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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규의 AIways] AI 품은 로봇, 예술과 만나면

[덕규의 AIways] AI 품은 로봇, 예술과 만나면

  •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8.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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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로봇, 작품 판매로 수익까지 창출
예술가와 기계의 협업, 새로운 창작 가능성 제시

[편집자 주] AI 기술이 우리 일상에 찾아왔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 곳곳에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의 유덕규 기자는 ‘AIways’ 기획을 마련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AI 기술을 소개합니다. AIways는 ‘언제나’라는 뜻 Always와 AI 방법들이란 의미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AI 방법들을 ‘AIways’ 기획에서 알아보세요.

/일러스트=챗GPT 달리
/일러스트=챗GPT 달리

최근 인공지능(AI)이나 로봇과 관련된 행사를 돌아다니다 보면 늘 멀게만 느껴졌던 기술들이 점점 실현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제일 눈에 띄는 로봇들은 그림을 그리는 로봇들입니다. 옛날에 이런 말들이 많았습니다. “예술 분야만큼은 AI나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요새는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히려 예술 분야에서 로봇이나 AI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한 것 같습니다. AI와 로봇들이 붓과 펜을 든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봤습니다.

◇ 해외에선 이미 로봇이 돈을 번다

예전에 인터뷰를 진행하며 들은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로봇이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린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AI문화연구소장 및 주임교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홍콩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의 휴머노이드 소피아(Sophia)와 화가 보나세토가 협업해 제작한 NFT 그림 작품이 68만8888달러(당시 약 7억8000만원)에 팔렸습니다. 해당 작품은 보나세토가 그린 소피아의 초상화 초안을 휴머노이드 소피아가 컴퓨터 비전과 신경망을 활용해 재창조하고 붓질을 더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로봇이 예술 분야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최초의 사례들 중 하나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ICT WEEK in BUSAN’ 전시관 내에 엑스오비tm(XORBIS)가 선보인 ‘스케처 X’ 로봇 /유덕규 기자
지난 7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ICT WEEK in BUSAN’ 전시관 내에 엑스오비tm(XORBIS)가 선보인 ‘스케처 X’ 로봇 /유덕규 기자

국내에서도 로봇에 예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ICT WEEK in BUSAN’에서는 사람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로봇이 전시됐었습니다. 국내 로봇기업 엑스오비스(XORBIS)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로봇 ‘스케쳐 X(SKETCHER X)’를 전시했습니다. 기계에 설치된 AI로봇과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로봇이 그림을 그려주는 방식입니다. 엑스오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스케쳐 X는 GPT-4 기반의 대화형 AI를 활용해 모델과 로봇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또한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관람객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죠. 관계자들은 AI를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의 그림을 학습하고 사람처럼 선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개발했습니다. GPT-4 기반의 대화형 AI는 진짜 화가처럼 대상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며 소통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진행된 전시회 ‘갓(GAT)’에서는 3D 렌더링 이미지를 펜으로 그려주는 로봇이 전시됐습니다. 3D로 작업한 이미지의 경우 손으로 그리기 위해서는 ‘정확함’이 생명인데요, 이같은 역할은 사람보다는 로봇이 더 잘한다는 것입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로는 아직은 로봇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무궁무진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봇과 예술이 만나면

로봇들이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미묘함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일정한 속도와 선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장인들이 할 법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진행된 전시회 ‘갓(GAT)’에서 최세훈 작가가 공개한 그림을 그리는 로봇. /유덕규 기자
지난 7월 2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진행된 전시회 ‘갓(GAT)’에서 최세훈 작가가 공개한 그림을 그리는 로봇. /유덕규 기자

최세훈 작가는 로봇을 도입한 데에는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먼저 걸어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일 것이란 추측과 함께요. 저는 로봇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로봇이 굳이 예술을 하지 않아도 이러한 데이터들이 쌓이면 빛이 바랜 예술 작품들이나 벽화, 조각 등을 복구하거나 재현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지 않겠냐고 물어봤고, 최 작가는 그러한 가능성도 없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AI나 로봇 등 첨단 기술들이 가진 장점은 시간을 아껴주고 재능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최세훈 작가는 “사람 예술가는 기술을 갈고 닦는 데에만 수년에서 수십년에 달하는 시간을 소모하지만, 로봇이나 AI를 활용하면 그 시간을 자신이 쌓고 싶은 교육을 받거나 다른 생산적 활동에 쓸 수 있다”며 “AI로 디지털 아트를 했다면 로봇을 통해 물리적인 예술 작품들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이러한 기술들이 더 발전한다면 문화재 복구 등에도 기술이 쓰일 여지가 있다”며 “예술은 실수할 경우 종이나 목재 등을 새로 써서 다시 시도해 볼 수 있지만 복구나 재현 등과 같은 분야에는 로봇이 사람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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