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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시스템, 올해 상용화 자신한 UAM 사업 접는다

[단독] 한화시스템, 올해 상용화 자신한 UAM 사업 접는다

  • 기자명 김동원,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4.02 13:16
  • 수정 2025.04.0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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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사업 사실상 폐기, 팀 없애고 인력 항공 부분으로 배치
시장 개화 늦어진 영향… “신사업 내세운 UAM 줄이고 우주 사업 집중”

2021년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와 상용화하겠다고 선보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실물모형. /김동원 기자
2021년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와 상용화하겠다고 선보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실물모형. /김동원 기자

한화시스템이 신사업으로 내세운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사실상 접는다.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UAM 대신 강점을 가진 우주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THE AI 취재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사실상 UAM 사업 폐기에 들어갔다. 담당 부서를 항공 쪽으로 흡수했고, UAM 개발팀도 팀명을 없앤 채 해당 인력을 항공사 부분으로 재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력은 현대자동차 등 타 기업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UAM은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전기 기반의 수직이착륙 시스템을 갖춰 활주로 없이 도심 내 운행이 가능하고, 친환경적이며 소음도 적다.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10~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미래 교통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 받았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UAM 대표 주자였다. 2019년 7월 UAM 개발을 공식 선언하며 관련 신사업 부서를 출범했고, 2020년에는 미국 오버에어(Overair)와 함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한국공항공사, SK텔레콤과 함께 ‘K-UAM 드림팀’을 구성하고, 제주도·대구시·경상남도 등 지자체와 협력해 상용화를 추진했다. 당시 목표는 2025년 상용화였다. 다수의 국책 과제도 한국형 UAM(K-UAM) 컨소시엄을 통해 수행 중이었다.

하지만 2025년이 도래하면서, 한화시스템은 결국 UAM 사업을 접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UAM 기체 개발에 나서며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사업을 내려놓은 상태”라며 “기체 개발은 중단하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우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철수 배경에는 시장 상황이 있다. UAM 사업 개화 시점은 점점 뒤로 미뤄지는 반면, 기체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과거에는 올해 6월 시범 비행 등의 계획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타임라인이 모두 사라졌다”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아직 UAM 인증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체를 먼저 만들어 인증을 받게 되면, 수조 원을 들여 제작한 기체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어 사업 지속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이 UAM 사업 폐기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UAM 관련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대표 사례가 미국 UAM 기업인 오버에이 투자 실패다. 회사는 2019년 미국 UAM 기업인 오버에이에 약 2500만 달러(약 366억 5000만 원)를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하고, 2022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추가로 1억 1500만 달러(약 1686억 2400만 원)를 투자해 지분율을 약 45.2%까지 확대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 절차 지연으로 UAM 상용화 일정이 연기되고 오버에이 적자 폭이 커지면서 이 투자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한화시스템이 겪은 손실 역시 컸다. UAM 상용화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투자 실패까지 겹치자 2024년부터 업계에선 한화시스템이 UAM 사업을 청산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UAM 사업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며 사업 지속 의사를 밝혔다. “국책 과제도 진행 중인데 당장 어떻게 사업을 접겠냐”는 주장도 내세웠다.

하지만 UAM 상용화 목표 일정이었던 2025년이 되자, 회사는 UAM 사업을 사실상 내려놓는다고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시장 개화 시기가 늦춰지는 상황”이라며 “회사 입장에선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신사업으로 내세운 UAM 사업의 규모를 줄이고 다른 분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UAM 분야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은 경쟁력으로 내세운 우주 항공 분야에서 발사체 사업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UAM에 종사하는 많은 인력이 타 기업으로 이직하며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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