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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실생활체험기] 챗GPT vs 제미나이, 과외 선생님으론 뭐가 좋을까?

[AI 실생활체험기] 챗GPT vs 제미나이, 과외 선생님으론 뭐가 좋을까?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8.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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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개인 맞춤형’, 제미나이는 ‘포괄적 정보 제공’에 특화
시각화, 문제 생성 및 해설 생성 단 1~2초만에

오픈AI 챗GPT ‘공부 모드(Study Mode)’에서 이차방정식 문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챗GPT 캡처
오픈AI 챗GPT ‘공부 모드(Study Mode)’에서 이차방정식 문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챗GPT 캡처

인공지능(AI) 강자 양대산맥인 오픈AI와 구글이 교육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픈AI는 지난달 29일 챗GPT에 ‘공부 모드(Study Mode)’를 추가했고 구글은 7일 제미나이에 ‘가이드 러닝(Guided Learning)’ 기능을 선보였다.

두 기능 모두 기존처럼 정답을 직접 알려주는 대신 학습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단계별로 안내하는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AI가 숙제 대행 도구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한 학습 보조 도구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두 AI 서비스의 교육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중·고등학생 수준의 수학, 영어, 역사 문제를 직접 테스트해본 결과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학습 습관 관리, 동기 부여, 실제 인간과의 소통, 체계적인 커리큘럼 관리 등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하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문제 출제, 기본적인 개념 설명 등은 이미 AI가 인간보다 더 잘하고 있는 영역이 돼 버렸다. 앞으로 몇 년 더 발전한다면 어떤 수준에 이를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2차 방정식에서 근의 공식이 왜 필요한지 단계별로 설명해줘”라는 질문에 대한 구글 제미나이의 답변. /제미나이 캡처
 “2차 방정식에서 근의 공식이 왜 필요한지 단계별로 설명해줘”라는 질문에 대한 구글 제미나이의 답변. /제미나이 캡처

◇ “2차 방정식에서 근의 공식이 왜 필요한지 단계별로 설명해줘”

평범한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을 챗GPT ‘공부모드’와 구글 제미나이에게 동시에 던져봤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같은 질문에도 두 AI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고 실제 과외 선생님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보여줬다. 아울러 ‘중학교 1학년 수준으로 설명해줘’, ‘대학교 수준으로 설명해줘’ 등 수준별 설명과 문제 생성, 시각화 자료 생성 등이 가능했다.

챗GPT는 대화창에 ‘공부하기’라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었고, 제미나이의 경우는 대화창에 ‘단계적으로 설명해줘’와 같은 질문을 해야 자연스럽게 가이드 러닝 기능을 쓸 수 있었다.

먼저 챗GPT에게 2차 방정식을 물어보자 첫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챗GPT는 “좋아 먼저 너의 수준이 중학생/고등학생/성인 학습자 중 어디쯤이야?”라며 학습자의 수준부터 파악하려 했다. 마치 실제 과외 선생님이 첫 수업에서 하는 질문과 똑같았다.

“중학교 1학년 수준으로 설명해줘”라고 요청하자 챗GPT는 말투부터 바꿨다. ‘x²×6x×8=0’이라는 이차방정식을 풀 때 “곱이 8이고, 합이 6이 되는 두 수를 찾는다”며 “3×4=8, 3+4=7... 어? 이건 안 맞네. 2×4=8, 2+4=6 → 조건 만족!”처럼 학생이 따라올 수 있는 속도로 차근차근 설명했다.

같은 문제를 “대학교 수준으로 설명해줘”라고 하니 완전히 다른 접근을 보였다. “계수 식별: a=1, b=7, c=12... 유리수 해 정리(Rational Root Theorem)를 이용하면...”처럼 전문적인 용어와 이론까지 동원했다.

챗GPT가 2차 방정식 문제를 시각화한 결과. /챗GPT 캡처
챗GPT가 2차 방정식 문제를 시각화한 결과. /챗GPT 캡처

더 놀라운 것은 시각화였다. “시각적으로 보여줘”라고 하자 실제로 포물선 그래프를 그려서 ±(플러스마이너스) 기호가 왜 나오는지를 그림으로 설명해줬다. 꼭짓점에서 좌우로 같은 거리만큼 떨어진 두 점이 해가 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반면 제미나이는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설명을 쫙 펼쳐놓았다. 2차 방정식의 일반형부터 근의 공식 유도 과정, 판별식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이었다. 마치 잘 만들어진 참고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학습자와의 소통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차방정식 관련해서 내가 훈련할 수 있는 문제 5개만 내줘”라고 요청했을 때 차이가 더욱 뚜렷해졌다.

챗GPT는 “난이도 조금씩 다른 2차 방정식 문제 5개를 줄게. 인수분해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섞어서 근의 공식 훈련도 할 수 있게 만들었어”라며 학습 목적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1, 2번: 인수분해로 풀어보자. 3, 4번: 인수분해가 안 되니 근의 공식 사용 5번: 판별식 값부터 계산해 보고 해가 실수인지 복소수인지 먼저 판단해 보자”처럼 문제별 풀이 전략까지 제시했다.

제미나이는 문제를 즉시 풀고 정답을 체크할 수 있도록 별도의 퀴즈 인터페이스로 제공되는 형태였다. 시각적으로는 깔끔했고 문제를 맞추고 바로 채점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단계적 학습 설계는 챗GPT만큼 정교하지 않았다.

