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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서울대, 스스로 온도 조절 가능한 소재 개발

KAIST-서울대, 스스로 온도 조절 가능한 소재 개발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11.18 15:32
  • 수정 2025.11.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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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AIST 정효은 석박사통합과정, 김형래 박사과정, 송영민 석좌교수, 장세희 박사후연구원, 김도현 석박사통합과정. /KAIST
(왼쪽부터) KAIST 정효은 석박사통합과정, 김형래 박사과정, 송영민 석좌교수, 장세희 박사후연구원, 김도현 석박사통합과정. /KAIST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인공 소재가 개발됐다. 

송영민 전기및전자공학부 KAIST 교수 연구팀과 김대형 서울대학교 교수팀은 포플러의 자연 열조절 방식을 모사한 ‘유연 하이드로겔 기반 열조절기(LRT, Latent-Radiative Thermostat)’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포플러(Populus alba)는 덥고 건조할 때 잎을 말아 뒷면을 드러내 태양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잎 표면에 맺힌 수분이 방출하는 열(잠열)로 냉해를 막는 독특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 KAIST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포플러 잎의 열관리 전략을 모사해 인공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LRT는 자연을 모사하고 스스로 냉·난방 전환하는 열조절 장치다. 이 기술은 수분의 증발·응축에 따른 잠열 조절과 빛 반사·투과를 이용한 복사열 조절을 하나의 장치에서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열관리 기술이다.

핵심 소재는 리튬 이온과 하이드록시프로필 셀룰로오스(HPC)를 PAAm 하이드로겔에 결합한 구조다. 리튬 이온은 주변의 수분을 흡수·응축해 잠열을 조절함으로써 따뜻함을 유지하고, HPC는 온도 변화에 따라 투명·불투명하게 변하며 태양빛의 반사·흡수를 조절해 냉각과 난방 모드를 전환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HPC 분자들이 뭉치면서 하이드로겔이 불투명해지고, 이로 인해 태양광이 반사되어 자연 냉각 효과가 강화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LRT는 주변 온도·습도·조도에 따라 자동으로 네 가지 열조절 모드로 전환된다.

이슬점 이하의 밤·한랭 환경에서는 공기 중 수분을 흡수·응축하며 열을 방출해 따뜻함을 유지하고 약한 태양광이 비치는 추운 낮에는 태양빛을 투과시키고 흡습된 수분이 근적외선을 흡수해 난방 효과를 낸다. 고온·건조한 환경에서는 내부 수분이 증발하며 강력한 증발 냉각이 일어나고 강한 태양과 고온 조건에서는 HPC가 불투명해져 태양빛을 반사한다. 동시에 증발 냉각이 작동해 온도를 낮춘다. 전력 없이도 주변 환경에 맞춰 스스로 냉·난방 모드를 전환하는 자연 모사형 열관리 장치인 셈이다.

LRT는 기존 냉각 소재보다 여름에는 최대 3.7°C 더 낮고, 겨울에는 최대 3.5°C 더 높은 온도를 유지했다. 또한 7개 기후대(ASHRAE 기준)를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기존 지붕 코팅보다 연간 최대 153 MJ/m²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영민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지능형 열조절 전략을 공학적으로 재현한 기술로, 계절과 기후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열관리 장치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환경에 적용 가능한 지능형 열관리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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