돼 개별 협상 없이도 정부 기관이 손쉽게 AI 도구를 도입할 수 있다.
이처럼 주요 AI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 시장을 선점하고 자사 기술의 표준화를 끌어내려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행동 계획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AWS도 미국 국방부와의 클라우드 계약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을 수주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미국 정부는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을 노후 IT 시스템 관리와 신규 시스템 도입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