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제조 현장에서도 인공지능(AI)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정 효율화, 불량률 예측, 설계 자동화 등 생산 전 과정에 AI가 스며들면서 제조 경쟁력의 핵심은 ‘제조 AI’로 옮겨가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AI를 제조에 접목하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제조 AI 컨퍼런스’가 다음달 3일 열린다.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과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는 다음달 3일, ‘한국, AI 제조 강국으로 대전환: 한국 제조업이 세계를 다시 리드하는 방안은?’을 주제로 제조 AI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현재 제조업 분야에 활용되는 AI 혁신 기술을 공유하고 미래 전망과 비전을 제시한다.
AI는 이제 단순히 공정을 자동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개선하는 ‘지능형 생산 시스템의 두뇌’로 자리 잡고 있다. 불량률을 줄이고, 설계 오류를 조기에 탐지하며, 공급망의 변동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조정하는 등 AI는 제조업 전반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제조사들은 AI를 공정 최적화의 핵심으로 두고 있다. 예컨대 다쏘시스템은 AI를 설계와 제조 전 과정에 통합해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사의 플랫폼 ‘3DEXPERIENCE’를 기반으로 AI가 설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구조를 제안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 단계의 오류를 미리 예측·보완한다. 또한 디지털트윈 기술과 결합해 실제 공정을 가상 환경에서 반복 검증함으로써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다쏘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능형 제조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다.
지멘스DISW(디지털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는 최근 AI 기반 설계 솔루션인 ‘디자인센터 솔리드 엣지 2026(Designcenter Solid Edge 2026)’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Magnetic Snap Assembly’ 기능을 통해 부품을 자동으로 인식·배치하며, AI 기반 도면 생성 기능으로 도면의 최대 80%를 자동 완성한다. 또한 설계 환경 내에 대화형 AI 챗봇 ‘디자인 코파일럿(Design Copilot)’을 도입해 실시간 설계 지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설계 효율 향상을 넘어, 설계와 제조, 문서화, 협업까지 통합된 ‘스마트 제조 생태계’를 가능하게 한다.
어드밴텍은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IoT)와 엣지 AI 기술을 결합해 제조 현장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하고 있다. 공장 설비에 설치된 센서와 게이트웨이를 통해 온도, 진동, 전력 사용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엣지 단에서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설비 이상을 즉시 감지하거나 유지보수 시점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중앙 서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생산 중단 시간을 최소화한다.
AI를 활용하는 흐름은 국내 기업에서도 활발하다. 마키나락스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 제조 현장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통해 장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공정 품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텔리빅스는 제조 데이터를 분석하고 산업 안전과 생산 최적화를 돕는 AI 비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티투마루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제조 현장의 기술 문서를 요약·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엔지니어의 지식 검색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AI는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사람의 경험과 직관을 보완하며, ‘데이터로 사고하는 공장’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생산 속도와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제조 환경을 구축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제조 AI 컨퍼런스에서는 다쏘시스템코리아, 지멘스DISW, 어드밴텍, 마키나락스, 인텔리빅스, 포티투마루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해 AI를 통한 제조 혁신 사례를 공유한다. 공정 자동화부터 설계 지능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까지, AI가 어떻게 제조업의 경쟁력을 다시 일으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전등록은 제조 AI 컨퍼런스 신청 사이트(링크)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