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미국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견제해 인공지능(AI)에 1090억 유로(약 163조4000억원)를 투자한다.
AI 행동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TF1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주요 미국·캐나다 투자펀드, 프랑스 기업으로부터 수년간 AI에 109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이는 미국 스타게이트에 동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I를 국가적 기술 과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프랑스가 미국·중국에 치우쳐 있는 AI 주도권을 프랑스와 유럽에 가져오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 700조 원대 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 일본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협력해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최소 5000억 달러(약 718조 원)를 투자한다.
최근 중국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 글로벌 빅테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 R1를 필두로 오픈AI 추론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더 우월할 성능을 냈다. 이는 중국 정부가 AI에 쏟은 막대한 자원의 결과물로 평가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프랑스 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최대 50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초기 자금은 아부다비의 1000억 달러 규모 투자기구 MGX 펀드에서 조달한다. 이 펀드는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후 프랑스 기업 컨소시엄이 참여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비영리 투자 펀드 ‘커런트 AI(Current AI)’를 설립 계획을 밝혔다. 공익적 목적 AI 발전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4억 유로가 확보됐으며 5년간 모금 목표액은 25억 유로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가 주최하는 AI 정상회의는 수도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15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장궈칭 중국 부총리,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AI의 아서 멘쉬 CEO 등 100여 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네이버·크라우드웍스 등 국내 기업들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이 주요 세션에 참석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구속력 있는 ‘규제’에 대한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예정이다. △공익을 위한 AI △AI와 노동의 미래 △AI 혁신과 문화 △신뢰할 수 있는 AI △ 글로벌 AI 거버넌스 등이 주요 주제다.
AI 정상회의는 첫 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에서 ‘안전’을 중심으로 AI 위험성을 논의했다면 두 번째 회의는 서울에서는 안전·혁신·포용을 중심으로 AI 격차 문제와 신뢰성 확보 논의가 열렸다. 이번 프랑스 회의에서는 행동이라는 용어와 함께 AI 기술 발전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협력이 강조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AI는 중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AI에 관한 내재한 위험을 억제하고, 신뢰의 틀 안에서 진보와 자유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회의”라고 취재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