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심(USIM) 데이터 해킹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7.1%, 순이익은 무려 76.2% 감소했다. 가입자 이탈과 대규모 보상 조치가 영향을 준 가운데 SKT는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88억 원, 영업이익 3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83억원, 순이익은 832억 원으로 각각 37%, 76.2% 줄었다. 이는 유심 해킹 사고로 인한 유심 무상 교체, 위약금 면제, 영업점 손실보상 등 총 25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가입자 이탈도 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에서 빠져나간 이용자는 4월 해킹 사고 이후 약 83만 명에 달했다. 통신회선 점유율은 40% 아래로 내려앉으며 사상 처음으로 39%대(5월 기준)를 기록했다. 초고속 인터넷과 IPTV 가입자 역시 전 분기 대비 각각 0.6%, 1.4% 줄었다.
SK텔레콤은 하반기에 유심 해킹 사고가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부터 고객 감사 패키지, 요금 할인 등 실제 보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재무적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반면 AI 사업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AI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13.3%, B2B AI 솔루션은 15.3% 늘었다.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겼고 최근 출시한 베타 서비스 ‘에이닷노트’와 ‘브리핑’은 한 달 만에 8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울산 미포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300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 매출 1조 원 이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재명 정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국책 사업 주도 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SKT는 강조했다. 오는 2030년에는 연간 1조원 이상 매출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CFO는 “AI 데이터센터, 독자 LLM 공개, 반도체 테스트 등 국가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이라며 “단기 충격보다 장기 기술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