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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3대 강국 되려면”... AWS 리더가 밝힌 한국 성공 조건

[인터뷰] “AI 3대 강국 되려면”... AWS 리더가 밝힌 한국 성공 조건

  • 기자명 미국 워싱턴=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6.20 12:09
  • 수정 2025.06.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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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크라츠(Jeff Kratz) AWS 전 세계 공공부문 부사장
스타트업 마인드·산업 협력·단계적 접근 필수
“정부-민간-학계 따로 놀면 실패”... 30년 IT 베테랑의 조언

제프 크라츠(Jeff Kratz) AWS 전 세계 공공부문·비영리·국제 산업 영업 담당 부사장은 “한국은 싱가포르, 이스라엘, UAE 등과 함께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글로벌 선도국 그룹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기자
제프 크라츠(Jeff Kratz) AWS 전 세계 공공부문·비영리·국제 산업 영업 담당 부사장은 “한국은 싱가포르, 이스라엘, UAE 등과 함께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글로벌 선도국 그룹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기자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최우선 과제로 발표하며 세계 3위 AI 강국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행동하며 AI 전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습에 영감을 받습니다.”

제프 크라츠(Jeff Kratz) 아마존웹서비스(AWS) 전 세계 공공부문·비영리·국제 산업 영업 담당 부사장이 한국 정부의 AI 국가전략에 대해 내린 평가다. 그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WS DC 서밋 2025’ 기간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싱가포르, 이스라엘, UAE 등과 함께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글로벌 선도국 그룹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의 스타트업적 사고 △산업 간 협력 생태계 구축 △신뢰 기반 단계적 접근이라는 3가지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크라츠 부사장은 프린키피아 대학에서 정치학·수학 학위를 받고 페퍼다인 대학교 그라지아디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후, 30년 이상 글로벌 기술 리더십 경험을 쌓아온 공공부문 IT 전문가다. 그는 데이터 트렉(Data Trek)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년간 다양한 임원직을 거쳐 글로벌 채널 세일즈 총괄까지 역임했다. 현재 AWS에서는 정부, 국가안보, 교육, 항공우주, 비영리, 공중보건 등 전 세계 35개국 공공부문 조직의 클라우드 기술 도입을 책임지고 있으며, 아이젠하워 대통령 국제이해 비즈니스 위원회와 록펠러 아메리카 위원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시애틀시 선출직 공무원으로 봉사한 경험과 FAA 상업 조종사 면허를 보유한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 첫 번째 성공 조건: 정부의 스타트업적 사고와 글로벌 벤치마킹

크라츠 부사장이 제시한 첫 번째 성공 조건은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정부가 학습과 호기심을 실천하는 모습에 영감을 받는다”며 “이는 아마존의 훌륭한 리더십 원칙 중 하나이며, 민간 산업과 협력하여 경제, 시민의 삶, 안전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의 AI 도입 계획을 언급하자, 그는 해외 성공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적용 분야를 제시했다.

독일에서는 열차 운행 관리 및 유지보수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지구와 기후 목표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한국도 KTX와 지하철 등 철도 인프라가 발달한 만큼 유사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 자동차국(DMV)은 AWS의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를 통해 AI 기반 콜센터를 구축해 상담원이 시민 질문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민원 콜센터나 국민신문고 같은 시민 소통 채널 개선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멕시코의 한 도시는 시청 가상 포털에서 AI를 활용해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해 정부와 시민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생성형 AI 기술로 위성 사진의 해상도를 높여 교통, 법 집행, 경찰 활동 등에 널리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스마트시티 정책과 연계해 교통 체증 해소나 재해 대응에 즉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시민 서비스, 교통, 콜센터, 정부 서비스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행동하며 AI 전환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대표 성공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업스테이지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선두에 서 있으며, AWS 인프라를 안전하게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의 훌륭한 사례”라며 “그들의 스타트업 정신과 고객 및 혁신에 대한 집중은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두 번째 성공 조건: 산업 간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두 번째 성공 조건은 전통적으로 분리된 공공부문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AWS 클라우드는 산업 간 전통적인 장벽을 허물어 시민을 돕는 솔루션을 가속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분야가 대표적인 협력 사례다. 의료계는 현재 대규모 디지털 전환을 진행 중이지만, HIPAA(건강보험 이동성 및 책임법)라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법 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법은 환자의 의료 기록, 진료 내역, 개인 건강 정보 등을 무단으로 공유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규제 속에서도 혁신적인 협력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시민의 의료 정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현대화를 돕는 동시에, 필립스나 지멘스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AI와 AWS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AWS가 130개 이상의 HIPAA 적격 서비스와 GDPR, HITRUST, ENS High 등 글로벌 IT 규정 준수 기준에 대한 다양한 인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할 때 규제 준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예를 들어 필립스는 MRI나 CT 스캐너에서 나오는 의료 영상을 AI로 분석해 의사가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지멘스는 병원 장비들을 클라우드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방 정비를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연구 기관들의 변화다. 앨런 연구소나 라이버 연구소 같은 곳에서 AWS와 협력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연구했다면,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면서도 HIPAA 규정을 완벽히 준수하며 더 빠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크라츠 부사장은 “정부가 법과 정책을 현대화하는 동안 의료 분야가 시민들이 건강할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연구 기관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매우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력 모델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정부-민간-학계가 각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때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크라츠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AI 국가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정부-민간-학계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며, 무엇보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기자
크라츠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AI 국가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정부-민간-학계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며, 무엇보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기자

◇ 세 번째 성공 조건: 데이터 주권 우려 해소를 통한 신뢰 구축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성공 조건은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국민 신뢰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 데이터를 외국 회사 서버에 맡겨도 안전할까?’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의 민감한 정보가 해외 클라우드에 저장될 때 보안상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

크라츠 부사장은 한국 정부가 이러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들을 제시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모든 정보를 항상 암호화할 것을 권장하고, 콘텐츠의 모든 열쇠를 관리하는 단계까지도 취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데이터의 완전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서 많이 우려하는 미국의 클라우드법(Cloud Act)에 대해서도 오해를 바로잡아줬다. “미국 정부가 영장도 없이 우리 데이터를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걱정과 달리, “실제로는 여전히 법원의 영장이나 소환장 같은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은 과거 ‘미국 내 서버에 있는 데이터’만 접근 가능했던 것을 ‘미국 회사가 관리하는 해외 서버 데이터’까지 확장한 것이지만, 엄격한 법적 절차는 그대로 유지되며, 미국과 협정을 맺은 영국이나 호주도 상호 요청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구조 하에서 다른 정부의 정보에 대한 정부 접근 요청이 접수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한국 정부가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한국의 CSAP(클라우드 보안 인증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미 한국 정부와 협력해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초과 달성해왔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한국의 법률과 정책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게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아마존을 시작했을 때,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고객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얻는 것이었다”면서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37개 지역 인프라에 최신 기술과 보안 서비스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정부 기관이 클라우드 전환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AWS가 17~18년간 클라우드 분야를 이끌어왔지만 정부 부문에서는 여전히 기존 방식에 대한 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은 이런 신중함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 정부가 데이터 주권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충분히 듣고, 투명한 보안 조치를 마련한 후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면, 다른 국가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AI 국가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의 AI 국가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정부-민간-학계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며, 무엇보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30년 이상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온 크라츠 부사장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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