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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사업장에 설치한 ‘산업안전 AI’, 日 기업 방문 多

[단독] 국내 사업장에 설치한 ‘산업안전 AI’, 日 기업 방문 多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4.08.28 16:05
  • 수정 2024.08.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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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기계에 설치된 AI CCTV, 일본 10여 개 기업 직접 견학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발전한 산업안전 AI, 새로운 수출 모델로 부상

한림기계에 설치된 AI 안전 감지 시스템. 해당 시스템은 일본 10개 이상 기업이 직접 방문해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원 기자
한림기계에 설치된 AI 안전 감지 시스템. 해당 시스템은 일본 10개 이상 기업이 직접 방문해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원 기자

근로자 안전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새로운 수출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국내 산업 현장에 설치된 AI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에서 10개 기업 이상이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AI CCTV를 활용한 근로자 안전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자사 공장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한림기계에 방문, AI 기반 산업안전 기술을 직접 확인했다. 현장에 방문한 일본 기업 수는 10개 이상이다. 이들은 한림기계 산업 현장에 설치된 AI CCTV 기반 산업안전 기술을 살폈다. CCTV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근로자가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AI가 이를 탐지해 즉시 현장에서 알려주는 기술이다.

한림기계는 국내 자동 세차기 제조업체다. 자동 세차기 시장 국내 점유율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근로자 안전을 위해 올해 2월부터 국내 비전 AI 업체 인텔리빅스와 협업해 AI CCTV 기술을 도입했다. 자동 세차기 제조 현장에 6대의 AI CCTV를 설치해 작업자가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지게차가 현장에서 정해진 기준보다 빠른 속도로 다닐 시 즉시 알람을 울리게 했다. 자동 세차기는 높이가 있는 만큼 작업자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서다. 자동 세차기를 옮기는 지게차들의 움직임도 빈번해 작업자들의 안전도 보호할 필요도 있었다.

실제로 한림기계 작업 현장에 방문해 AI CCTV 가동 상황을 확인한 결과, 작업자가 어느 위치에 있든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즉시 알람이 울렸다. 근로자가 이동형 계단 위에서 안전모를 벗자 CCTV 화면에 빨간색으로 해당 작업자가 표시됐고 즉시 “안전모를 착용해주세요”라는 알람이 작업 현장에 방송됐다. 안전조끼를 벗자 마찬가지로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세요”라는 알람이 울렸다.

한림기계에 설치된 산업안전 AI 작동 영상. 직원이 안전모를 벗자 즉시 알람을 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동원 기자

최기호 한림기계 안전품질본부 상무는 “주간 회의 때 AI가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회사 안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술을 활용하고 검증하며 직원들과 얘기한 결과 작업자가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지게차 등 장비가 가속하는 일이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림기계에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 AI 안전 시스템을 견학한 이유는 이 회사가 일본과 연관돼 있어서다. 한림기계는 일본 공장자동화 기업 다이후쿠(DAIFUKU) 계열사다. 다이후쿠는 2012년 한림기계를 인수합병(M&A)한 후 한국 현지법인인 다이후쿠코리아의 세차기 부문과 통합했다. 이후 회사는 직원들의 안전을 특히 신경 썼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한림기계 작업 현장에는 안전을 위해 A 모양의 휴대용 사다리는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자칫 쓰러지면 작업자가 크게 다칠 위험이 커서다. 대신 바퀴로 굴러가는 계단 형식의 이동형 장비를 사용한다.

한림기계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한림기계는 근로자 안전을 위해 휴대용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이동형 계단을 활용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한림기계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한림기계는 근로자 안전을 위해 휴대용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이동형 계단을 활용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기노시다 요시끼 한림기계 대표는 “직원 안전은 우리의 자부심”이라면서 “한국은 현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마련하며 법적으로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전부터 직원들의 안전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안전은 2년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다”며 “한국 기업인 인텔리빅스와 협업해 만족스러운 시스템을 구축해 다른 일본 회사에도 추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일본에선 법적으로 안전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직원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은 어느 국가 기업과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안전을 중시한다”면서 “한국에서 쓰이는 산업안전 AI 기술에 관해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인텔리빅스 솔루션은 도입에 시간이 크게 걸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 일본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이번 사례는 국내 산업안전 AI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국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후 AI 기반 산업안전 기술이 발전했다. 인텔리빅스뿐 아니라 비전 분야를 다루는 AI 기업들은 연이어 관련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공장 시설에 발화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 침범했을 때 이를 즉시 알려주는 AI CCTV를 상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언어모델(LLM)과 연결해 관리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위험한 영상을 찾아주는 기술도 개발됐다.

인텔리빅스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 납품한 기술이 입소문을 통해 해외에 알려지는 것은 기업뿐 아니라 한국 AI 경쟁력 향상에도 좋은 일”이라면서 “고객사 만족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와 고도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는 일본 철도 역사에 교통 약자 보조 서비스를 납품했는데, 그동안 실적을 토대로 산업안전 AI 기술 수출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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