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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제철, 중대재해 속출에도 ‘안전 투자’ 소홀

[단독] 현대제철, 중대재해 속출에도 ‘안전 투자’ 소홀

  •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3.19 10:10
  • 수정 2025.03.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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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SK케미컬 등 구축한 산업안전 AI 기술에 “그것이 뭐냐” 답해
산업안전 기술 투자 나선 기업들과 달리 작업자 안전 방치

산업안전 분야에 AI가 적용된 예시.  /THE AI
산업안전 분야에 AI가 적용된 예시.  /THE AI

중대재해 다발기업인 현대제철이 근로자 사고 방지에 대한 노력엔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를 비롯한 타 기업들이 근로자 안전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도입에 분주한 가운데, 현대제철은 관련 기술 도입 논의는 커녕 기술 유무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근로자 안전 보호엔 전혀 노력하지 않은 모습이 드러난 부분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한 중대재해 다발기업이다. 지난 14일에는 20대 비정규직 노동자 A씨가 100℃이상의 고온의 용기에 추락해 사망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노조 측은 A씨가 일하던 장소에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 없었다고 밝혔다. 안전을 위한 작업표준서 등에는 안전고리를 체결하라고 돼 있으나 작업자들은 작업 속도와 현장 구조상 안전고리를 체결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대제철이 추락 위험이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19일 THE AI가 취재한 결과, 실제로 현대제철은 산업안전을 위한 기술 투자에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스코, SK케미컬 등 타 기업들이 직원 보호를 위해 서둘러 도입한 AI 기반 산업안전 기술에 대해선 금시초문이란 입장을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타 기업들은 비전 AI 기술을 활용한 산업안전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현대제철은 해당 기술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처음 듣는다.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업자 보호를 위해 힘쓰는 타 기업과 달리, 현대제철은 안전장치 마련에 소홀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발효 후 많은 기업이 AI 기반 안전망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과 같은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작업자 보호를 위한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4족 보행 로봇을 용광로 주변 등 접근하기 어려운 설비를 진단·점검하는데 활용하고 있고, 작업자들이 소음으로 인한 고통 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청력 보호구 통합 설루션’도 적용했다. 청력 보호구 통합 설루션 음압 및 주파수를 측정하는 사물인터넷(IoT) 소음 측정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귀마개다. 상황별 소음 제거, 근무자 간 근거리·장거리 대화 기능 등이 적용됐다. 최근엔 소재 걸림 상황을 육안 점검에 의존해 발생하던 사고를 막기 위해 이를 특수 차량으로 대신하는 AI 기반 Coil Car를 선보이기도 했다.

안전시스템을 활용해 포스코의 현장 운전 작업자가 CCTV모니터로 Coil Car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포항제철소
안전시스템을 활용해 포스코의 현장 운전 작업자가 CCTV모니터로 Coil Car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포항제철소

포스코를 비롯한 삼성물산, 한화솔루션, SK에코플랜트, SK케미컬, LG화학 등의 기업들은 산업 현장에 비전 AI 기술을 도입해 작업자 안전 보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중소기업인 한림기계 등도 해당 기술을 도입해 작업자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비전 AI는 영상으로 촬영된 객체를 알고리즘으로 인식하고 분석·처리하는 기술이다. CCTV나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 속 사람과 차량, 사물 등의 객체를 AI가 검출하고 인식해 이상 상황 여부를 학습된 알고리즘으로 판단한다. 이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24시간 지치지 않는 관제사 부사수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AI로 분석해 안전장치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위험지역에 있는 근로자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관리자와 해당 근로자에게 알려준다. 화재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관리자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현재 상황과 위치를 알려줘 골든타임을 확보를 돕는다.

이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돼 작업자가 안전모나 안전고리 등 안전장치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즉시 알람을 주고, 관제사에게도 알려준다. 지게차와 같은 차량이 작업하고 있는데, 작업자가 가까이 접근할 경우 이 역시 경고해준다. 이를 통해 혹시 모를 사고에 작업자가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하고 있다.

기노시다 요시끼 한림기계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AI CCTV를 설치하고 운영하니 직원들이 안전을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만족하고 있다”며 “현재 작업 현장의 6대의 AI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더 설치해줬으면 좋겠다는 건의 사항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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