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보안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보안을 강화하는 특허가 꾸준히 증가했다면 최근에는 AI 모델 자체 보안을 높이는 특허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도 AI 보안 시장 선점 전략 구축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양종필 특허청 인공지능빅데이터심사과 팀장은 18일 ‘AIIA한국인공지능협회(AIIA)가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주최한 조찬포럼에서 AI 보안 특허 현황을 공유하면서 “AI 자체를 보호하는 기술 분야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70%에 가까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AI 기술이 성장함에 따라 AI 모델 자체를 보호하는 기술일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팀장인 이날 발표한 AI 보안 특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AI 보안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AI 보안 기술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뉜다. 첫째는 ‘By-AI’로 AI를 활용해 기존 보안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기술이다. 특허청 양종필 팀장은 “기존의 레거시 전통적인 보안 시스템을 좀 더 똑똑하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지능형 사이버 보안 형태”라고 설명했다. By-AI는 침입 탐지 및 차단, 시스템 취약점 분석, 디지털 포렌식, 사용자 인증 등을 포함한다. 둘째는 ‘For-A’로 AI 시스템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이다. AI 모델의 취약점을 공격하거나 오작동을 유발하는 위협으로부터 AI를 보호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By-AI와 For-AI의 출원 현황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양 팀장이 분석한 특허 분석 결과(2002~2023년)에 따르면 By-AI는 전체 AI 보안 특허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이미 성숙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침입 차단·탐지 분야가 가장 많은 특허 출원을 보이고 있다.
For-AI는 201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0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For-AI는 연평균 68%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인다. 양 팀장은 “For-AI 분야 개인정보 보호 기술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특허 출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특허 출원 현황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전체 특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USPTO)이 41%, 중국 특허청(CNIPA)이 40%의 출원 비중을 보이고 있다. 양 팀장은 “미국 특허 사무소의 출원량이 많다는 것은 미국 시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기업이 뛰어든다는 것”이라며 “시장 파이의 크기, 즉 돈이 움직이는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AI 보안 특허 출원에서 글로벌 3위(7.3%)를 차지하고 있지만 1, 2위인 미국, 중국과는 큰 격차가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이 사용자 인증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는 사용자 인증 분야에 많은 출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특허 출원 상위 기업은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다. 일본과 유럽은 외국 기업들의 특허 출원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가 주요 출원 기업으로 포함돼 있다.
앞으로 보안 시장 선점 전략에 대해 양 팀장은 By-AI와 For-AI 시장을 구분해 성차별화된 접근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By-AI 같은 시장은 성숙했기에 기존 특허권을 회피하도록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틈새 특허를 잘 발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For-AI는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빨리 특허를 출원해서 특허권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AI 보안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현재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스타트업 지원이 절실하며,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AI, 양자 등 신기술 발전에 따른 신종 사이버 위협 발생으로 지난해 9월 국가사이버안보기본계획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