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5-11-26 07:49 (수)
실시간
[KCCV 2025] 루닛 “AI로 암 조기진단 3년 앞당긴다”

[KCCV 2025] 루닛 “AI로 암 조기진단 3년 앞당긴다”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8.05 10:2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서 AI 그룹, 폐암 발견 2배 많아
면역항암치료 반응 예측… AI로 치료 선택까지 지원
병리 이미지·유전체 정보 통합하는 멀티모달 진단 시스템 구축 예정

김태수 루닛 AI 리서치팀 리더는 4일 KCCV 2025에서 1기에 발견된 암의 5년 생존율은 80%지만 4기는 30%에 불과하다”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동원 기자
김태수 루닛 AI 리서치팀 리더는 4일 KCCV 2025에서 1기에 발견된 암의 5년 생존율은 80%지만 4기는 30%에 불과하다”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엑스레이 영상에서 3년 전 미세한 암 신호를 미리 감지해내는 시대가 열렸다. 암 진단 시기에 따라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AI 기반 조기진단 기술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김태수 루닛 AI 리서치팀 리더는 4일 한국컴퓨터비전학회(KCCV) 2025에서 “1기에 발견된 암의 5년 생존율은 80%지만 4기는 30%에 불과하다”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루닛의 AI 기술은 실제 임상에서 성과를 보였다. 2016년 스페인 병원에서 암 확진을 받은 환자의 과거 엑스레이를 AI로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이미 미세한 병변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는 실제 진단보다 3년 앞선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 서울대병원 1만 명 실증… AI 그룹에서 2배 많은 폐암 발견

루닛의 기술력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서울대병원에서 2020년부터 1년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향적 연구에서 AI 그룹과 대조 그룹을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결과, AI 그룹에서 16명의 폐암 환자를 발견했다. 반면 대조 그룹에서는 8명만 발견됐다.

김 리더는 “의료 AI 분야에서는 레벨 1 에비던스라 불리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이 필수”라며 “단순히 기술적 성능이 좋다는 것을 넘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닛은 조기진단을 넘어 치료 방법 선택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치료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면역항암치료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기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와 달리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환자를 정확히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리더는 “면역항암 치료는 70% 환자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20% 환자에서는 오히려 암이 더 빨리 진행되는 치명적 부작용이 있다”며 “따라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환자를 정확히 골라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이를 위해 ‘홀슬라이드 이미지(Whole Slide Image)’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암 환자의 조직을 현미경으로 디지털화한 이 이미지는 10만 배 확대 수준으로, 웬만한 영화 2편 분량에 해당하는 방대한 데이터다. AI는 이 거대한 이미지에서 암세포 주변 면역세포의 분포와 상태를 분석해 면역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 파운데이션 모델로 데이터 효율성 향상, 멀티모달 계획

김 리더는 최근 주목받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을 의료 AI에 적용한 성과도 소개했다. 기존 방식이 특정 질병에 특화된 모델을 개별적으로 개발했다면,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용량 데이터로 범용 AI를 먼저 만든 후 개별 과제에 빠르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존에는 라벨링된 데이터만 사용했지만, 이제는 라벨이 없는 데이터까지 활용해 더 범용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엑스레이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우 기존 대비 20배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의료기기에 대한 적응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닛의 엑스레이 파운데이션 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 훨씬 적은 데이터로도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 기존에 500개 데이터가 필요했던 작업을 단 25개(5%) 데이터만으로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됐다.

병리학 분야에서도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암 환자의 조직 이미지를 대량 학습해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한 범용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루닛은 단일 모달리티를 넘어 멀티모달 학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스레이, CT, MRI, 병리 이미지 등 다양한 의료 영상과 함께 유전자 정보, 혈액검사 결과 등을 통합 분석하는 종합 진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리더는 “영상 하나만으로는 암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어렵다”며 “환자의 모든 의료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학습해야 암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루닛의 솔루션은 현재 6000개 이상 병원에 납품된 상태다. 이 때문에 각 병원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모델 개발의 필요성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는 “병원마다 진료 패턴, 환자군, 장비가 모두 다르므로 좋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각 고객에게 딱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THE A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