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학들이 인공지능(AI)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연구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24일 ‘AI혁신연구원’을, 부산대는 지난 28일 ‘장영실 AI융합연구원’을 개원했다. 아주대는 빠르면 올해 12월 말, 늦어도 내년 1~2월 중 ‘AI융합연구원’ 개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세대, 기아 기부 계기로 ‘AI혁신연구원’ 출범
연세대 AI혁신연구원은 국내 AI 연구소 가운데 단일 기관으로는 최대 규모로 출범했다. 기아가 100억원 이상을 기부해 연구원 설립과 운영을 지원한다. 연구원은 AI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의료, 사회, 인문, 교육, 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연구원 산하에는 △AI거버넌스·안보센터 △AI기술연구센터 △AI미래혁신센터 △AI에듀테크센터 △AI의료기술센터 △AI휴머니티센터 등 6개 전문 연구센터가 운영된다.
지난 24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개원식에서는 윤동섭 총장을 비롯해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했다. 연구원장을 맡은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AI를 효율과 속도의 언어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회·인문·의료 등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을 통해 인류의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를 확장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 부산대, ‘해양주권 AI 시대’ 선도 ‘장영실 AI융합연구원’ 출범
부산대는 최재원 총장 주도로 ‘장영실 AI융합연구원’을 출범했다.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실용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AI 융합과학주권 선도’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 연구원의 가장 큰 특징은 ‘양자’ 분야를 AI 융합연구 체계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AI와 양자물리·양자컴퓨팅·AI 반도체 간 융합연구를 통해 차세대 계산혁명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구원은 ACTS(Acceleration, Core, Transformation, Superiority) 전략을 기반으로 △AI 산업화 허브 구축 △AI 코어 기술 확보 △해양·제조·의료·에너지 등 국가 전략산업의 AI 전환 △국가 경쟁우위 확보를 추진한다.
또 연구원의 핵심 가치 중 하나를 ‘개방’에 두고 개방형 연구플랫폼으로 국내외 모든 AI 연구자·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장영실 AI융합연구원장은 부산대 AI융합혁신대학원장인 송길태 교수가 맡았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는 신(新) 해양주권 시대를 여는 AI 융합과학의 중심이자, 전 세계 연구자들이 모여 협력하는 개방형 과학 허브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주대, AI융합연구원 설립 추진
아주대도 ‘AI융합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THE AI 취재에 따르면 최근 교수진이 의견을 모아 연구원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12월 말, 늦어도 내년 1~2월 중 개소할 예정이다.
아주대 관계자는 “교수진이 자발적으로 모여 AI 융합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연구원 설립이 추진됐다”며 “구체적인 연구 분야와 조직 구성은 개소 시점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들이 앞다퉈 AI 전문 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연구 경쟁력 확보가 대학의 생존과 직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AI 기술이 모든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들도 AI 연구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