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박사 수준의 연구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용료는 최대 2만 달러(약 2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고소득 지식노동자와 연구자를 겨냥한 고가 구독 모델로 오픈AI가 출시한 모델 중 가장 비싼 모델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 경영진은 최근 일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AI 에이전트와 그 이용료 계획을 공개했다. 이 AI 에이전트는 특정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비서’로 고객 평가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박사급 연구 지원까지 다양한 분야를 커버한다.
오픈AI는 잠재적 고객평가, 소프트웨어 엔진니어링 등 맞춤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고소득 지식노동자를 위한 모델은 월 2천 달러(약 290만원), 소프트웨어 개발용은 월 1만 달러(약 1500만원), 박사급 연구를 지원하는 모델은 월 2만 달러(약 2900만원)를 책정했다.
박사급 AI 에이전트는 연구 방향 설정,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 학술지 제출까지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한다. 1년에 24만 달러(약 3억 5000만원)에 달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박사 학위 소지자에 대한 초임 연봉이 1억 초반 수준으로 알려진 바에 비하면 비싼 수준이다. 오픈AI가 지난달 프로 모델 구독자 대상으로 제한 출시한 ‘오퍼레이터(월 200달러)’에 비해 100배 높은 가격이다.
박사급 에이전트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AI 에이전트 구독으로 장기적으로 매출의 20~25%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봉 20만 달러 개발자나 의료 연구자의 업무를 대체한다면 더 높은 비용도 지불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달 런던 개발자 행사에서 “챗GPT 프로 가입자 중 고사용량 고객에게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AI 에이전트는 2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AI 에이전트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업무를 보조하는 AI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AI로 인해 인력이 대체될 지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이 2023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억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년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연 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AI가 5년 내 미국 은행 일자리 20만개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1월 초 미국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 부서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시티그룹과 JP모건 체이스, 골드만 삭스 그룹 등 93개 은행 최고정보기술책임자(CI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3%의 인력 감축을 예상했다.
이번 오픈AI 발표는 박사급 인력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지형 성균관대 AI대학원장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100%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알려진 방법론로 문제를 푸는 것이나 자료조사는 AI가 상당 부분 잘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사급 3명 일하던 것을 박사 1명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논문을 쓰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응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 겸 AI 연구거점 센터장은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는 취준생이나 초중급 지식노동자들의 설자리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사회구조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과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