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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 출범… “AI 물류 생태계 조성한다”

‘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 출범… “AI 물류 생태계 조성한다”

  •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11.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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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분과회의
유통 얼라이언스서 확대 개편… 정책범위 확장
쿠팡·이마트·현대글로비스 등 현장 어려움 지적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 물류분과 회의가 진행 중이다. /유덕규 기자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 물류분과 회의가 진행 중이다. /유덕규 기자

‘인공지능(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물류분과를 신설 및 확대 개편을 통해 물류 AI 과제를 발굴하고 네트워킹을 추진하는 등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 물류분과회의를 개최하고 물류분과 구성 및 향후 운영방안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연우 산자부 국장, 김태희 과장, 장중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권구포 영산대학교 교수, 박하나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차장, 진종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책임, 김동완 PD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쿠팡 △이마트 △현대글로비스 △LX판토스 △한화에어로스페이 등 수요기업들과 △트위니 △커넥터스 △셀러노트 △위밋모빌리티 △에스위너스 △프리그로우 △TXR 로보틱스 △카페24 등 공급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 왜 추진됐나

이번에 추진된 얼라이언스는 기존 AI 유통 얼라이언스가 AI 유통·물류 얼라이언스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유통·물류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 AI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데 초점을 뒀다. 또한 지난 9월 산자부 주도로 10개의 얼라이언스로 구성된 M.AX(Manufacturing AX) 발족에 맞춰 개편됐다. 이들은 유통과 물류분과로 각각 구성되며 각 분과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전문가로 구분한다. 분과내 각 그룹간 긴밀히 협력해 협력과제를 발굴하고 유통물류 AI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확산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수요기업-공급기업-전문가’로 구성된 그룹 간 협업을 통해 PoC(Proof of Concept) 수행으로 유통 및 물류 AI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R&D 실증 신규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분기별로 총괄위원회와 AI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유통·물류 기업과 공급기업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신규과제 발굴을 추진한다. 아울러 이들은 산자부 주관 사업과 연계해 얼라이언스의 활동 지속성과 실효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예시로 제시한 민간협력과제는 △제조기업 공급망 연계를 위한 AI 자재공급망 구축사업 △AI 기반 스마트 차량 관제 추적 시스템 개발 △유통매장 자동화를 위한 에이전틱 AI 로보틱스 시스템 등이다.

◇ 기술력 확보는 어떻게

천영석 트위니 대표가 국내 물류센터 환경에 맞춘 자율주행 로봇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천영석 트위니 대표가 국내 물류센터 환경에 맞춘 자율주행 로봇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덕규 기자

트위니는 이날 회의에서 국내 물류센터 환경에 맞춘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핵심으로 소개했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는 “최근 물류센터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로봇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구간이 많다”며 바닥 마커나 별도 인프라 없이도 주행 가능한 기술을 강조했다. 기존 설비를 바꾸지 않고도 투입할 수 있어, 인프라 공사가 어려운 국내 센터 구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트위니는 특히 오더피킹 자동화를 주요 적용 사례로 제시했다. 피킹 작업자가 이동하는 동선을 로봇이 대신 수행해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람이 작업에 집중하고 로봇이 반복 이동을 맡는 형태다. 천 대표는 “인력 의존도가 높았던 피킹 공정에서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실제 물류 파트너사에서 이 모델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위니는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단순 반복 이동을 넘어 복합 동선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 좁은 통로, 교차 구간, 예측하기 어려운 이동 물체 등 국내 물류센터 특유의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센서 융합과 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향후 피킹·운반 외에 더 다양한 공정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위밋모빌리티는 AI 기반 물류 최적화 플랫폼 ‘루티(ROOUTY)’를 중심으로 경로 계획, 실시간 배차·관제, 콜드체인 모니터링까지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손상현 위밋모빌리티 이사는 “배송 차량의 이동 동선은 여전히 현장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AI를 활용해 주문 건을 자동으로 묶고 최적 경로를 계산해 기사에게 즉시 배차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불필요한 회전과 공차 운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냉동·냉장차 운영에서 요구되는 콜드체인 관리 기술도 소개됐다. 위밋모빌리티는 별도의 복잡한 장비 설치 없이 앱 기반으로 온도·습도를 실시간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자동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거나 냉동기 고장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경고가 뜨는 방식으로, 신선식품 배송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는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 겪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위밋모빌리티 측은 “냉동탑차 장비는 분실·도난이 잦고, 장비 회수나 재장착 절차가 업체마다 달라 관리가 쉽지 않다”며 “이 부분은 기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표준화와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 뱅킹망과의 연동 제한 등으로 물류비 정산 과정에서도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관련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장중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제기한 난제들은 개별 기업들만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덕규 기자
장중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제기한 난제들은 개별 기업들만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덕규 기자

◇ 물류업계의 목소리는

이날 진행된 토론에서의 화두는 ‘현장의 목소리’였다. 우선 쿠팡은 물류센터 자동화의 가장 큰 숙제로 입고 하차 공정을 꼽았다. 김동현 쿠팡 부장은 “출고 쪽 자동화는 상당히 진전됐지만, 입고·하차는 아직도 기술 공백이 크다”면서 “해외는 빠른 속도로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를 대체할 기술이 부족해 센터 운영 전체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의 복잡도를 강조했다. 임동범 이마트 과장은 “유통 물류센터는 제조업보다 변수가 훨씬 많다”며 지게차, 카트, 팔레트, 작업자, 고객 동선까지 얽혀 있어 사전 검증(PoC) 없이 자동화를 바로 적용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장 안전까지 고려하면 기술 도입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는 무엇보다 투자대비수익률(ROI) 문제를 짚었다. 김윤진 현대글로비스 책임은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비용 대비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대형 물류기업은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며 “자동화·AI 도입의 첫 관문은 결국 투자 회수 가능성이다”고 지적했다. 인건비 기준으로 산정되는 물류비 구조 특성상 ROI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장중호 교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한 이 같은 현실적 난제를 해결하려면, 개별 기업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얼라이언스가 앞으로 2~3년간 유통·물류 AI 전환을 이끌 국가 전략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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