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이오딘을 제거할 원자력 환경 정화용 신소재 발굴에 성공했다.
KAIST는 류호진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한국화학연구원(KRICT)디지털화학연구센터 노주환 박사가 협력해 AI를 활용해 방사성 오염 물질이 될 수 있는 아이오딘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신소재를 발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방사성 ‘아이오딘(요오드)’는 반감기가 길고(I-129의 경우 1,570만 년), 이동성 및 생체 유독성이 높아 환경 및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방사능 오염 물질인 아이오딘이 수용액 환경에서 아이오딘산염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기존의 은 기반 흡착제는 이에 대해 낮은 화학적 흡착력을 가져 비효율적이었다. 따라서 아이오딘산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흡착제 신소재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활용한 실험 전략을 통해 다양한 금속원소를 함유한 ‘이중층 수산화물(LDH)’이라는 화합물 중 최적의 아이오딘산염 흡착제를 발굴했다.
이번에 개발된 구리-크롬-철-알루미늄 기반의 다중금속 이중층 수산화물 은 아이오딘산염에 대해 90% 이상의 뛰어난 흡착 성능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시행착오 실험 방식으로는 탐색이 어려운 방대한 물질 조성 공간을 AI를 적용해 효율적으로 탐색했다.
연구팀은 이중층 수산화물(이하 LDH)이 고엔트로피 재료와 같이 다양한 금속 조성을 가질 수 있고 음이온 흡착에 유리한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다중금속 LDH의 경우 가능한 금속 조합이 너무 많아 기존의 실험 방식으로는 최적의 조합을 찾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도입했다. 초기 24개의 2원계 및 96개의 3원계 LDH 실험 데이터로 학습을 시작해, 4원계 및 5원계 후보 물질로 탐색을 확장했다. 이 결과 전체 후보 물질 중 단 16%에 대해서만 실험을 수행하고도 아이오딘산염 제거에 최적인 신소재 물질을 찾아낼 수 있었다.
류호진 KAIST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방대한 신소재 후보 물질 군에서 방사성 오염 제거용 물질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가능성을 보였다”며 “원자력 환경 정화용 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연구를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분말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향후 방사성 오염 흡착용 분말의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오염수 처리 필터 개발 분야에서 산학 협력을 통한 상용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위험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 5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