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인공지능(AI) 혁신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7조원의 한국 투자와 함께,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 중심의 차세대 비즈니스 혁신 비전을 제시했다.
◇ 2031년까지 한국에 총 12조6000억원 투자
AWS는 29일 2025년부터 2031년까지 한국 내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7조원(50억 달러)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투자한 5조6000억 원을 합치면 2031년까지 총 12조 6000억원(90억 달러) 규모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 중 최대다.
이번 투자에는 SK그룹과 협력해 추진 중인 ‘울산 AI 존(Ulsan AI Zone)’이 포함된다. 2027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인 이 AI 특화 시설은 SK그룹이 건설을 담당하고, AWS가 선도적인 AI 및 클라우드 역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생산성 정체와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등 우리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AI 전환(AX)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AWS가 구축할 AI 인프라는 산업 전반의 AX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AI 에이전트’로 생산성 2배 향상 가능
맷 가먼 AWS CEO는 같은 날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AI 에이전트가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차세대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대화형 도구가 아닌 비즈니스 문맥을 이해하고 의사결정과 실행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가먼 CEO는 AI 에이전트 도입이 기존 생성형 AI의 효율 개선 수준을 넘어, 기업의 운영 전반을 두 배 이상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적인 AI 에이전트 도입의 핵심은 데이터에 있으며,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접근이 가능한 클라우드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러한 AI 에이전트의 대규모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2028년까지 APEC 14개 경제권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 국내 기업들, AI 에이전트로 혁신 성과 입증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AWS 기반 AI 에이전트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는 AI 에이전트 기반 제품 트렌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복잡한 데이터 분석 시간을 3일에서 30분으로 단축하며 288배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멀티에이전트 아키텍처를 적용한 입찰요청서 분석 서비스로 검토 시간을 70% 단축하고 연간 5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CJ온스타일은 라이브 방송 중 실시간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AI 시스템 ‘AiON’으로 응답률을 3배 높이고 고객 만족도 85.7%를 기록했다.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는 “확장된 클라우드 인프라는 모든 규모의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데이터 주권을 유지하면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