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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구기자] 통신 3사 무너진 실적, AI로 위기 극복한다

[AI 구기자] 통신 3사 무너진 실적, AI로 위기 극복한다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11.10 15:54
  • 수정 2025.11.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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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여파로 3분기 합산 영익 1조원 밑
AIDC·AI 에이전트 서비스 확대로 돌파구 찾아

[편집자 주] 구아현 기자가 전하는 ‘AI 구기자’는 AI 소식을 쉽게 ‘구겨 넣자’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종이를 구겨 작게 만들 듯이 최신 인공지능(AI) 트렌드나 최신 이슈를 압축해서 전달합니다. 가장 뜨거운 AI 이슈를 선별해 꼭 알아야 할 소식과 직접 취재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개인정보 침해 사태가 벌어지면서 통신 보안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도 1조원 밑으로 떨어졌는데요. 해킹 사고 이후 통신 3사는 일제히 인공지능(AI)과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으로 낮아진 실적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 통신 3사 해킹 무슨 일이야?

올해는 통신 3사 모두가 해킹 사태를 겪은 이례적인 해가 됐습니다.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였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19일 유심(USIM)해킹 사태로 2300만명의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했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 포렌식 결과 해커는 2021년부터 987일간 SK텔레콤 서버에 잠복해 은밀히 정보를 탈취했습니다. 약 2696만 건의 IMSI(국제이동가입자식별번호), 전화번호, 인증키 등 9.82GB 분량의 핵심 통신 인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고, 이는 사실상 전 가입자의 유심 정보가 털린 셈입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SK텔레콤이 가입자 인증의 핵심 키를 암호화하지 않고 보관했다는 것입니다. 조직 구조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SK텔레콤은 내부망을 IT 영역과 네트워크 영역으로 구분 운영했는데 정보보호책임자(CISO)는 IT 영역에 대해서만 보안을 총괄했습니다. 정작 해킹 침투와 유심 데이터 유출이 발생한 핵심 구간인 네트워크 영역은 보안 책임자의 직접적인 통제 대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KT는 해킹과 더불어 소액결제 피해, 해킹 은폐 행위까지 드러났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KT가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BPF도어, 웹셸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서버 43대를 발견하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1년 6개월가량 은폐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KT는 지난 9월 18일에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심지어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불안해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킹에서 안전한 KT’ 등의 문구를 내걸고 신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습니다. 조사단은 3년에 걸쳐 해킹 공격이 이뤄진 만큼 단순 개인정보 탈취가 아니라 국가 간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KT는 KISA로부터 해킹 의심 사실을 통보받고 10일 뒤인 지난 8월 1일 구형 서버를 폐기해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불법 개조된 초소형 기지국 ‘펨토셀’을 통한 신종 소액결제 피해자들만 지난달 17일 기준 368명으로 피해액은 2억4319만원에 달합니다. 불법 기지국 접속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이용자도 총 2만2227명에 달했습니다.

이에 통신망 관리 부실로 도청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KT는 모든 펨토셀에 동일한 인증서를 사용했고,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해 비정상 IP를 차단하지 않았습니다. 해커들은 불법 펨토셀에서 소액결제(ARS, SMS) 등의 종단 암호화 과정을 무력화해 해당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고, 조사단은 음성통화 탈취 가능성을 두고 추가 조사 중입니다. 

확인되지 못한 펨토셀도 문제입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KT에 제출받은 ‘펨토셀 회수 현황’에 따르면 펨토셀 장비 4만3000대 중 회수율이 18.8%(8190대)에 불과하다. 4만3506대 미연동 펨토셀 장비 중에서 1만985대(25%)가 분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도 해킹 의혹에 대해 발뺌을 하다가 3개월 만인 지난달 23일 KISA에 해킹 의심 정황을 신고했습니다.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 매거진’은 LG유플러스의 협력업체 시큐어키를 해킹해 확보한 계정 정보로 LG유플러스 내부 네트워크에 침투했으며, 이 과정에서 8938대의 서버 정보, 4만2526개의 계정, 167명의 직원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침해 사고 신고 권유에도 ‘침해 정황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서버 해킹 정황을 신고한 것입니다.

통신 3사의 2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748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34억원) 대비 39.8%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1년부터 이어진 분기별 ‘1조원 클럽’이 4년 만에 무너진 수치입니다. SK텔레콤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90.9% 급감했고,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52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냈습니다. KT 3분기 영업이익 5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나 해킹 여파로 인한 비용은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3분기 영업이익 1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감소.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반영됐고, 서버 해킹 이슈가 4분기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 AI 사업 확장으로 위기 돌파 나서

해킹 사태로 흔들린 통신 3사는 AI 사업 확장을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섰습니다. SK텔레콤은 SK그룹 차원에서 ‘AI·현장·효율’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위해 정기 인사를 12월에서 11월로 앞당겼습니다. SK텔레콤은 ‘풀스택 AI 오픈 전략’을 통해 반도체-모델-데이터-서비스 전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하는 주체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NC AI, LG AI연구원과 최종 2팀 선정을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2월 말 1차 단계 평가를 거쳐 지원 대상을 4곳으로 줄이고 6개월마다 평가를 통해 한 곳씩 줄여나간다는 계획입니다.

SK텔레콤은 오는 2030년까지 300메가와트(MW)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AIDC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울산 AIDC를 기가와트(GW)급으로 확장하고 2027년 말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서울 구로 지역에도 오픈AI와 협력해 추가 AIDC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준비 중인 엔비디아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는 12월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2000대 기반 제조 AI 전용 클라우드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과 베트남 AI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누적 가입자 수 550만명을 돌파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A.(에이닷)’도 전화부터 LLM 검색까지 AI 개인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취임한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5’에서 “SK텔레콤은 설계에서 시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T도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AI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산업별 인공지능 전환(AX) 컨설팅을 제공하는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열고 산업 맞춤형 AI 비즈니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KT 광화문 사옥 웨스트 빌딩에 약 595㎡ 규모로 마련됐습니다. KT는 AICT(AI+ICT)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공유했습니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는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국내 버티컬 시장의 AX 생태계를 구축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AIDC 사업 확대를 위해 파주에 신규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평촌2센터의 대형 고객사 입주가 완료되면서 센터 가동률이 크게 상승했고, 가산 IDC의 위탁 운영 매출도 3분기부터 인식됐습니다. LG유플러스 AIDC 성장을 핵심 축으로 B2B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오는 13일에는 통화 중에 사용이 가능한 새로운 AI 검색 기능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최고리스크책임자(CFO·CRO)는 “AI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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