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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시대 문화예술, 창작의 경계를 허물다

[인터뷰] AI 시대 문화예술, 창작의 경계를 허물다

  • 기자명 김동원, 서예림 기자
  • 입력 2024.07.19 13:54
  • 수정 2024.09.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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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 AI문화경영연구소장 · 권한슬 감독
"예술계 AI 활용은 자연스러운 현상, 휴머니티 관점 발상 필요"

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AI문화경영연구소 소장. /김동원 기자
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AI문화경영연구소 소장. /김동원 기자

문화·예술 무대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부천판타스틱영화제(BIFF)는 국내에서 열린 국제영화제 최초로 'AI 영화 국제 경쟁 부문'을 만들었다. 영화의 주요 요소인 시나리오, 오디오(음향·음악), 영상에서 한 가지 이상의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작품들을 신청받았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라이베카(TriBeCa) 영화제는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로 만든 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문화·예술계의 생성형 AI 바람은 AI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온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선 배우와 작가 조합을 중심으로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창작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저작권을 불법적으로 사용한다며 장기 파업을 벌였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적인 인식이었던 AI가 지금은 하나의 장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예술계 현직자들은 AI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AI문화경영연구소 소장과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2관왕을 수상한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 겸 감독을 만나 AI가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변화와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 AI가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권한슬 감독이 만든 AI 영화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은 최근 아랍 두바이에서 열린 제1회 인공지능영화제(AIFF)에서 대상을 받았다. 세계에서 500여 편이 출품될 만큼 인기를 끈 영화제다.

상영시간 3분, 닷새 만에 완성한 해당 영화 제작비는 전기요금과 감독의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0원이 들었다. 모든 장면의 음성과 음향은 실사 촬영이나 컴퓨터 그래픽(CG) 작업 없이 생성형 AI로만 만들었다.

박 교수는 권 감독의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수상 이후의 확장된 행보에 대해 언급하며 "AI로 인해 창작의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표의 작품 ‘원 모어 펌킨’이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은 AI 기술의 발전이 영화 산업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권 대표는 "AI 기술의 발전은 영화 창작의 주체, 내용, 방식 등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AI 기술의 발전이 영화 산업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AI 활용이 영화계에선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 손가락을 6개 그리는 현상이 여전히 존재해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번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장르를 공포 쪽으로 한 이유도 손가락을 6개로 그리는 이상 현상을 역으로 로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실상 문화와 예술 콘텐츠의 발전은 뉴 폼 아트(New Form Art)의 등장으로 명맥이 이어져 왔다"며 뉴 폼 아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뉴 폼 아트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창작자들의 도전 정신과 예술혼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2관왕을 수상한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 겸 감독. /김동원 기자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2관왕을 수상한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 겸 감독. /김동원 기자

◇ 생성형 AI의 등장이 문화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권 대표는 생성형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한 시점을 얘기하면서 AI 기술을 접하기 전부터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광고 업계에서 활동하며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생성형 AI의 등장이 영상 제작의 기존 틀을 깨버리고 변형시켜,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또 "영화의 경우,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창작의 주체와 내용 그리고 방식 등의 다변화로 인해 비교적 기술의 발달을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그렇듯 영화는 무성에서 유성기술과 함께 발전한 예술인 만큼 AI 등장을 막을 수 없다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지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박 교수는 AI 기술의 휴머니티(Humanity, 인류애)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문화와 예술, 콘텐츠에 있어서 창작자와 관객 간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리터러시(AI Literacy,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를 확장하고 인간의 생성 공감각을 필두로 한 뉴 폼 아트를 발굴해 휴머니티라는 내용물을 담아야 한다"며 "문화예술의 미래 아젠다는 결국 인류와 첨단 테크 간 공존과 상생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와 권 대표는 AI 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AI 기술에 인간의 감성과 인류애를 덧입힌 휴머니티적 가치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기술의 발전을 문화예술 산업에 어떻게 녹여낼 계획인가

AI의 휴머니티 가치를 강조했던 박 교수는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직접 총괄 아트 디렉터를 맡아 'AI 휴머니티 예술제' 개최를 기획 중에 있다. 또 AI 기술을 활용한 창작 작업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AI 모던 오페라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AI 휴머니티 예술제 참가 의사를 밝힌 권 감독은 "문화 예술과 콘텐츠의 발전은 특정 몇몇 사람만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이라며 "AI 발전이 고도화에 접어든 만큼, 예술계 종사자들이 새로운 변화를 적극 수용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가 몸 담고 있는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AI문화경영연구소 산하 ArTech & Humanity ACADEMY에서는 내달 8월 20일 부터 ‘생성형 AI 문화예술·콘텐츠(GCAC)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과정엔 권 감독을 포함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은 AI 예술가, 창작자, 스토리텔러, 기획자, 마케터, CEO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권 감독은 AI 기술을 활용한 장편 영화 제작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의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소개하는 ‘AI-Kive’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AI와 문화예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AI 사용의 마중물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12월 제1회 부산국제인공지능영화제 준비 세미나에서 만난 박 교수와 권 감독은 AI와 문화예술·콘텐츠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와 권 감독의 스튜디오 프리윌루전(freewilliusion)은 지난 6월 4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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