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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2위, 투자는 14위”… 韓 AI의 모순

“규제는 2위, 투자는 14위”… 韓 AI의 모순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7.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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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글로벌 AI 준비 지수’ 발표
16개국 중 종합 6위… 투자·혁신 분야는 하위권
“전략적 투자 없으면 AI 강국 도약 어려워” 경고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 전체 점수 분석 표. /Access Partnership·AI Policy Lab 연구, 세일즈포스.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 전체 점수 분석 표. /Access Partnership·AI Policy Lab 연구, 세일즈포스.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에서 한국이 16개국 중 6위를 기록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아 핵심 경쟁력인 투자와 혁신 부문에서 부진이 두드러지며, 글로벌 AI 강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규제는 최고 수준, 하지만 실제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해

한국은 AI 규제 프레임워크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9.0점을 기록해 싱가포르(9.8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가 AI 전략과 디지털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조기에 구축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AI 확산 및 도입 부문에서도 한국은 6.7점으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싱가포르(8.0점)가 1위, 영국(6.8점)이 2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프랑스와 동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제조업, 스마트시티, 물류 등 핵심 산업에서 AI 적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이 주효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규제 틀과 도입 성과가 실제 AI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은 AI를 제조, 물류, 스마트 시티 이니셔티브에 성공적으로 통합했지만, 혁신 자금 조달 및 생태계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책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한국이 AI 도입과 활용에서는 선진국 수준을 보이지만, 정작 혁신을 뒷받침할 투자와 생태계 구축에서는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 투자·혁신 부문 ‘참패’… 글로벌 선도국과 현격한 격차

충격적인 결과는 AI 투자 부문이다. 한국은 10점 만점에 0.8점으로 16개국 중 14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8.8점)과는 점수 차이가 컸고, 싱가포르(2.3점), 영국(1.7점), 캐나다(1.6점)와도 차이를 보였다.

AI 혁신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1.8점으로 8위에 그쳤다. 미국이 9.3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인도가 4.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깊이 있는 AI 연구 생태계와 높은 특허 출원량,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AI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는 전략적 투자와 정부 지원 아래 활발한 산학 협력을 구축한 점이 주효했다.

한국은 강력한 연구 인프라와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과 컴퓨팅 자원 부문에서는 여전히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 환경은 진화하고 있으며, 핀테크, 물류, 전자정부 플랫폼 분야에서 새로운 공공 자금 지원과 민간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성장 단계 자본 접근성 제한, 미개발된 자본 시장, 파편화된 투자자 네트워크 등 구조적 장벽으로 규모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일즈포스가 발표한 ‘글로벌 AI 준비 지수’ 전체 지수 점수. /Access Partnership·AI Policy Lab 연구, 세일즈포스.

◇ AI 에이전트 시대, 지금 선택이 미래 경쟁력 좌우

AI 기술이 예측형에서 생성형을 거쳐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과 협력하여 작동하는 AI 에이전트의 도입은 향후 2년간 327% 증가할 것이며, 이는 30%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은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투자, 특히 에이전트 기술에 할당된 자원이 많은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병목 현상 중 하나”라며 “정부 차원의 야심찬 목표는 있지만, AI 개발과 실질적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위한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확보한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특히 “모든 국가가 고자본이 필요한 최첨단 AI 개발에 직접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전략적 투자는 실질적인 AI 도입의 기반이 될 혁신과 실험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정부는 임무 중심의 혁신 프로그램과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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