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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논란… 공정성 확보해야

[기자수첩]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논란… 공정성 확보해야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4.09.30 17:59
  • 수정 2024.11.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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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I 구아현 기자.
THE AI 구아현 기자.

최근 발표된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Artificia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 1차 검정 결과를 두고 시장 독점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수십억 원을 투자해 AIDT 개발에 뛰어든 발행사들이 예상을 밑도는 낮은 합격률로 큰 충격에 빠졌다. 문제는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평가 기관에 따라 합격률 차이가 나면서 심사 기준에 대한 ‘공정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AIDT 1차 검정 결과는 지난 24일에 발표됐다. 초등 수학 과목에서는 12종의 참여 AIDT 중 2개 사의 3종만이 합격했다고 알려져 합격률이 25%에 그쳤다. 중·고등 수학 과목은 합격률이 각각 36%, 56%에 머물렀다. 중·고등 정보 과목도 모두 2개 발행사만이 검정에 합격해 중학교 15%, 고등학교 20%의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반면 영어는 1개 사만 탈락하고 AIDT 검정에 출원한 발행사가 모두 합격했다.

심사 기관에 따라 합격률 차이가 크게 나다 보니 업계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AIDT 영어 검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학-정보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각각 담당했다. 이번 검정 결과 영어는 대부분의 발행사가 AIDT 검정에 통과 했다. 수학-정보에 참여한 발행사들이 대거 떨어지자 평가 기관에 따라 합격률 차이가 너무 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AIDT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수학-정보를 각각 담당하다 보니 이번 검정을 너무 깐깐하게 한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있다”며 “명확한 심사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공정한 결과인지 발행사들이 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AIDT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심사한 영어가 대부분 검정에 통과하자 너무 퍼준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수학과 정보에 참여한 기업들만 초상집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AIDT 심사위원과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공정성에 대해 투명한 판단이 어렵다”며 “이의제기 신청이 있지만 교과서 검정에서는 이러한 이의제기가 잘 통하지 않아 업체들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AIDT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지만 명확한 심사 기준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심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심사 기준인지도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명확한 심사 기준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하지만 AIDT 검정 결과가 교육 업계 커뮤니티에서 명단이 노출되면서 검정 결과가 최종 발표되기 전에 AIDT 검정결과 업체 명단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9월 서책 교과서에 대한 평가가 미친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AIDT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합격한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이미 교과서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단독으로 AIDT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검정에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에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애초에 대형 기업이 아닌 경우 AIDT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고 AIDT 시장 진입 장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AIDT에 투자한 발행사들은 수십억 원이 넘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실패한 기업들이 겪을 피해는 크다. 이에 교육부가 AIDT 개발 기업들에 대해 어떻게 손해 배상을 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AIDT 1차 검정 결과에서 심사 기관별로 합격률 차이가 많이 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AIDT 도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AIDT 최종결과는 11월 29일에 발표된다. 아직 AIDT에 대한 가격 책정도 되지 않았다. 교육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AIDT는 구독료 기반으로 책정이 될 예정이고, 클라우드 비용은 정부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AIDT 도입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AIDT 검정 과정에서 발행사들이 제기한 이의 신청이 어떻게 처리될지, 그리고 수학-정보, 영어 과목을 심사한 기관마다 합격률 차이가 심하게 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지, 최종 결과 발표 후 검정 발행사들이 AIDT에 투자한 비용을 어떻게 보상할지 등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교육부에 대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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