제미나이에  “독도는 누구 나라 땅이야?”라고 물어본 결과. /제미나이 캡처
제미나이에  “독도는 누구 나라 땅이야?”라고 물어본 결과. /제미나이 캡처

◇ “독도는 누구 나라 땅이야?”

역사 공부로 넘어가 “독도는 누구 나라 땅이야?”라고 물어봤다.

챗GPT는 단호했다. “독도는 국제법과 역사적 증거 모두에서 대한민국의 영토야”라며 결론부터 명확히 제시했다. 역사적 근거, 국제법적 근거, 위치 정보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타임라인을 만들어줄까?”라고 제안하더니 실제로 표 형태의 연표를 만들어줬다.

일본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적 근거보다는 정치·전략적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어”라며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주장 3가지와 각각에 대한 반박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제미나이도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명확히 했다. 설명은 더 상세하고 포괄적이었다.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상세한 역사적 기록, 지리적 근거, 국제법적 근거를 매우 자세히 설명했다. 심지어 관련 유튜브 동영상 링크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정보량이 많다 보니 핵심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변. /챗GPT 캡처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변. /챗GPT 캡처
챗GPT가 영어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한 수능 영어 기출 문제. /챗GPT 캡처
챗GPT가 영어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한 수능 영어 기출 문제. /챗GPT 캡처

◇ 수능 영어 기출 문제 생성도 척척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어 영역이었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월드모델의 영문 기사를 프롬프트에 넣고 “이를 토대로 한국의 수능 수준의 기출 문제 5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했을 때 챗GPT가 만든 문제들은 실제 출제 유형 반영해 제공했다.

예를 들어, 주제 파악 문제의 경우 “What is the main purpose of Nvidia's recent announcement at the SIGGRAPH conference(엔비디아가 최근 시그라프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의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 하면서 5지선다형으로 제시했는데 오답 선택지들도 기가 막히게 만들어졌다. “① To release consumer-grade GPUs for gaming(게이밍용 일반 소비자 GPU 출시)”처럼 기사와 관련 있어 보이지만 틀린 답, “⑤ To announce a partnership with CARLA developers to launch electric cars(시그라프 개발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전기차 출시 발표”처럼 기사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면 헷갈릴 수 있는 함정까지 교묘하게 배치했다. 해설도 수능 해설지 수준이었다.

문법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주어-동사 수일치, 관계사 용법, 분사구문 등 실제 수능에 나오는 문법 포인트들을 정확히 짚어내서 문제로 만들었다. “which allows robots and AI agents to reason, has a memory and physics understanding, what lets it serve as...(로봇과 AI 에이전트가 추론하고 기억과 물리적 이해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역할을 하게 하는...)”에서 ‘what’을 ‘which’로 바꿔야 한다는 식으로 실제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부분을 정확히 집어냈다.

제미나이도 문제를 만들어줬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인터랙티브한 퀴즈 형태로 제공되긴 했지만 문제의 깊이나 실제 시험과의 유사성에서는 챗GPT에 비해 아쉬웠다. 주로 내용 파악 위주의 기본적인 이해도 확인 수준이었다. 

제미나이 영어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한 수능 영어 기출 문제. /제미나이 캡처
제미나이 영어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한 수능 영어 기출 문제. /제미나이 캡처

전체적으로 챗GPT는 ‘개인 맞춤형’ 접근으로 가상 과외 선생님이라는 별칭이 어울렸다. 학습자의 수준을 먼저 파악하고 이해도를 중간중간 확인해 필요에 따라 설명 방식을 바꿔주는 모습이 실제 과외 선생님이 하는 소통 방식이었다.

“모르겠어”라고 하면 “괜찮아, 그럼 같이 찾아보자”라며 더 쉬운 방법으로 다시 설명해주고, “원리를 설명해줘”라고 하면 왜 그런 공식이 나오는지 근본적인 이유부터 차근차근 알려줬다. 심지어 “원하면 내가 이렇게 저렇게 해줄까”, “그걸로 넘어갈까?” 같은 표현으로 학습자의 의견을 계속 물어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제미나이는 완성도 높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데 강했다. 한 번에 포괄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참고서나 백과사전 역할로는 훌륭했다. 하지만 학습자와의 소통이나 단계적 학습 진행에서는 챗GPT만큼 세심하지 못했다.

실제 시험이나 학습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면에서도 챗GPT가 앞섰다. 수능 수준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만들어주고 상세한 해설까지 제공하는 수준은 정말 놀라웠다. 이 정도면 웬만한 문제집이나 인터넷 강의보다 더 유용할 것 같았다.

더불어 챗GPT와 제미나이는 실시간 단어장 생성, 문제 생성과 해설 생성, 차트 생성, 시각화 자료 생성, 표 생성 등 공부에 도움이 될 자료들을 요청하면 1~3초 사이 이를 만들어냈다. 이제까지 공부한 내용으로 영어 단어장을 만들어주라는 요청에 수많은 단어가 정리되고 관련 퀴즈 생성도 가능했다. 

다만 제미나이는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했지만 즉시 활용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많고 복잡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질문을 유도하는 식의 대화 방식이 아니라서 계속해서 연계 질문을 생각하고 질문해야 했다.

챗GPT나 제미나이가 공부모드를 새롭게 제공하면서 AI는 이제 개별 과외 선생님 수준의 맞춤형 교육을 24시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됐다. 속도도 빠르다. 최근 챗GPT-5, 제미나이2.5가 출시되면서 답변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AI 발전으로 인해 실시간 과외 선생님을 개인이 갖게 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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