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사가 통신사 모바일 고객 대상 무료로 풀던 AI 에이전트를 연내 유료화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무료로 시작한 AI 에이전트 유료화가 통신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고객용 AI 에이전트 연내 유료화 계획을 밝혔고 KT는 모든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국내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A.)’을 연내 유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에이닷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통화 내용을 듣고 일정 관리, 맛집 추천,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대화 및 일정 관리, 뮤직·미디어·증권 등 정보도 제공한다.
2월 말 기준 가입자 890만 명을 돌파한 에이닷은 일정 관리, 통화 요약, 검색 등 핵심 기능을 구독형 유료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상반기 미국에서 ‘에스터’라는 이름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도 에스터를 필두로 AI 글로벌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SK텔레콤은 “고객 일상에 깊이 들어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AI 시장 변화에 맞춰 유료화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하반기 일부 유료화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익시오는 통화 녹음·요약, 보이스 피싱 감지 ‘안티딥보이스’ 등 기능을 제공한다. 2월 기준 가입자 30만 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2025를 계기로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해 구글 자체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 통화 맥락 분석과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다. 아울러 통화 관련 검색을 지원하고, 실시간 검색으로 정보 정확도를 높일 방침이다. 또 ‘버텍스 AI’ 서비스를 활용해 향후 통화 내용과 관련이 있는 사물이나 상황, 장소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익시오는 원래 자체개발 통신특화 AI 모델 ‘익시젠(ixi-GEN)’이 탑재됐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LLM 엑사원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만든 소형언어모델(sLLM)으로 엑사원에 있는 통신과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모델이다. 이번 구글 협력과 AI 에이전트 협력 발표로 익시오는 익시젠과 제미나이의 혼합 버전으로 발전한다.
KT는 아직 고객용 AI 에이전트를 내놓지 않았지만 연내 모든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B2C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KT 관계자는 “특정 고객만 혜택을 받는 기존 모델과 달리, 모두가 쓸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통신 3사는 기업용 시장도 공략한다. SK텔레콤은 SK C&C가 원팀으로 개발 중인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AWS와 협력해 ‘워크 에이전트’와 ‘커스터머 에이전트’를 선보인다. KT는 이번 MWC 2025에서 베타 버전으로 공개한 무선 시장 경쟁 분석, GPU 할당 최적화, 탄소 배출 모니터링, 고객 상담 지원 등 4종의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