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스’에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적용한 대화형 내비게이션 기능을 선보인다.
5일(현지시간)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iOS용 구글 맵스 앱에서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미나이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사용자는 화면 오른쪽 상단의 제미나이 아이콘을 누르거나 ‘헤이 구글’ 음성 명령을 통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구글은 이번 업데이트를 “조수석에 지식이 풍부한 친구가 앉아 있는 것과 같은 핸즈프리 대화형 운전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기능을 통해 운전자는 주행 중 근처 음식점, 인기 메뉴, 주차 가능 여부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전기차 충전소 위치도 경로상에서 검색할 수 있다. 제미나이는 구글 맵스의 2억5000만개 업체 정보(평점, 리뷰, 사진 등)와 신뢰할 수 있는 웹 소스를 활용해 답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교통 상황 보고 기능도 개선됐다. 제미나이는 이용자에게 “사고가 보여요”, “앞쪽에 침수가 있는 것 같아요”, “저속 구간 조심하세요” 등의 자연스러운 대화로 교통 혼잡 상황을 보고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구글이 서비스 중인 네비게이션용 앱 ‘웨이즈(Waze)’에 도입된 대화형 보고 기능과 유사하다.
복잡한 요청도 처리 가능하다. 구글은 “경로상에서 비건 옵션이 있는 저렴한 식당을 찾아줘. 몇 마일 이내로”라고 물은 뒤 “거기 주차는 어때?”라고 추가 질문할 수 있으며, 이어 “좋아, 거기로 가자”고 하면 목적지가 설정된다. "내일 오후 5시 축구 연습 일정도 캘린더에 추가해줘"와 같은 다단계 작업도 가능하다.
음성 답변 외에도 화면 하단에 업체 상세 정보와 ‘경유지 추가’, ‘전화하기’ 같은 버튼이 표시된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전체 제미나이 기능에 접속해 앱을 연동하여 일정을 추가하거나 이메일을 요약하고 도착 예정 시간(ETA)을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은 이번 기능을 앞으로 몇 주 내에 ‘제미나이가 제공되는 모든 지역’의 안드로이드와 iOS 구글 맵스 앱에 출시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지원도 곧 제공되며, 애플 카플레이(CarPlay)에서의 기능 구현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구글은 방침상 제미나이가 사용되는 ‘모든 지역’에 보급한다는 계획이지만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국가안보 관련 법규로 인해 구글이 상세한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없어서, 구글 맵스의 기본 내비게이션 기능 자체가 제한적으로만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