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 규모가 전년 대비 773%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분기에 전 세계 사상 최대 규모인 초당 7.3Tbps(테라비트/초) DDoS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습니다.”
마이클 트레만테(Michael Tremante) 클라우드플레어 시니어 디렉터의 말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 역삼 조선팰리스에서 진행된 클라우드플레어의 기자간담회에서 트레만테 디렉터는 늘어가고 있는 사이버 공격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0%를 처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330개 이상 도시에 서버를 두고 1만3000개 이상의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다.
트레만테 디렉터에 따르면 한국 또한 디도스 면에서 최근에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트레만테 디렉터와 클라우드플레어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2분기 가장 많은 사이버 공격을 당한 국가 중 하나다. 중국, 브라질, 독일, 인도에 이어 5번째다. 트레만테 디렉터는 “한 번 공격 방법이 공개되면 해커들이 이를 악용하는 데 2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한국도 DDoS 공격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클라우드플레어는 위협 인텔리전스 엔진을 운영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트레만테 디렉터는 “매일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공격 유형을 찾아내고 이를 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2년 전에는 위협 보안 전문팀 ‘클라우드포스원’을 신설해 연구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트레이 긴(Trey Guinn) 클라우드플레어 필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프로그램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긴 CTO는 현재 기업들이 AI 챗봇 하나 구축하는 데에도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완성된 프로그램 10개 중 3개 정도는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간단한 AI 채팅 프로그램 하나 만드는 데도 6개월의 시간과 100만달러(13억9000만원)의 비용이 든다”며 “완성된 AI 프로그램의 30%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버려진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들이 업무 시간의 50%를 프로그래밍이 아닌 프로그램 설치와 관리에 소모하고 있다”면서 “이런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플레어의 개발 도구를 공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긴 CTO가 말한 플랫폼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한 곳에 모아놓은 통합 개발 환경이다. 컴퓨팅 처리 능력, 데이터베이스, 음성·영상 스트리밍 기능, AI 모델 접근 권한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어느 지역에 설치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자동으로 배포된다.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현재 300만명의 개발자가 이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200만명에서 50% 증가한 수치다.
긴 CTO는 “전 세계 개발자의 76%가 이미 일상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직장인의 75%도 문법 확인 등에 AI를 사용한다”며 “앞으로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AI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클라우드플레어는 조원균 신임 한국 지사장 선임을 발표했다. 조원균 지사장은 F5, 포티넷, 시스코 등 글로벌 테크기업에서 25년 이상 근무했다. 조 지사장은 “클라우드와 AI를 가장 잘 하는 회사를 찾다 보니 클라우드플레어에 합류하게 됐다”며 “클라우드플레어는 클라우드와 AI에서 이네이블러(조력자)와 프로텍터(보호자) 역할을 동시에 잘할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