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민과 군의 융합시대입니다. 민과 군이 함께 개발·교육을 주고받으며 이해해야 합니다. 민은 전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군은 기술에 약합니다. 이를 서로 상호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이재숭 육군정보통신학교 학교장(준장)의 말이다. 그는 11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 2025’에서 진행된 ‘AWS 기반 미군 디지털 혁신과 한국 국방 AI 교육의 미래’ 세션을 통해 민군 융합시대를 맞아 상호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준장은 미국 국방부의 사례를 예시로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1970년 정밀유도무기와 GPS를 개발한 후 1991년 걸프전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맹활약했다”면서 “20년간의 준비가 전쟁 승리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5년 미국이 로봇, 빅데이터, AI를 거론하기 시작했고, 현재 러-우 전쟁에서 AI 드론이 전장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면 미리 준비된 첨단무기체계가 전장 승리를 가져온다”며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AI 기반 복합전투체계, 휴머노이드 로봇, 가성비 있는 소형 드론 등을 활용한 전술이 전쟁의 판도를 바꾼다”고 덧붙였다.
이에 육군은 이른바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기술들을 미래 부대구조에 재편하고 있다. 이 준장은 “한국 육군이 추진하는 ‘아미 타이거(Army TIGER)’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부대”라며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특히 지능화 요소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준장은 ‘스마트데이터’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요즘 후배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면 챗GPT를 비롯한 AI에 한 번 물어보고 더 정교한 답변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군이 AI에게 묻고 싶은 질문으로 ‘전장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와 어떤 대응 방책을 수립할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장 상황은 안개와 같아 불명확한 것이 많다”며 “여러 징후와 첩보를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효과적 대응방법을 찾는 AI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전장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군사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실행 가능성이 있는 스마트데이터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연결 측면에서는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준장은 “제너레이티브 AI부터 에이전트 AI, 피지컬 AI까지 모든 기술의 근간에는 초고속 대용량 통신이 있다”며 “네트워킹된 로봇이 되어야만 제대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군은 완벽한 통신 인프라를 갖춘 환경이 아니다”라며 “군용 네트워크와 상용 네트워크가 결합된 촘촘한 초연결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사이버 보안의 취약함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 준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이버 보안 취약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AI 기술이 나오니 딥페이크 영상으로 지휘관과 참모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인지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드론 같은 피지컬 AI 운용 시 데이터 포이즈닝(오염)으로 A 타겟을 향해 날아가야 할 것이 B 타겟으로 날아갈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존 엄격한 망분리 정책에서 제로 트러스트라는 데이터 중심 보안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핵심 5개 동맹국과 통신하기 위해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를 도입했으며 한미 연합작전을 위해서라도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