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추론 모델을 적용한 두 가지 신형 AI 에이전트를 한국에서 처음 공개했다. 단순 문서 작성이나 요약 수준을 넘어 데이터 분석과 의미 추출, 맥락 통합을 통해 문제해결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AI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두 에이전트는 AI 혁신의 새로운 흐름을 여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에서 두 추론 AI 에이전트 첫 공개
MS는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MS AI 투어 인 서울’(Microsoft AI Tour in Seoul) 행사를 열고 새로운 AI 에이전트 ‘리서처(Researcher)’와 ‘애널리스트(Analyst)’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MS 365) 코파일럿(Copilot)에 오픈AI의 최신 추론 모델(o3)을 통합한 고도화된 AI 기능을 탑재한 에이전트다.
리서처는 오픈AI의 o3 추론 모델과 코파일럿의 심층 검색 기능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 전략 수립이나 분기 회의 준비용 고객 조사 등 복잡한 분석 작업을 지원한다. 실제 기업 전략 수립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요약 결과까지 제공함으로써 기획과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애널리스트는 연쇄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 예측, 소비자 구매 패턴 분석, 매출 데이터 트렌드 파악 등의 고차원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MS 측은 “기존에는 전문 데이터 분석가가 필요했던 작업을, 이제 일반 사용자도 AI의 도움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두 에이전트는 4월부터 MS 365 코파일럿 라이선스 고객을 대상으로 ‘프런티어’(Frontier) 프로그램을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그간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도구는 엑셀이었지만, 이제는 엑셀을 넘어 복잡한 의미를 추출하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도구가 등장했다”며 “모든 직원이 AI를 통해 데이터 전문가 수준의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다양한 산업군이 MS 제품을 활용해 실제 투자수익률(ROI)을 입증하고 있다”며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 기업, 통신·로봇·뷰티·진단 등에 활용하는 AI 사례 대거 발표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들도 AI 기반 혁신 사례를 대거 발표하며 산업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KT는 지난해 체결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사적으로 MS 365 코파일럿을 도입하고 AI 전문조직(CoE)을 설립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공공 및 금융 등 규제 산업을 겨냥해 MS 소버린 클라우드 기반의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개발 중이며, 올해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최적화된 대형언어모델(LLM)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KT 고객 서비스에 적용돼 차세대 AI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KT는 또한 전국적인 AI 교육 이니셔티브도 공동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과 일반인까지 대상으로 AI 역량 교육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기술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AI 기반 배출량 관리 플랫폼 개발 등 ESG 연계 기술 적용 사례도 소개했다.
LG전자는 스마트홈 로봇 ‘Q9’을 소개하며, MS 애저 오픈AI 서비스와 음성합성 기술을 결합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대화 기능을 강조했다. 해당 로봇은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퓨론’ 플랫폼 기반으로, 가전뿐 아니라 생활 전반의 연결 중심이 되는 멀티 AI 홈 허브 전략의 핵심으로 소개했다.
진단 기업 씨젠은 AI 기반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 도입을 통해 분자진단 연구의 속도와 정확도를 크게 개선한 사례를 발표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MS의 AI 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기술공유 사업의 확산과 질병 진단의 정밀도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과 뷰티 산업의 AI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GS리테일은 영업 현장에 코파일럿을 도입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전사적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GPT 기반의 AI 뷰티 카운슬러(AIBC)를 공개하며, 고객 맞춤형 피부 진단과 스킨케어 루틴 제안을 통해 뷰티 라이프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큐셀은 AI와 IoT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태양광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발표했다. 김태홍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기후 위기 시대에 AI는 단순한 효율 향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갤럭시 코퍼레이션은 창의적 콘텐츠 생성 AI 솔루션 ‘소라’(Sora)를 소개하며 AI 기반의 엔터테크 융합 비전을 제시했다.
조원우 한국MS 대표는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창의성은 AI 중심 글로벌 생태계에서 선도적 위치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며 “산업별 AI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과가 실제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마이크로소프트, 책임 있는 AI 원칙 재차 강조
MS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사의 ‘책임 있는 AI’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공정성, 포용성, 신뢰성, 프라이버시 등을 기반으로 AI가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활용 기여도 높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공공기관, 교육청과 협력해 공무원,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4월 8일에는 ‘AI 스킬 페스트’(Microsoft AI Skills Fest)를 개최해 전 세계에서 동시 접속하는 온라인 AI 학습 행사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할 예정이다.
나델라 CEO는 “기술은 사람과 기관, 커뮤니티를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며 “한국의 개발자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앞으로의 AI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