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영유아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ASD 아동의 조기 이상 징후를 보다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영유아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콘텐츠’와, 이를 시청하는 동안 수집된 6분 이내의 비디오 영상을 분석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인지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등 특정 행동과 발달을 관찰함으로 발견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의료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발달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선별과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 인력의 부족, 사회적 인식의 한계, 시간과 자원에 대한 제약 등으로 인해 증상 발견 이후 실제 진단까지는 2~6년이 소요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과 협력해 42개월 이하 영유아의 3531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 지표의 민감도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술 적용이 가능한 ‘영유아 관찰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이 시나리오를 토대로 흥미 있는 대상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 모방 행동, 가리키기, 눈 맞춤 등 다양한 사회적 반응을 유도하고 관찰할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콘텐츠를 개발했다. 흥미 있는 대상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부르고, 모방 행동이나 가리키기, 눈 맞춤 등의 반응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영유아가 이 콘텐츠를 보면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답고 AI로 분석했다. 영유아가 이름과 같은 개인 특성정보를 인식하는지 상대방의 행동을 인식하고 모방하는지 눈을 맞추는지 보았다.
이 기술은 유아원, 보육시설, 발달센터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20년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서울센터에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을 구축한 후 지난 5년간 영유아를 대상으로 관찰 검사와 데이터 수집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해당 기술을 현장 중심으로 고도화해 왔다.
연구책임자인 유장희 ETRI 소셜로보틱스연구실 박사는“자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증상 발견 후 진단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연구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폐와 같은 중요한 문제의 해결에도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김홍국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팀, 김민규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센터장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