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에게 안전하고 직관적인 이동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보행 보조 로봇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경중 AI융합학과 교수와 김승준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와 공동연구를 통해 AI 기술을 적용한 보행 보조 로봇 ‘적응형 워커(Adaptive Walke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보행 보조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의 경우 조작이 어렵고 다양한 실내외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경사로에서 균형 유지나 보행 속도 조절은 실사용에서 큰 장애물로 작용해 왔다.
이에 연구팀은 사용자의 인지 부담을 최소화하고,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기반의 보행 보조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된 ‘적응형 워커’는 사용자 의도에 따라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기능과 경사로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탑재했다.
촉각 센서를 이용한 속도 제어 기능을 위해 워커의 팔받침 부분에는 GIST와 MIT의 공동연구로 개발된 고해상도 촉각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이 센서는 사용자의 팔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지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신경망 기반의 AI 모델이 분석해 사용자가 의도한 가속도를 예측한다. 예측된 정보는 로봇의 모터 제어에 반영되어 별도의 버튼 조작 없이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움직임만으로도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실험 결과 사용자의 보행 속도를 20% 이내의 오차로 정확히 추종해 직관적인 속도 제어의 유효성이 입증했다.
관성 센서를 활용한 자세 조절 기능을 위해 로봇에는 지면의 기울기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관성 측정 센서(IMU)가 탑재돼 있다. 경사로에 진입했을 때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앞 또는 뒤쪽 다리 길이를 자동 조절함으로써 사용자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유지시킨다. 실제 실험에서도 로봇이 1도 이내의 오차로 수평을 유지하며 경사로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확보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관성 측정 센서는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를 결합한 장치로, 물체의 이동, 회전, 기울기 등 자세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이다.
김경중 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며“앞으로도 더 많은 기능을 갖춘 차세대 보행 보조 장치를 개발해 고령자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GIST-MIT 공동연구사업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권위의 로봇 학술대회인 IEEE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에 지난 5월 20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