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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 “가상에서 현실 자동 생성하는 시대 개막”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 “가상에서 현실 자동 생성하는 시대 개막”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9.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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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소비-폐기에서 순환적 생산으로 패러다임 전환
AI 합성 데이터로 ‘존재하지 않는 미래’ 학습 가능해져
뇌수술부터 백신 개발까지… 가상이 현실 산업 혁신 이끌어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가상 세계지만, 우리의 3D 유니버스는 가상에서 현실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며 생성 경제 시대에서 AI와 가상화 기술의 혁신적 역할을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가상 세계지만, 우리의 3D 유니버스는 가상에서 현실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며 생성 경제 시대에서 AI와 가상화 기술의 혁신적 역할을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생성 경제는 환경을 보존하는 긴급성과 지속적 혁신의 필요성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파스칼 달로즈(Pascal Daloz) 다쏘시스템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10일 방한한 그는 한 세미나에서 21세기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예고했다. 45년간 항공기부터 인체까지 모든 것의 ‘버추얼 트윈’을 구축해 온 글로벌 기술기업의 리더인 그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가상 세계지만, 우리의 3D 유니버스는 가상에서 현실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며 생성 경제 시대에서 AI와 가상화 기술의 혁신적 역할을 강조했다.

◇ 생성 경제의 등장, 제조에서 성장으로

달로즈 CEO가 주목한 변화는 ‘생성 경제(Generative Economy)’의 도래다. 그는 생성 경제를 환경 보존의 긴급성과 지속적 혁신의 필요성이 만나는 지점으로 정의하며 “다음 혁신의 물결은 순환적이고, 협력적이며, 지식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생성 경제는 기존 경제 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거 제조-소비-폐기의 선형적 구조에서 벗어나, 가상 설계를 통해 최적화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을 추구하는 순환적 구조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 경제의 핵심은 ‘가상에서 현실을 자동 생성’하는 능력에 있다. 다쏘시스템이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을 예로 들면, 가상의 설계도를 입력받아 자동으로 물리적 객체를 제작해낸다. 이는 디지털 상상력이 물리적 현실로 직접 구현되는 혁신적 사례로, 기존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뒤바꾸고 있다.

더 나아가 다쏘시스템은 제조가 아닌 ‘성장’ 방식의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스스로 자라나는 새로운 생체재료를 개발해 생명체가 사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산업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달로즈 CEO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경제 시스템 자체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AI와 합성 데이터, 존재하지 않는 미래 학습

달로즈 CEO는 생성 경제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동반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미래 자체가 아닌 도구로 규정하면서도, 특정 작업을 증대시키고 더 많은 자유와 창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혁명적 가치를 인정했다.

특히 생성 경제에서 AI의 핵심 역할은 ‘합성 데이터’ 생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물체나 상황에 대해 AI를 학습시키는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바로 합성 데이터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합성 데이터를 통해 게임을 바꾸고 있다”며 “AI와 과학, 물리학, 시뮬레이션을 결합해야만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산업 현장의 요구와도 맞아떨어진다. 단순한 ‘블랙박스’ AI로는 부족하고, 부품들의 상호작용과 재료의 특성, 제품의 진화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는 엔지니어링 인텔리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으로 생성된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달로즈 CEO는 AI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올바른 접근법과 관련 데이터셋, 충분한 관련성을 가진 훈련 세트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사의 3D 유니버스가 현실과 연결되지 않은 기존 메타버스와 달리 물리적 현실을 기반으로 한 유용하고 안전한 가상 환경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 뇌수술부터 백신까지, 가상이 바꾼 현실

생성 경제의 실제 적용 사례는 의료부터 자동차, 항공우주, 제약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영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뇌전증 환자 치료 혁신이다. 외과의사들이 환자의 MRI 스캔을 통해 뇌의 구조와 연결망을 완벽히 재현하고, 민감한 부위 감지부터 발작 확산 시뮬레이션까지 가상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실제 수술 전에 전극 배치 위치를 미리 테스트해볼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 다쏘시스템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편두통과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소프트웨어 정의 드론을 개발해 올해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실시간 대응 시스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급격한 가격 변동에 맞춰 자동차 설계와 기능을 자동으로 재생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우주 산업의 변화도 크다. 항공기 개발 시 3~5년에 걸쳐 약 1만 개의 복잡한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과정을 AI가 크게 단축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이 매주 쏟아내는 10만 페이지의 규제 문서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관련 규정을 추출하고, 가상 환경에서 설계 단계부터 규정 준수 여부를 검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약 분야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상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전체 백신의 70%가 가상 테스트를 통해 개발됐으며, 이를 통해 인체 대상 물리적 실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달로즈 CEO는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설명하며 “가상화와 디지털화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화가 기존 것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친다면, 가상화는 상상력을 과학으로 구현해 미래를 창조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 미래를 발명하는 거대한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생성 경제 생태계 구축의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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