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구아현 기자가 전하는 ‘AI 구기자’는 AI 소식을 쉽게 ‘구겨 넣자’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종이를 구겨 작게 만들 듯이 최신 인공지능(AI) 트렌드나 최신 이슈를 압축해서 전달합니다. 가장 뜨거운 AI 이슈를 선별해 꼭 알아야 할 소식과 직접 취재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공지능(AI) 스마트 글라스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메타와 애플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이 시장에 최근 삼성전자·구글·퀄컴이 ‘갤럭시 확장현실(XR)’ 출시를 시작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마존도 배달 기사를 위한 스마트 글라스를 공개했습니다. 샤오미,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도 경쟁에 합류했습니다.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디바이스로 스마트 글라스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스마트 글라스의 활용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멀티모달 AI가 사용자의 시각·청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맥락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변 환경을 카메라를 통해 인식하며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5년 전 세계 AI 글라스 출하량이 158% 증가한 5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6년은 1000만 대, 2030년에는 3500만 대 규모로 확대돼 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은 47%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도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2024~2029년 연평균 80.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제미나이 AI 대화 가능한 ‘갤럭시 XR’ 한국·미국 출시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손잡고 개발한 XR(확장현실) 헤드셋 ‘갤럭시 XR’이 22일 한국과 미국에 출시됐습니다. 가격은 269만원. 2023년 2월 이들 3사가 XR 동맹을 발표한 지 약 2년 8개월 만에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갤럭시 XR은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된 헤드셋으로, 사용자는 음성·시선·제스처로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와 대화에 특화된 제미나이 라이브가 탑재돼 사용자가 보는 것과 듣는 것을 AI가 인식하고 상황과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작업을 지원합니다. 안드로이드 XR을 최초로 탑재한 이 제품은 구글 지도·포토·유튜브 XR 등 구글 기본 서비스는 물론 기존 스마트폰 기능들도 XR에서 구현할 수 있습니다. 545g의 무게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장시간 사용에도 피로감을 최소화했습니다.
◇ 아마존도 가세…배송 효율 높이는 AI 글라스 개발 중
물류 거인 아마존도 AI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마존이 지난 달 22일 공개한 배송기사 전용 AI 스마트 글라스는 배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제품은 AI 센싱 기술과 컴퓨터 비전, 카메라를 활용해 배송 작업 정보를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디스플레이에 표시합니다.
배송 기사가 목적지에 주차하면 자동으로 차량 내 패키지 위치를 안내하고, 배송지까지 길을 안내합니다. 향후 실시간 오배송 감지 기능과 반려동물 감지, 저조도 환경 자동 조정 기능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다만 8시간 근무를 버틸 수 있으면서도 가벼운 배터리 개발이 난제로 남아 있어 정확한 출시 시기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중국 기업들 맹렬한 추격
중국 기업들의 공세도 거셉니다. 샤오미는 지난 6월 ‘샤오미 AI 글라스’를 1999위안(약 38만원)에 출시했습니다. 무게 40g의 초경량 디자인에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AI 비서 ‘샤오 AI’를 탑재했습니다. 영상 촬영, 실시간 번역, 사물 인식, QR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배터리는 최대 8시간 36분 사용 가능해 메타 레이밴의 2배 성능을 자랑합니다.
중국에 기반도 새로운 AI 스마트 글라스 모델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화웨이, 바이두, LAWK, 샤지, 이원 등 중국 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도 지난 10월 ‘퀀 AI 글라스’ 출시했습니다. 가격은 4699위안(약 95만원)로 웨어러블 컴퓨팅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 메타가 연 시장에 애플과 경쟁
스마트 글라스하면 메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메타는 2023년 10월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 글라스를 출시했고, 누적 200만 대 이상을 판매했습니다. 메타는 지난해 전체 스마트 안경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였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를 통합하는 기기는 스마트 글라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메타는 레이밴과의 AI 스마트 글라스와 차세대 AR 안경 ‘오라이언(Orion)’을 개발 중입니다. 올해 하반기 1000~1400달러대 프리미엄 AI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2027년에는 양쪽 렌즈 모두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2세대 모델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애플도 비전 프로 개편을 중단하고 전략을 수정해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최소 두 가지 버전의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첫 번째 모델은 빠르면 2026년 공개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CEO 팀 쿡은 메타보다 먼저 진정한 AR 글라스를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