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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의 변수, ‘사용자 편의성’… “AI 강자는 사용자가 만든다”

AI 활용의 변수, ‘사용자 편의성’… “AI 강자는 사용자가 만든다”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4.09.19 12:17
  • 수정 2024.09.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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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능한 모델” 구글 자평한 제미나이, 사용 불편해 개발자들 외면
‘사용자 편의성’ AI 경쟁력으로 강조… “사용자 확보로 경쟁력 높여야”

앞으로 AI 경쟁력은 사용자 편의성에 달렸다는 조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앞으로 AI 경쟁력은 사용자 편의성에 달렸다는 조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어도 사용자가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이 말이 인공지능(AI) 분야에 하나의 공식처럼 적용되고 있다. 아무리 많은 돈과 자원을 투입해 AI 서비스를 만들어도 누구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어서다. 특히 지금처럼 많은 기업에서 경쟁적으로 AI 모델을 출시할 때 이 공식은 더 크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AI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야심 차게 준비한 멀티모달 AI ‘제미나이’가 개발자에게 외면받고 있단 내용이 전해졌다. 디인포메이션이 16일(현지시각) AI 관련 개발자, 구글 직원과 인터뷰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구글 제미나이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와 기업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하는 데 30분이 걸린 반면, 구글 제미나이는 4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제미나이를 이용하려면 구글 클라우드 계정 설정과 같은 여러 절차가 필요했고, 구글 시스템에 오류가 걸리면 처음 설정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구글이 오픈AI, 앤트로픽보다 월등히 높은 AI 모델을 제공한다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구글 모델을 이용하겠지만, 제미나이는 엣지에 쓰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3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미나이는 구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멀티모달 AI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까지 이해해 결과물을 낸다. 1조 6억 개의 파마리터(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발표할 때 “가장 유능하고 범용적인 AI”라고 표현했다. 언어모델만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대형언어모델(LLM)을 넘어 이미지, 음성도 생성하는 멀티모달이어서다. AI 원조 선두기업 구글에서 유능한 모델이라고 제시한 AI조차, 사용자 편의성 벽에 막힌 것이다.

사실 사용자 편의성은 지속 강조돼 온 상황이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AI가 천국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AI 전시를 펼친 김은진 아티스트는 실제 AI 사용자이자 예술가로서 AI 모델은 앞으로 사용자를 고려한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생성 AI 도구를 본격화하려면 디자이너를 비롯한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성형 AI라는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AI 그림이라는 장르가 새롭게 생기고 있지만, 아직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개발자 친화적인 것은 아쉽다”며 “특히 그림을 그릴 때 점진적인 수정이 어려운 점은 아티스트가 AI 사용을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래햄 쉘든(Graham Sheldon) 유아이패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만, 이 기술은 모든 사용 환경에 적합하진 않다”면서 “(이 AI는) 생산성을 내거나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이는 데 있어 혁신적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더디며 각 데이터는 사용자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AI는 사용자가 사용하기 쉽도록 맞춤형 자동화 서비스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 프로세스가 갖춰진다면 사용자가 몰릴 것이고 이를 토대로 그 기업은 경쟁 우위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사용자 편의성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일례로 세일즈포스는 고객관계관리(CRM)부터 데이터분석 플랫폼인 ‘태블로’,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슬랙’ 등을 통합한 아인슈타인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추고 디자인도 강화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최고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훌륭한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마케팅이 있어 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25년간 고객 접점에서 CRM 서비스를 공급해 온 세일즈포스는 사용자를 잘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기업”이라면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물론 데이터와 모델 지원 등 사용자가 AI를 쉽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AI 공급사들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한 와중에 누군가는 사용자 편에 서서 올바른 기술 사용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세일즈포스 코리아는 한국 기업과 사용자를 위해 올바르고 편리한 AI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AI 공급사도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AI 활용에 있어 오픈AI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사용자들은 오픈AI 환경에 익숙해져 다른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할 수 있다”며 “네이버와 같은 국내 AI 기업들은 물론 기술 개발도 필요하지만 사용자 편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 교수는 “제미나이 사례가 보여주듯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에서도 사용자 편의성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국내에는 AI 스타트업들이 B2B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데,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는, 개발자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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