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고객 서비스가 감정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응답을 넘어 고객의 감정 상태를 읽어 대응한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모티브 AI(Emotive AI)’라 명명한 감정 인식 기술의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음성 톤, 텍스트 패턴, 행동 신호를 통합 분석해 고객이 좌절했는지, 만족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 음성·텍스트·행동 신호 통합 분석
세일즈포스의 이모티브 AI는 세 가지 기술을 결합한다. 음성 분석으로 고객 목소리의 높낮이를 감지하고, 자연어처리(NLP)로 언어적 회피 패턴을 포착하며, 멀티모달 학습으로 타이핑 중단 같은 행동 신호를 통합 분석한다.
이본 간도 세일즈포스 UX 담당 시니어 디렉터는 “단어 선택, 텍스트 톤 표시, 타이핑 속도, 반복 접촉 같은 신호를 추적한다”며 “핵심은 고립된 순간이 아닌 패턴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이 기술 개발에 언어학, 대화 설계, 사회과학을 통합했다. 언어학자는 “괜찮아요(I'm fine)”가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AI에 학습시키고, 사회과학자는 감정 표현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며, 대화 설계자는 AI가 언제 더 깊이 파고들고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를 설계한다.
데니스 마르티네스 세일즈포스 대화 설계 수석 UX 디자이너는 “우리는 감정 분석을 넘어 감정 추론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반응적 감정 분류기에서 사회언어학적 맥락 내에서 추론하는 에이전트로의 사고방식 전환이 사회적으로 지능적인 에이전트의 기초”라고 말했다.
◇ 7개 언어 실시간 번역 적용
세일즈포스는 감정 인식과 함께 다국어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 자사 고객지원 사이트에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등 7개 언어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적용했다. 세일즈포스는 이 7개 언어가 전체 케이스 볼륨의 9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고객이 프랑스어로 질문하면 ‘에이전트포스’가 영어로 번역하고, 데이터 클라우드가 영문 지식 베이스를 검색해 답을 찾은 뒤, 다시 프랑스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실시간 번역은 셀프서비스뿐 아니라 실시간 상담원 연결에도 적용된다. 고객이 프랑스어로 채팅하다 상담원 연결이 필요하면, AI가 고객 메시지를 영어로 번역해 상담원에게 전달하고, 상담원의 영어 답변을 다시 프랑스어로 번역한다.
이나가키 이와오 세일즈포스 일 기술지원 부사장은 “일본어 사용 고객이 에이전트포스를 통해 즉각적인 답변을 받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웠다”며 “이전에는 많은 고객이 기다리거나 제한된 자료만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언제든 자신의 언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향후 채팅과 메시징을 넘어 음성 지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이 선호하는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하면, 상담원의 언어와 관계없이 AI가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방식이다.
◇ 데이터 윤리와 경계 설정
세일즈포스는 감정 인식 AI의 윤리적 경계도 제시했다. 고객에게 감정 분석 사실을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하며, 감정 데이터는 실시간 상담 개선에만 사용하고 심리 프로파일 구축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감정은 문화적으로 가변적이므로 다양한 학습 데이터와 정기적인 편향 감사가 필요하며, 중요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인간 개입 경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일즈포스는 “감정 취약성을 이용해 단기 성과를 내는 것은 신뢰를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세일즈포스는 하이퍼개인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통적 개인화는 과거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하지만, 하이퍼개인화는 예측 AI로 고객 니즈를 사전에 예측하고 적시에 제안을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