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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끌 ‘양자 칩’ 공개… “제한 없는 AI 활용 길 연다”

MS,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끌 ‘양자 칩’ 공개… “제한 없는 AI 활용 길 연다”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2.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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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컨덕터 기반 양자 프로세서 ‘마요라나 1’ 공개
양자 오류 줄이고 큐비트 확장성 1000배 키워

마이크로소프트가 토포컨덕터 기반 양자 프로세서인 ‘마요라나 1’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토포컨덕터 기반 양자 프로세서인 ‘마요라나 1’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 양자 오류와 집적도 한계를 극복할 양자 칩을 개발했다. 하드웨어에 오류 저항성을 장착해 양자 연산의 안전성을 높였고, 양자컴퓨터 연산 단위인 큐비트를 단일 프로세서에 100만 개 이상 집적할 수 있는 확장성을 키웠다. 현재 IBM과 구글의 양자컴퓨터가 100큐비트급인 점을 봤을 때 약 1000배에 달하는 규모를 구현한 셈이다.

◇ MS가 공개한 양자 칩 ‘마요라나 1’, 왜 혁신일까

MS는 19일(현지시각) 토포컨덕터 기반 양자 프로세서인 ‘마요라나 1’을 공개했다. 이번 칩 개발은 양자컴퓨터 상용화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컴퓨터는 그동안 양자 오류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어렵다고 평가됐다. 시모네 세베리니(Simone Severini) 아마존웹서비스(AWS) 양자컴퓨팅 디렉터는 지난달 방한해 양자 연산 오류 문제로 양자컴퓨터가 상업적인 가치를 낼 시기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1000번의 양산 연산에서 1번의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데, AWS에선 1000억 번 연산 중 1번의 오류가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양자컴퓨터는 과학적으로 흥미롭지만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이점은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자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는 큐비트의 민감도 영향이 크다. 큐비트는 외부 자극이 조금이라도 가해지면 출력값이 다르게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영하 270도에 이르는 극저온 상태에 있는 이유도 공기 움직임, 잡음 등 외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양자 오류 완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실온에 있으면 공기 중으로 떠돌아다니는 미세 입자, 바람 등으로 큐비트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며 “이 잡음 문제를 고치는 것은 최근 5~6년간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계속 관심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 양자 칩 혁신의 주인공 ‘토포컨덕터’

MS는 이 문제를 손바닥 크기의 칩인 마요라나 1로 풀었다. 이번 혁신의 기반은 토포컨덕터라는 새로운 물질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MS 연구진은 반도체인 인듐비소와 초전도체인 알루미늄을 원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결합해 토포컨덕터라는 완전히 새로운 재료 스택을 제작했다. 토포컨덕터는 극저온에서 토폴로지 초전도성을 유지하면서 고체·액체·기체와는 다른 토폴로지 상태를 형성한다. 특히 이 물질은 새로운 양자 입자인 마요라나 입자를 관찰하고 제어함으로써 초소형·초고속·고안정 큐비트를 생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동료 평가를 거쳐 게재됐다. 해당 논문에서는 MS 연구진이 토폴로지 큐비트의 독특한 양자 특성을 구현하고,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소개됐다. 특히 토포컨덕터가 무작위적 방해로부터 양자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마요라나 입자를 생성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파 측정을 활용해 해당 정보를 신뢰성 있게 판독할 수 있다는 점도 다뤄졌다. 

◇ 양자 혁신, AI 환경 문제 극복의 길

이번 칩 개발은 인공지능(AI)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연산하고 추론한다. 이 때문에 상당한 양의 전력이 소모된다. 빌 은(Bill En) AMD 기업담당 부사장은 18일 세미콘2025 키노트 연설에서 조만간 AI는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전력을 소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정교함을 높이는데 컴퓨팅의 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8000개에서 100만 개 이상으로 엄청나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일 데이터센터는 75만 가구의 전력과 맞먹는다”며 “미래를 내다보면, 제타스케일 컴퓨팅을 큰 폭으로 개선해도 필요한 전력은 완전한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과 맞먹을 것”이라고 했다.

양자컴퓨팅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꼽힌다. 고전적인 컴퓨터는 정보 처리 최소 단위로 0과 1을 사용한 1비트를 사용한다. 데이터를 연산할 때 저장소의 상태가 0과 1중 한 가지만 존재해야 하는 방식이다. 양자 컴퓨팅은 다르다. 정보 처리 최소 단위로 0과 1 상태가 섞인 큐비트를 이용한다. 양자 역학에서 빛과 물질이 입자이자 파동인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0과 1의 상태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양자 중첩현상’을 활용해서다. 이 때문에 양자 컴퓨팅은 고전적인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다. AI 모델이 커져도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안도열 교수는 “AI 모델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모델이 커진다는 건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컴퓨팅 자원을 요구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는 갈수록 연산량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연산 처리에 발생하는 전력 소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 컴퓨팅은 같은 연산을 더 적은 에너지로 수행할 수 있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면서 “다중 물리 시뮬레이션에 양자 컴퓨팅을 접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 양자컴퓨터 상용화, 산업·연구 혁신 촉진

MS는 양자컴퓨터가 다양한 산업과 연구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재료 과학, 의료 및 생명 과학, 기후 변화 대응, 지속 가능한 에너지 연구 등에서 양자 컴퓨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양자컴퓨터는 금속이 녹슬거나 균열이 생기는 원인을 분석해 이를 스스로 복구하는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미세 플라스틱을 무해한 물질로 분해하는 촉매를 찾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효소의 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해 더 효과적인 치료제나 친환경 농업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체탄 나약 MS 퀀텀 하드웨어 부사장은 “우리는 18개월 전부터 양자 슈퍼컴퓨터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토폴로지 큐비트를 공개하며 두 번째 이정표를 달성했다”면서 “100만 큐비트 규모로 확장 가능한 양자컴퓨터는 단순한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밝혔다. 이어 “이 기술이 실현되면 자가 치유 소재, 지속 가능한 농업, 더 안전한 화학 물질 개발 등 다양한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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